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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후에도 헌화가5

동강할미꽃 4 / 천년후에도 헌화가 [동강할미꽃] - 충성, 슬픈 추억 천년후에도 헌화가 - 연해 - 6. 歲月號(세월호) 세월이 속절없이 기울고 시간이 가라앉으면서 바다에는 전에 없던 벼랑이 솟아났다 절벽에는 꽃들이 신기루처럼 아롱거리다 화르르 꽃잎 흩날리면 파도에 휩쓸리는 꽃잎의 아우성 꽃잎들의 절규 얘들아 진짜 내가 잘 못한 거 있으면 다 용서해줘 사랑한다... "세월호 카톡" 검색 한번에 쏟아지는 끝없는 꽃잎의 유서들 숨을... 못쉬겠어 마지막 순간에 날아든 저 꽃잎들의 사랑고백은 얼마나 숨막히는 진심일지 숨이 멎도록 쏟은 연서는 얼마나 깊은 내면에서 배달되었을지 죄없이 맑은 저 영혼들을 누가 데려갔을까 죄어 오는 가슴마다 남아 있던 이야기들은 이제 어디 가야 들을 수 있을까 슬픔만이 슬픔을 어루만질 수 있다면 나의 슬픔을 막지 말.. 2015. 4. 14.
동강할미꽃3 / 천년후에도 헌화가 [동강할미꽃] - 슬픈 추억, 충성 천년후에도 헌화가 - 연해 - 5. 紫布岩(자포암-짙붉은 바위) 어쩌자고 저 높은 곳에 꽃을 피웠나 아찔한 높이만큼이나 치명적인 그곳의 아름다움 사람들은 그 미에 번뇌하면서도 절벽을 오르네 예쁜 꽃들은 늘 왜 손이 닿지 않는 곳에 피어있을까 그러나 그곳에도 바람은 불고 바람따라 꽃밭 바위는 온통 바다가 되어 일렁거린다 그 바다 파도에 예쁘다고 흔들리지 않을까 마음에 어떤 꽃을 들이느냐에 따라 내면의 색은 달라지고 향기 늘 머무는 그곳은 꽃들의 색으로 짙붉은 바위 그 색을 탐하려는 자 누구든 발밑에 가진 모든 것 심지어 목숨마저도 다 내놓아야 할 것이니 업보처럼 붉은 꽃 피워두고 있는 나는 죄인일까 그 꽃에 마음을 담아 누군가에게 바치려는 자여 다 내려놓고 꽃자주색 바위.. 2015. 4. 2.
노루귀 / 천년후에도 헌화가 [노루귀] - 인내, 믿음 천년후에도 헌화가 - 연해 - 3. 牽牛老翁 (견우노옹) 그대에게 기울다 마음이 엎질러지기 전에 그대 어깨에 가 닿고 싶소 그 곳에 기대어 수평을 이룬 마음과 마음이 오래도록 머물게 해주오 너무 높아 닿지 못할 곳 거기 반짝이는 꽃이 그대라면 비탈을 올라가 꺾고 싶소 절실해진 내 마음 그 꽃에 담아 천년후에도 헌화가 그대에게 바치게 해 주오 물결의 흔적이 바위속에 굳어진 연흔 그대의 물결을 연흔으로 새기고 싶소 세월이 흐르고 또 흘러 천년 후에도 그 물결에 휩쓸리게 해주오 One I Love / Meav 2015. 3. 25.
동강할미꽃 / 천년후에도 헌화가 [동강할미꽃] - 슬픈 추억, 사랑의 굴레 천년후에도 헌화가 - 연해 - 2. 水路夫人(수로부인) 오늘 밤 피그말리온에게 주문을 건다 그대의 손으로 거두어진 조각상 그의 입술에 온기를 보내어 심장을 뛰게 하소서 나를 보는 슬픈 눈에 눈물을 적셔 기다려 온 날들을 구원하소서 내일 아침 눈 뜨면 나의 여신이 살아 숨쉬게 하소서 하늘 가득 가냘픈 몸 흔들며 깎아지른 절벽 위에서 바람에게 미소를 보내고 있는 꽃 아침 햇살이 이슬 걷어 가고 꽃송이마다 붉은 등 불이 켜지면 갈라테이아의 나비 날아와 너에게 반짝이는 새 생명을 주리니 나는 너를 얻고 싶다는 간절한 비원 너는 나에게 오게 될 것이라는 주문을 백번쯤 외우면 꽃은 절벽을 내려와 내 곁으로 걸어 올까 꿈은 꿈이었을 때 비로소 모습이 선명해지듯 가슴 속에서 .. 2015. 3. 20.
변산바람꽃 / 천년후에도 헌화가 [변산바람꽃] - 기다림, 비밀스러운 사랑, 덧없는 사랑 천년후에도 헌화가 - 연해 - 1. 躑躅(척촉-철쭉) 난 그대 앞에서 흔들리고 싶다 이제 막 물방울을 털어낸 하얀 바람이 연분홍 머릿결을 스치면... 천년의 다시 천년 전에 어느 여인의 시선을 흔들었던 것처럼 돌처럼 굳은 나의 의지를 바람앞에 머리칼처럼 마구 헝클어버리고 싶다 직립하는 절벽 그 수직위에 위태로운 자태로 흔들려 그 어느 누구라도 눈감지 않고는 올라오지 못할 치명적인 유혹으로 시험에 들게 하고 싶다 모든 걸 내려 놓고도 가지고 싶을 만큼 간절해지면 와서 데려가렴, 나의 마음을 절벽을 떠나 물기 말리고 한 다발의 단단한 상징이 되고 말지니 운명이 길을 정하면 별도 몸을 숨기고 날마다 속을 훔쳐보던 나비도 다시 오지 않네 그렇게 누군가의 .. 2015. 3.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