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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Poem & Flower371

가는 겨울, 오는 봄 / 겨울강 언덕에서 [억새] - 친절, 친구, 은퇴 [억새] 가을바람에 한가로이 손 흔들던 때가 좋았다. 그 후로 오랫동안, 차가운 바람 불고, 흰 눈은 두껍게 쌓여만 갔지. 진작 육탈되었어야 할 하늘거리던 몸매, 갈대는 순정이라지만 나 억새는 친절이다. 눈녹고 드러날 형체가 두렵지만, 한 해가 남긴 나.. 2012. 2. 12.
전주수목원의 꽃들 / 눈내리는 소리 10 [물매화] - 고결, 결백, 정조, 충실 [물매화] 지난 가을, 매혹적인 흰 꽃으로 마음을 설레게 만들었던 물매화가 마른 꽃대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무엇을 못잊어 하늘을 바라보는 눈길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잠시 물매화의 마음이 되어 저 먼 하늘가 구름처럼 잊히지 않는 기억 모퉁이를 배회해 본다. [시베리아바위취] - 순응하는 아내 [시베리아바위취] 시베리아바위취는 꽃말이 참 재미있다. 순응하는 아내, 남자들이 참 좋아할 꽃말이다. 무슨 연유로 이런 꽃말이 붙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시베리아쪽 여인들이 들으면 좋아할지 혹은 약간 불쾌할지는 모를 일이다. 어쨋거나 가정에 순응하여 행복한 가족 이루게 되길... 그래도 큰 꽃을 피우는 바위취나 참바위취, 구실바위취에 비하면 모습은 많이 다르지.. 2012. 2. 4.
대아수목원의 꽃들 / 만남 9 [청매] - 고결, 끝내 꽃을 피우다 [청매] 수목원은 타임캡슐이다. 아직 좀 더 기다려야 하는 봄을 미리 맛볼 수 있다. 그렇게 미리 앞당겨 놓은 봄 한켠에, 어딘지 한시 한 수 읊어질 듯한 청매가 고고하게 피어있었다. 꽃 뒤까지 훤히 비쳐질 듯, 얇은 한지같은 매화꽃잎 너머로 봄은 .. 2012. 1. 31.
미동산 수목원의 꽃들 / 그리움의 거리 [동백] - 자랑, 겸손한 마음 [동백나무] 떨어진 꽃이 더 아름답다는 동백, 그중 순토종 동백꽃이다. 쌍꺼풀 없는 옛 미인도속의 미녀처럼 홑꽃의 날렵한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찬바람의 겨울에 어렵게 피어나, 절정의 봄에서 우뚝 목을 꺾어 떨어지고 마는 꽃, 미련없이 돌아서서 제 .. 2012. 1. 24.
눈속의 겨울 꽃들 / 만남 8 [광대나물] - 봄맞이 [광대나물] 광대나물은 볼수록 참 신기한 식물이다. 생김새도 중국 도깨비인 강시를 딱 닮았는데, 이름은 광대나물이다. 자세히 보면 옛 연극의 어릿광대를 닮기도 했다. 전국의 들판에 많이 자생하는데, 양지쪽에서는 한겨울에도 꽃을 피운다. 비슷한 종으로.. 2012. 1. 15.
설중 화살나무 / 눈내리는 소리 9 [화살나무] [화살나무] 쏘아야 할 무엇이 저리도 많은 것일까. 화살나무는 가지마다 붉은 열매를 가득 장전해 놓았다. 이제 시위에 매겨 쏘아 보내면 지난 여름이 날아갈 것이다. 화살나무의 과녁은 어디에 있는 무엇일까. 화살의 본분은 과녁을 향해 날아가는 데 있는 것, 날아가서 뚫어야.. 2012. 1. 3.
노박덩굴, 까마귀밥나무 / 첫눈을 기다리며 [노박덩굴] - 진실, 명랑 [노박덩굴] 새들의 겨울철 비상식량, 노박덩굴의 열매가 곱게 익었다. 그 화려한 색깔로 인해 눈속에서도 쉽게 눈에 띄어 겨울철 새들이 좋아하는 먹잇감이 된다. 노박이란 말은 어리석고 순박하다는 의미인데, 세조각 껍질을 다 벌리고 속살을 보여주는 모.. 2011. 12. 7.
할미꽃 / 가을 할미꽃 [할미꽃] - 충성, 슬픈 추억 [할미꽃] 계절은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고 있는데, 아가씨도 아닌 할미꽃이 탐스럽게 피어 있었다. 늦가을까지 따뜻한 날씨가 지속되다 보니 잠시 계절을 혼동하신 것일까? 그러나 꼭 그렇지만은 않은것 같다. 해마다 이곳에서 늦은 가을까지 할미꽃이 .. 2011. 11. 29.
계절을 보내는 들꽃 / 종잡을 수 없어 [떡잎골무꽃] - 의협심 [떡잎골무꽃] 떡잎골무꽃은 새우란초 담을때 함께 담던 아이였는데, 다 늦은 좀딱취 피는 계절까지도 아직 남아있는 늦둥이 한 개체를 만날 수 있었다. 골무꽃은 꽃이 지고난 다음에 보이는 씨방이 골무를 닮아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얼마나 많은 옷을 지었.. 2011. 11. 24.
철지난 강가에서 / 꽃의 기도 [광대나물] - 봄맞이 [광대나물] 가을더위가 계속된 탓이었을까. 식장산의 등산로 주변에 광대나물이 곱게 피어났다. 한겨울에도 따뜻한 양지쪽에서 한두개체씩 피어주곤 하는 아이지만, 꽃이 다 들어가는 계절에 다시 봄이 온듯 활짝 피어난 이 아이들을 보니 무척 반갑다. 꽃말이.. 2011. 11. 20.
좀딱취 / 순례자의 가을 [좀딱취] - 가을의 전설 [좀딱취] 좀딱취가 피어나면, 봄부터 시작되었던 들꽃들의 순례도 거의 마감된다. 맨 처음 눈보라속에서 가냘픈 하얀 잎을 펼쳐보이던 변산바람꽃부터 시작해서 한 해동안 우리나라를 온갖 색깔과 갖가지 이야기로 꽃피워오던 들꽃은 가을 찬바람속에서 .. 2011. 11. 17.
계절 끝자락의 들꽃 / 가을비 사랑 [좀바위솔] - 가사에 근면 [좀바위솔] 바위솔 종류중에서 작은 편에 속하는 좀바위솔 (혹은 애기바위솔)을 만나고 왔다. 물론 난쟁이바위솔보다야 큰 편이지만, 다른 바위솔 종류들에 비하면 무척 작은 편이다. 또한 이 좀바위솔은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척박한 환경에서도 생존하는 강인한 식물인듯 보이나 지형과 방향에 맞는 일부분의 지역에만 서식하는 까다로운 아이들이다. 바위솔의 꽃말은 '가사에 근면'이라고 한다. 어떠한 연유로 이와같은 꽃말이 붙었는지는 모르나, 무척 모범적이고 교훈적인 꽃말이다. 바위틈에 붙어서도 악착같이 살아내는 모습에서, 세파에 시달리면서도 가정을 지켜내는 가장의 모습을 보는듯 하다. 그래서 가사에 근면함이란 꽃말이 달렸는지도 모를 일이다. [화살나무] - 위험한 장난 [화살나무] 화살.. 2011. 11.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