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054 보고싶꽃 못잊겠꽃 / 큰꿩의비름 < Song of a Young Tree - Bernward Koch > "> > [ 보고싶꽃 못잊겠꽃 ] - 연해 / 황호신 -당신이 열어준 세상에서 눈을 뜨고 보니 거기 꽃이 있었어요 당신이 가져다 준 빛이 꽃을 보여주고 세상을 눈에 담아 주었지요 당신이 알려준 꽃 그 이름들이 당신 모습으로 남아있어요 잘 보고 잘 듣고 즐거워서 즐겁겠꽃 생각나서 생각나꽃 2026. 10. 01. - 연해 - 큰꿩의비름 ↓ 2026. 10. 1. 내 영혼의 습지 / 숫잔대, 앉은좁쌀풀 外 < Heaven's Window - Peter Kater > "> > [ 내 영혼의 습지 ] - 연해 / 황호신 -추억은 살다가 잠시 멈추어 풍경이 된 지점에 있다 이를테면 먼 하늘에서 내려온 빗물이 천천히 흘러가다 습지가 되듯 흐르던 세월이 멈춘 곳에 이루어진 내 영혼의 습지 그곳에 지난 추억들이 도사리고 있다 어디서도 피어 보지 못했던 꽃들이 생각난듯 화들짝 피어나는 고충습원처럼 이곳에선 사랑도 멈추어 서고 애틋한 이야기의 주인공이었던 그 사람도 풍경화속 인물로 채색된다 매사에 서두르느라 잊고 있었던 모습들이 어디선지 나타난 달팽이처럼 머물다 집을 이고 빠져 나간다 새벽 안개에 젖어 무거워진 날개 파르르 떨며 말리던 잠자리 고향집 옛 안방.. 2026. 9. 30. 당신 곁에 피는 꽃 / 가야물봉선 < The First Time Ever I Saw Your Face (2006 Remaster) · Roberta Flack > "> > [ 당신 곁에 피는 꽃 ] - 연해 / 황호신 - 젊어 날렵한 시절은눈속에 피어 바람처럼 지는바람꽃보다 덧없고결이 유연한 중년에는흐르는 잎선난초꽃을 닮았었는데 툭하면 터뜨리는 지금은건드리지 말라는물봉선으로 경고하네이제 계절도 가면어떤 꽃으로 당신은 피어나서 있을텐가 함께 피고 함께 지며눈물을 닦아준 꽃이 고마워이젠 웃음꽃으로다시 곁에 피어야지함박꽃나무처럼 활짝 2026. 09. 24. - 연해 - 가야물봉선 ↓ 가야물봉선 ( 흰꽃 ) ↓ 가야물봉선 ( 붉은꽃 ) ↓ 가야물봉선 ( 흰꽃 ).. 2026. 9. 24. 시간의 꽃 / 누린내풀 < James Horner - The Ludlows (Legends of the Fall) > "> > [ 시간의 꽃 ] - 연해 / 황호신 - 당신에게 진 빚을 갚는게 아닙니다 빚을 안겨주는 것도 아니구요 꽃은 다른 곳에다 씨를 날립니다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꽃이 피어나죠 누군가에게 받은 신세를 그사람에게 돌려줄 수 없어서 당신에게 갚는 거예요 산길을 걷다 생각지도 않은 꽃을 만나면 당신에게 베푼 호의가 꽃으로 돌아왔다고 생각하겠어요 당신도 나에게 갚지 말고 다른 누군가에게 베풀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세상이 돌아가고 꽃도 돌아가며 피죠 잘 산 오늘은 잘 돌린 지구 한 바퀴였고 당신이 내 쉰 더운 숨 덥혀놓은 벤치가 우리 우주니까요 2026. .. 2026. 9. 20. 달력 뜯기 / 어리연꽃 < Golden October - Bernward Koch > "> > [ 달력 뜯기 ] - 연해 / 황호신 - 더디 물러가는 더위를 너무 나무라지 말자 저도 8월을 넘기기 힘들어서 그러는거다 쉬이 오지 않는 9월을 기다리지 말자 저도 가지 않는 더위가 너무 얄미워서 그러는거다 영원히 식지 않을 것 같았던 여름도 불장의 주가지수처럼 하루아침에 고개를 숙이기도 하듯 남 얘기 같던 가을도 백중사리 갯골에 물 들어 오듯 어느새 슬며시 곁에 와 있기도 하는 것이다 8월의 끝날까지도 늦장마가 오락가락 하는 것은 쉽게 나가지 않던 오뉴월 고뿔처럼 좀 더 머물고 싶은 미련때문이겠거니 하자 달력 한 장 떼기가 이토록 힘든 것은그 안에 담겨 함께 날아갈 추억이너무.. 2026. 9. 1. 풀독 / 해오라비난초, 덩굴박주가리, 좀고추나물 < An Evening Walk - Bernward Koch > "> > [ 풀독 ] - 연해 / 황호신 -풀꽃을 보러 풀숲에 갔다가 다리에 풀독이 올랐다 옷깃을 스치면 인연이 되지만 풀잎은 살짝만 스쳐도 긁어 부스럼을 후회로 남겼다 더러 꽃들은 종아리 높이에 알싸한 손톱을 세운 거친 풀을 둘러치기도 하거니와 풀독이 두렵다고 그러나꽃보기를 포기하랴 소나기 한 바탕 쏟아 붓고 돌아 앉아 등 휜 허리에 이삭여뀌 꽃잎처럼 점점이 맺혀 땀띠 같기도 하고 풀독 같기도 한 너의 속엣맘이 무서워 무슨 말 건네기 망설여지네 귀로 들어온 마음의 상처는 치유의 속삭임도 귓속말로 들어오듯 속 가려운 염증의 발진에는 간질거리는 경청을 인내해야만 하리 풀독은 풀꽃으로.. 2026. 8. 30. 차와 시가 놓인 아침 식탁 / 두메잔대 < Yanni - If I Could Tell You "3 Words" > "> > [ 차와 시가 놓인 아침 식탁 ] - 연해 / 황호신 -당신은 물을 길어 오세요 내가 글을 길어 올릴 동안요 당신이 밥을 짓는 동안 나는 시를 지을게요 당신이 생선을 요리하면 나는 문장을 요리하고 당신이 아침상을 차리는 사이 내가 아침의 시를 낭송하겠어요 커피포트가 노래하는 시간 창밖 나뭇잎도 따라 노래 부르고 당신이 찻잔 김을 불어 내면 나에게 따뜻한 눈길이 불어 오죠 어떻게 이 많은 사랑을 당신은 한 식탁에 차려 놓았을까요 2026. 08. 22. - 연해 - 두메잔대 ↓ 2026. 8. 22. 절화 / 네귀쓴풀 < 걱정말아요 그대 - 김정원(피아노), 김민지(첼로), 김다미(바이올린) > "> > [ 절화 ] - 연해 / 황호신 - 꽃의 일생이 자전거 짐받이에 묶여 언덕을 올라간다 페달은 팽팽한 균형을 밟아 생사의 변곡점을 향하여 질주하고 꽃이 보낸 날들이 함께 올라가고 다시 내려 간다 切花잠깐일 지라도 이제 꽃은 남은 힘을 다하여 화병 속에서 향기를 쏟고 색을 펼치다가 고개 숙이면 가차없이 버려지겠지만 슬픈 운명이라 말하지는 말자 사랑과 결실이 이제 더는 없을 지라도 折花그러나 어쩌면 행운처럼 말려지고 거꾸로 벽에 걸려 있다가 색을 버리고 향을 잊어 벽지문양의 일부가 될 지도 몰라 그땐 목에 칼을 맞은 기억조차 행복한 결말일 지도 몰라 2026. .. 2026. 8. 19. 꽃의 부탁 / 둥근이질풀, 중나리, 어수리 < La Petite Fille De La Mer - Vangelis > "> > [ 꽃의 부탁 ] - 연해 / 황호신 - 나를 바라봐 주세요 나 여기 있어요 저 혼자 붉자고 피어난 꽃이 어디 있겠어요 옆에 있는데도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다른 쪽만 보고 있을 때 제일 속상해요 다들 가버리고 나서야 비로소 옆에 있었음을 알아차리는 멋적은 웃음처럼 섭섭한 건 또 없어요 가장 슬픈 것은 혼자 꽃피다 혼자 지는 거지요 쳐다보기만 해도 이름만 불러 주어도 난 그냥 행복할 거랍니다 왜냐하면 왜냐 하면 말이죠 처음부터 당신 옆에서 당신만을 향해 피어 있었기 때문이예요 2026. 08. 15. - 연해 - 둥근이질풀 ↓ 중나리 ↓ 어수리.. 2026. 8. 15. 오지 않는 바다, 가지 않는 강 / 망해사 배롱나무꽃 < Enya - Alleluai > "> > [ 오지 않는 바다, 가지 않는 강 ]- 망해사 배롱나무꽃 - 연해 / 황호신 - 망해사 배롱나무가 굽은 등에 꽃 피는 것은 오던 바다가 오지 않아서다 핀 채로 꽃 지는 것은 가던 강이 멈추어서다 망해사 배롱나무가 백일간 꽃 피는 것은오지 않는 바다를 기다려서다 시들지 못하고 꽃 지는 것은 가지 않는 강이 서러워서다망해사 배롱나무가 내 가슴에 꽃 피는 것은 지고 싶지 않아서다 내 마음에 꽃 지는 것은 떨어져 다시 꽃 피고 싶어서다 2026. 08. 11. - 연해 - 2026. 8. 11. 망해사 / 望海寺 풍경 < The Elegance of Pachelbel – Serenade > "> > [ 망해사 ] - 연해 / 황호신 - 바다만 바라보다가 바다를 잊었나언제였던가멀리서 달려온 강물과 되돌아온 바다가 오래도록 그리워했던 마음을 소용돌이치며 풀어놓던 곳 지금 바다는 강을 기억하지 못하고 강은 바다를 알지 못하여 가지도 못하고 머물지도 못하는 바람의 정원알면서도 모른 척 보고도 못 본 척 말없이 바라보던 배롱나무 홀로 붉게 기억해 낸 옛 이야기들이 강변에 서서 강물을 기다리다가 그 강조차 잊겠네 2026. 08. 08. - 연해 - 망해사 풍경 ↓ 2026. 8. 8. 바람을 기다리는 꽃 / 속단 < Surreal AI Film • Where the Heart Finds Peace > "> > [ 바람을 기다리는 꽃 ] - 연해 / 황호신 - 사랑을 잃는 것은 나이 먹어 아픈 것 만큼이나 서러운 일이지만 꽃을 잊는 것은 늙어서 가난해지는 것 만큼이나 서글픈 일이다 둔해지는 시력과 청력 대신 펄펄 살아 나오는 과거의 기억 놓고 싶지 않은 미련 꽃이 늙고 사랑이 나이를 먹을지라도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마지막 남은 꽃잎이 바람을 기다리는 모습일 것이다 2026. 08. 05. - 연해 - 속단 ↓ 2026. 8. 5. 이전 1 2 3 4 ··· 8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