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詩 안에서/Poem & Memory27

쥐꼬리망초, 미국까마중 / 꽃과 나무 [쥐꼬리망초] [쥐꼬리망초] 꽃과 나무 - 緣海 - 부드러운 힘으로 자신의 껍질을 뚫고 가지 끝마다 벙글어진 꽃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나무는 사유한다 자신의 몸에서 피워냈지만 꽃은 한번도 나무를 바라본 적 없다 힘찬 벌들의 비행이나 부드러운 나비의 날개짓 혹은 다른 꽃들의 유혹에 .. 2010. 8. 16.
공주 연미산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1, For Smyrni 2 Sunset In Asia Minor 3, August 27th [ 스스로 빛이 되어 ] - 緣海 / 황호신 - 받은만큼 베풀자 저 보석이 아름다운 이유는 빛을 받아 챙기지 않고 다 내어놓기 때문 베푸는 삶은 보석만큼이나 아름답다네 수정처럼 투명하자 저 물방울이 빛나는 까닭은 빛이 감추어질 어느 공간도 속에 갖고 있지 않기 때문 투명한 인생은 수정처럼 귀중하다네 부지런하자 아침이슬 한 방울이 영롱한 연유는 새벽안개 한줌도 놓치지 않을만큼 일찍 돋기 때문 부지런한 사람은 아침햇살에도 이슬처럼 빛난다네 빛의 근원은 아름답다 받은 빛 내놓는 것만으로도 부족해지면 스스로 빛나는 빛이 되자 빛이 되어 하늘 길 가자 하늘 길 가면서 세상을 빛나게 .. 2010. 2. 16.
갑천 꽃등불 갑천 꽃등불 / 緣海 지나가던 안개 새벽을 덮으며 밀려오고 지나가던 빗줄기 청동거울 수면을 깨뜨려 놓으면 후두둑 바람따라 잔물결 휘돌아 나가고 햇살 한 모금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풀잎들 흐르다 말고 괜한 관심 기울여 보는 물살도 들어와 표정 짓고 가던 발걸음 한가로이 멈추고 주저 앉아 송사.. 2010. 1. 25.
기다림 기다림 / 緣海 삽짝을 건너온 바람소리 뒤꼍 대숲에 잦아들면 달빛은 던져져 서러운 창에 심란한 풀그림자 흔들어 놓다 불면이 지나간 자리마다 귀기울인 궁금증이 창문을 열면 뜨락엔 발소리마냥 눈이 내리어 추억처럼 하얗게 쌓이어 간다 밝도록 창가를 서성인 마음 달빛에 창호지에 배어있는데 그.. 2010. 1. 22.
저녁나절 청벽에서 머물다... 돌아본 하늘 -- 緣海 -- 흐르는 강이 좋아 바가지 들어 그 강 담으려다 바가지 놓치니 바가지만 강물에 떠내려 간다 말씀이 좋아 좁은 귀에 그 말씀 담아 내 마음에 강으로 흐르게 하려다 그가 뱉은 말씀의 강물에 내가 떠내려 간다 그 사람 좋아 내 인생에 그 사람 담아 어울리도록 띄워 노닐려다 도도.. 2010. 1. 17.
12월의 편지 12월의 편지 / 緣海 달이 열두개 지고 나니 하얀 눈이 내렸습니다 달을 열두개 보내고 나니 매운 바람이 불었습니다 그러나 이젠 보낼 달이 없어 해를 하나 보내야 합니다 한 개의 해를 보내려 하니 바람이 불고 눈이 옵니다 바람속에서 바람꽃이 웃습니다 눈속에선 눈꽃이 미소짓습니다 열두개의 달을 .. 2009. 12. 16.
나는 너에게 나는 너에게 緣海 나는 너의 처음이고 싶다. 저 깊은 바다에도 길이 있다면 그 길은 천갈래 만갈래로 얽히고 오르고 내리며 돌고 또 돌겠지만, 그 어둡고 습한 길에 한 마리 돌고래만 헤엄쳐 다니는 것은 아니겠지만, 연을 따라 만행하듯 어디라도 너의 시작을 항상 나로 하여금 비롯되게 하고 싶다. 내.. 2009. 12. 10.
만남 만남 Ⅰ 緣海 인연의 강물은 바다에서 다시 만납니다 세상은 인연의 바다 바다와 하늘이 만나는 곳에 한 줄 수평선을 그어 거기 섬 하나 심고 싶어요 만날 때 합쳐진 길은 돌아갈 땐 다시 갈라집니다 그러나 지금은 만나는 때입니다 당신이 내게로 올 때 나는 길이 되고 싶어요 그 길 끝에.. 2009. 12. 2.
지금, 여기, 그리고 그대 여기가 내 사는 곳이요, 지금이 내 사는 시간이니..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나면 슬퍼하리라 세상 바뀌고 저 산과 저 강 저 모양으로 서있고 저대로 흐른다 하여도 그 가운데 그대 없는 적막을 슬퍼하리라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나면 고독하리라 비구름 눈구름 그대로 흐르고 꽃피고 단풍잎 지는건 똑같다 .. 2009. 9. 13.
겨울나무 겨울 나무 -- 緣海 -- 슬픔을 담는 것도 아픔을 담는 것도 마음이기에 겨울나무는 허공으로 솟아오르다 멈춘 그 지점에서 마음 속으로 눈물 삼킨다 울다가 울다가 강물 멈추면 가지 끝에 이는 찬 바람 냉엄하고 메마른 그대 칼바람이여 눈물젖은 볼이 얼얼하여 아픔도 모르도록 불어와 다오 솜털두른 .. 2009. 8. 25.
버려지는 것들 버려지는 것들 -- 緣海 -- 한 손에 종이컵을 들고서 다른 손으로 화분의 풀을 뽑는다 풀은 뽑히지 않으려고 뿌리를 넓게 벌려 저항한다 삶의 의지는 이토록 거세었던가 줄기가 뜯기도록 힘을 준 끝에 뿌리는 미련처럼 흙을 매달고 힘없이 들어 올려지고 만다 벚꽃은 낙화하여 물위에 떠있고 나방은 버.. 2009. 8. 25.
내마음 내 마음 緣海 벌이 앉아 휘청이는 꽃처럼 그대라는 무게에 기울고 마는 내 마음 해님 앉아 떨어지는 낙엽처럼 그대의 붉음 버거워 내려앉는 내 마음 우연과 우연이 만나 인연을 맺듯 상처와 상처가 만나 사랑도 될까 기러기 날갯짓에 출렁이는 갈대처럼 그대라는 몸짓에 흔들리는 내 마음 2006.11.20 작성 2008. 5.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