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詩 안에서/Dica & Poem30

꽃샘비 / 처녀치마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 꽃샘비 ] 날씨 맑으면 좋다 비 오면 더 좋고 눈이라면 더 바랄게 없지 나쁜 날씨란 없다 나쁜 욕심이 있을 뿐 * * * * * * * 선과 악, 좋고 나쁨이란 무엇을 기준으로 나뉠까. 철저하게 이기적인 판단으로 내리는 결론이 아닐까. 가령 낚시로 큰 물고기를 낚으면 나에게는 좋겠지만, 잡힌 물고기에겐 최악의 흉사인 것이다. 자연에 좋고 나쁨의 구분이 어디 있으랴. 인간적인 욕심이 들이댄 헛된 잣대인 것임을... 2023. 1. 1.
빙화 / 태백바람꽃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 빙화 ] 온 몸이 얼어붙고서야 꽃이 되었다 얼음꽃은 피지 않고 만들어지는 것 떨리도록 추워도 괜찮아 당신 그리움 품고 있으니 * * * * * 4월도 중순에 다다른 강원도의 그 산은 아직 두터운 얼음이 녹지 않은 얼음계곡이다. 설중의 수많은 꽃들을 지나쳐 정상에 올라서면 태백바람꽃이 그곳에 피는 걸 안다. 눈이 쌓였다 녹다가 다시 얼다가 하는 곳 꽃에도 잎에도 고드름이 맺힌다 온 몸이 얼어붙는 추위속에서도 꽃이 피는 사연은 무엇일까 속에 꽃말 그리움 하나 품고 있으면 얼어도 얼지 못하리니... 2023. 1. 1.
꽃에게는 / 자주족도리풀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 꽃에게는 ] 한 줌 흙이 무대의 전부다 한 줄기 빗방울이 생명수의 다이다 한 자락 바람이, 한 뼘의 햇살이 필요한 우주 넓이 전체이다 없어도 되는 건 온 산을 다니고도 세상이 비좁은 나 * * * * * * 많은 면적을 차지하고도 만족을 모르는 나, 그리하여 천지사방 떠돌아 다니는 나, 그런 나에게 붙박이 꽃은 반면교사이다. 욕심을 줄이라 한다. 세상에 도움이 되라 한다. 그들의 아름다움만을 탐하다 짓밟지 말고 아껴주고 존중해 달라 한다. 2022. 12. 13.
꽃의 뒤쪽 / 구슬이끼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 꽃의 뒤쪽 ] 짧은 봄 꿈 다음으로 꽃의 낙화 뒤편으로 여름을 기다리는 열매들 꼭지는 꽃이 지던 고통의 흔적 꽃의 뒤쪽엔 그늘이 있네 * * * * * * 구슬이끼는 참 예쁜 이끼입니다. 동글동글한 포자의 모양이 외계인의 눈을 닮기도 하고, 여인의 유두의 모습을 닮기도 했습니다. 특히 갓 열렸을때 연두색으로 투명했던 꼭지가 점점 빨간 색으로 변하다 마침내는 갈색으로 시들어가는 걸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듭니다. 몇 아이들을 키워내다 마침내 할머니가 되어 볼품없이 쪼그라든 유두가 연상됩니다. 생명을 길러낸 위대한 흔적이지요. 꽃말 '모성애'에도 그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2022. 12. 13.
복수초와 연복초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 복수초와 연복초 ] 당신이 웃으면 같이 웃고 당신이 슬프면 따라 웁니다 어디서든 당신을 보려고 사면석불로도 모자라 머리 위에도 꽃피워 두었습니다 꽃 : 연복초 꽃말 : 영원한 행복 * * * * * * 복수초를 캘 때 따라 나왔다 하여 연복초라 합니다. 꽃피는 시기나 꽃피는 장소로 볼 때 그 복수초는 흔히 볼 수 있는 개복수초가 아니고 소위 오리지널 복수초인 듯 합니다. 연복초는 사면에 얼굴을 가지고 있고 심지어 머리 위에도 얼굴이 하나 핍니다. 꽃말 마저도 복수초와 같은 '영원한 행복' 입니다. 2022. 12. 4.
꽃과 여자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 꽃과 여자 ] 꽃은 나비 찾아올 때 가장 아름답고 여자는 사랑에 빠졌을 때 제일 예쁘다 꽃을 탐하는 사람들은 어쩌면 사랑을 찾고 있는지도 모른다 꽃 : 남바람꽃 꽃말 : 천진난만한 여인 2022. 12. 4.
꽃과 남자 / 진달래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 꽃과 남자 ] - 연해 황호신 - 높은 산 바위에 걸터앉아 우두망찰 쓸쓸히 떨어지는 진달래 꽃잎을 보며 붉은 울음을 속으로 삼키고 있을지라도 돌아와 의연한 표정을 보이는 이 땅의 남자들이 사내다워서 난 좋다 꽃 ~ 진달래 꽃말 ~ 사랑의 즐거움 2022. 11. 26.
꽃의 양자역학 / 자운영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 꽃의 양자역학 ] - 연해 황호신 - 그 자리에 있었지만 보고 나서 없어진 꽃 상자속 고양이처럼 존재와 부존재가 혼재했을 꽃 사라진 꽃은 어떤 우주에 피어 있을까 꽃 ~ 자운영 꽃말 ~ 그대의 관대한 사랑으로 2022. 11. 26.
너는 각시 나는 신랑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 너는 각시 나는 신랑 ] 지난 세월들이 건너와 말을 붙이면 기억으로 기억을 잊고 꽃으로 꽃을 피우네 너는 부끄러움이고 뜨거움이었거니 아픔으로 아픔을 어루만지고 슬픔으로 슬픔을 삼키려 하네 * * * * * * 어릴적부터 산에서 더러 보았던 각시붓꽃입니다. 그때는 이름도 모르고 꺾어서 가지고 놀곤 했지요. 그 시절에 각시 신랑하며 함께 놀았던 여자애들이 있었구요.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고 어른들 흉내를 내 소꿉놀이를 했지요. 그 아이들 지금쯤 내 생각도 할런지요. 그 시절 생각하며 나처럼 얼굴도 붉힐런지요. 마음속 기억에서만큼은 아직도 부끄러워하는 소녀 신부입니다. 돌아갈 수 없는 그 시절, 다시 만나질 수 없는 나의 신부들입니다. 2022. 11. 17.
황금의 꽃 / 금오족도리풀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 황금의 꽃 ] 사람과 사람 사이에 가장 소중한 꽃이 핀다 시집가는 딸의 머리를 올려줄 때 엄마와 딸의 눈에 맺히는 눈물 황금의 꽃은 그 눈물 속에 꽃잎을 연다 * * * * * * * * 족도리풀 중에 주변에서 비교적 자주 볼 수 있는 금오족도리풀, 그중에서 녹화 금오족도리풀입니다. 저렇게 땅 가까이에서 옆이나 밑을 보고 꽃잎을 여는 것은 흙을 기어다니는 개미나 파리 등에게서 수분을 기대한다는 의미겠죠. 그래서 꽃색도 화려하지 않고 수수합니다. 녹화 말고 일반적인 꽃은 거무튀튀해서 눈에 잘 띄지도 않지요. 생긴 모양은 예전 시집갈 때 쓰던 족도리를 닮았습니다. 그래서 꽃말도 '모녀의 정'인가 봅니다. 그런데 저 녹화 꽃은 화사한 황금색으로 빛납니다. 족도리 쓰고.. 2022. 11. 17.
꽃의 양자도약 / 솔붓꽃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 꽃의 양자도약 ] 기쁜 소식 적으려고 붓이 되었을까 색지함에 전하려고 솔이 되었을까 서간체의 사연이 꽃봉투에 보내질 때 기쁨은 에너지를 얻어 양자도약을 한다 솔붓꽃의 감동방정식이다 * * * * * * * * 솔붓꽃이라는 이름은 그 식물의 뿌리를 말려 묶어서 풀을 바르는 솔을 만들었다해서 붙여졌다 합니다. 솔붓꽃이 봉오리 시절일 때 모습은 붓을 닮았구요. 먹을 머금은 붓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붓을 만드는 털을 만든 동물은 그 붓으로 전해진 소식을 알았을까요. 먹을 만드는 숯검댕을 만든 식물은 그 소식의 기쁨과 슬픔을 알았을까요. 이 모든 것들로 이루어진 한 줄의 소식을 들고 감동에 겨울 때 우리의 의식은 감동으로 도약을 합니다. 원자가 에너지를 얻는 양자도약.. 2022. 11. 12.
꽃의 결 어긋남 / 문모초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 꽃의 결 어긋남 ] 큰 나무와 작은 풀이 만나 죽은 뿌리와 산 꽃이 만나 어우러지는 화해와 공존 경계가 어디쯤인지 모를 결 어긋남이 함께 가는 자연이다 * * * * * * * * 삶이 이어짐은 죽음이 이어짐과 같습니다. 수많은 삶이 이어져 지구별 생명의 역사가 지속되고 그 역사는 죽음의 연속위에 이루어져 왔습니다. 뿌리째 뽑힌 큰 나무 뿌리 곁에 작은 풀꽃들이 피어납니다. 삶과 죽음은 반대의 개념이 아니라 공존의 개념입니다. 무에서 시작된 결 어긋남이 거대한 세상을 이루듯 자연은 모든 어긋난 것들이 함께 이루는 것입니다. 2022. 11.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