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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684

슬픈 사랑 슬픈 사랑 - 緣海 - 사랑이란 말이야, 모두 슬픈 거라지만 때로 먼 훗날, 검은 머리 희끗해지고 지나온 세월들이 가슴을 밟아올 즈음엔 말이야 그제서야 그토록 미웁고 싫었던 말과 얼굴이 더 할 수 없는 悲願(비원)이었음을 깨닫는다면 얼마나 가슴 아플까, 지나간 뒤에야 깨닫는 슬픔이 바로 열망이었.. 2010. 7. 4.
기쁠 때 생각나는 사람, 힘들 때 생각나는 사람 [옥잠난초1] 한 나라가 세워지는 과정에서는 온갖 인물 열전과 무용담이 펼쳐진다. 건국신화를 잉태할 스토리들이 창작되고 차용되어 난무하기 일쑤인 것이다. 이러한 이야기들이 모두 사라지고 미끈한 신화만 남으면 재미없고 시시한 역사가 되기 마련이다. 사실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남아있는 역사가 춘추전국시대로, 인류역사상 가장 흥미진진한 시대였다. 건국시조 혼자만의 힘으로 나라를 일으키기는 어려운 법, 그래서 늘 조력자가 등장하기 마련이다. 예를 들면, 진나라의 진시황에게는 여불위가 있었고, 한나라의 유방에게는 한신이 있었다. 고구려 주몽에게는 오이, 마리, 협보가 있었으며, 조선 이성계에게는 정도전이 있었다. 그런데 그들 조력자 대부분은 왜 대업을 달성한 뒤 토사구팽 당하거나 스스로 좌천을 택하여 낙향하고 말았.. 2010. 6. 26.
그대 향한 마음에 ◈ ◈ ◈ ◈ ◈ ◈ ◈ ◈ ◈ ◈ ◈ ◈ ◈ ◈ ◈ ◈ 그대 향한 마음에 - 緣海 - 그대 향한 마음에 어떤 단위도 붙지 않는 것은 그 깊이가 너무 깊어 측량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대 향한 마음에 어떤 기준도 필요 없는 것은 그 넓이가 너무 넓어 헤아릴 길 없기 때문입니다 그대 향한 마음에 언약이 소용 없.. 2010. 3. 23.
농다리 진천에서 농다리를 만나고 왔습니다. ■ ■ ■ ■ ■ ■ ■ ■ ■ ■ ■ ■ 농다리 - 緣海 - 다리 건너가 세월을 만나고 지난 날들은 물처럼 흘려 보내고 싶다 우리의 날들도 흘러가다 쉬는 곳 어디쯤에 단단한 돌다리 놓여 우리 만날 수 있다면 잔주름 이는 수면위에서라도 얼굴 마주 볼텐데 물은 빠르.. 2010. 2. 28.
공주 연미산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1, For Smyrni 2 Sunset In Asia Minor 3, August 27th [ 스스로 빛이 되어 ] - 緣海 / 황호신 - 받은만큼 베풀자 저 보석이 아름다운 이유는 빛을 받아 챙기지 않고 다 내어놓기 때문 베푸는 삶은 보석만큼이나 아름답다네 수정처럼 투명하자 저 물방울이 빛나는 까닭은 빛이 감추어질 어느 공간도 속에 갖고 있지 않기 때문 투명한 인생은 수정처럼 귀중하다네 부지런하자 아침이슬 한 방울이 영롱한 연유는 새벽안개 한줌도 놓치지 않을만큼 일찍 돋기 때문 부지런한 사람은 아침햇살에도 이슬처럼 빛난다네 빛의 근원은 아름답다 받은 빛 내놓는 것만으로도 부족해지면 스스로 빛나는 빛이 되자 빛이 되어 하늘 길 가자 하늘 길 가면서 세상을 빛나게 .. 2010. 2. 16.
비애 / 이경애 비애 / 이경애 네 엄마는 장애인 병신 누군가 휘갈겨 놓은 낙서 낙서를 보는 순간 눈앞이 캄캄 아들이 볼까봐 지우고 또 지우고 그러나 더 선명해지는 낙서 등뒤에서 주먹 부르르 떨며 울먹이는 아들 내 손에서 빼앗은 수세미 아들 눈물로 한자 한자 지우고 지우고 내 고개는 땅으로 떨어지고 떨어지고.. 2010. 2. 3.
사랑나무 사랑나무 / 緣海 사랑나무는 다 보았다 가고 또 오는 것을 만나고 또 헤어지는 것을 그날 밤 하늘의 별들 검은 눈망울 반짝이던 강물 서약은 손가락 마디를 떠나 수많은 잎새에 맺힘을 말없이 굽어보던 나무 별들은 실명하고 강물은 역류하고 벤치위 온기는 사라져도 뿌리처럼 깊었던 소용돌이의 회오.. 2010. 1. 27.
갑천 꽃등불 갑천 꽃등불 / 緣海 지나가던 안개 새벽을 덮으며 밀려오고 지나가던 빗줄기 청동거울 수면을 깨뜨려 놓으면 후두둑 바람따라 잔물결 휘돌아 나가고 햇살 한 모금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풀잎들 흐르다 말고 괜한 관심 기울여 보는 물살도 들어와 표정 짓고 가던 발걸음 한가로이 멈추고 주저 앉아 송사.. 2010. 1. 25.
기다림 기다림 / 緣海 삽짝을 건너온 바람소리 뒤꼍 대숲에 잦아들면 달빛은 던져져 서러운 창에 심란한 풀그림자 흔들어 놓다 불면이 지나간 자리마다 귀기울인 궁금증이 창문을 열면 뜨락엔 발소리마냥 눈이 내리어 추억처럼 하얗게 쌓이어 간다 밝도록 창가를 서성인 마음 달빛에 창호지에 배어있는데 그.. 2010. 1. 22.
저녁나절 청벽에서 머물다... 돌아본 하늘 -- 緣海 -- 흐르는 강이 좋아 바가지 들어 그 강 담으려다 바가지 놓치니 바가지만 강물에 떠내려 간다 말씀이 좋아 좁은 귀에 그 말씀 담아 내 마음에 강으로 흐르게 하려다 그가 뱉은 말씀의 강물에 내가 떠내려 간다 그 사람 좋아 내 인생에 그 사람 담아 어울리도록 띄워 노닐려다 도도.. 2010. 1. 17.
첫 눈 첫눈 // 緣海 처음 왔다고만 첫눈은 아닌거야 너와 들인 기억이 손톱끝 봉숭아물만큼 아슬아슬해졌을 때 손톱깎이가 입을 다물어 그 기억을 마지막으로 떼내기 전에 저 먼 하늘에서 돌다가 소리없이 툭 떨어지는 한 송이 눈꽃 백동백 하얀 꽃잎처럼 여리게 내 앞에 너 문득 나타났을 때 그때 한 송이 .. 2010. 1. 6.
2009년이여 안녕히~~~ 2009년이 이제 일주일도 남지 않았습니다. 아니 일주일이나 남았다고 해야 긍정적인 마인드에 부합한 생각일까요? 아무튼 365일의 날들중에 359일을 보내고 6일 남은 2009년 달력을 바라보니 속절없는 세월이 야속해지기도 합니다. 해마다 해는 가고 오건만 모두 비워내고 빈수레가 되어가는 탓인지 갈수.. 2009. 12.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