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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Essay & Photo

기쁠 때 생각나는 사람, 힘들 때 생각나는 사람

by 緣海 2010. 6. 26.

 

 

 

[옥잠난초1]

 

한 나라가 세워지는 과정에서는 온갖 인물 열전과 무용담이 펼쳐진다. 

건국신화를 잉태할 스토리들이 창작되고 차용되어 난무하기 일쑤인 것이다.

이러한 이야기들이 모두 사라지고 미끈한 신화만 남으면 재미없고 시시한 역사가 되기 마련이다.

사실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남아있는 역사가 춘추전국시대로, 인류역사상 가장 흥미진진한 시대였다.

 

건국시조 혼자만의 힘으로 나라를 일으키기는 어려운 법, 그래서 늘 조력자가 등장하기 마련이다.

 예를 들면, 진나라의 진시황에게는 여불위가 있었고, 한나라의 유방에게는 한신이 있었다.

고구려 주몽에게는 오이, 마리, 협보가 있었으며, 조선 이성계에게는 정도전이 있었다.

그런데 그들 조력자 대부분은 왜 대업을 달성한 뒤 토사구팽 당하거나 스스로 좌천을 택하여 낙향하고 말았을까.

 

 

 

 

 

 

[옥잠난초2]

 

 아마도 그들 대부분은 사병이나 토지 등 무시 못할 권력을 이미 가지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점은 어려운 시기에는 힘이 되어줄 수 있으나, 평화가 도래하면 되레 위협이 되기 쉽다.

강을 건널 때는 배를 찾게 되나, 건너고 나면 배를 버려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고생은 함께 할 수 있으나 즐거움은 함께 할 수 없는 인물로 낙인찍혀 버림받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고행과 쾌락을 함께 할 인물을 찾기란 좀처럼 쉽지 않은 법인가 보다.

 

 

 

 

 

 

[옥잠난초3]

 

 주변에서도 흔히 보아왔다. 꼭 기쁜 일에 찾는 사람이 따로 있고, 어려운 때 찾는 사람이 따로 있다.

기분 좋을 때면 의례이 한 잔 하자며 나를 찾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기분이 우울해져야만 찾는 사람도 있다.

먹을 거 생겼을 때 함께 먹자며 전화주는 사람 있고, 일이 잘 안풀릴 때 비로소 연락하는 사람도 있다.

 

 

 

 

 

 

 

[옥잠난초4]

 

 아들이 대학 합격하거나 좋은 직장 얻었을 때 친정에부터 먼저 연락하는 사람이

수도꼭지가 터지고, 집안에 정전이 되면 제일 먼저 남편부터 찾는다.

농한기에 소풍갈 상대는 남을 떠올리는 사람이 농번기에는 가족부터 찾게되고,

초대장은 가장 친한 사람부터 보내게 되나, 부고는 아는 사람 모두에게 보낸다.

 

 

 

 

 

 

 

[옥잠난초5]

 

나는 기쁨과 슬픔을 모두 함께 나눌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내 전화기에서 울려오는 목소리가 기쁨으로 떨리기도, 다급함으로 호소하기도 원하는 것이다.

힘들 때 먼저 생각나는 사람은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사람이라는 것이고,

기쁠 때 우선 떠오르는 사람은 가장 소중한 사람일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가장 소중하고도 꼭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 그대에게~~~

 

 

 

 



<  마르티니-사랑의기쁨/ Plaisir d'Amour- Martini (piano) >

 

 

 

 

 

 

 



<  은희-사랑의기쁨 >

 

 

 

 

 

 



<  Nana Mouskouri - Plaisir D'amou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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