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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Poem & Flower

계절을 보내는 들꽃 / 종잡을 수 없어

by 緣海 2011. 11. 24.

[떡잎골무꽃] - 의협심

 

 

 

[떡잎골무꽃]

 

떡잎골무꽃은 새우란초 담을때 함께 담던 아이였는데,

다 늦은 좀딱취 피는 계절까지도 아직 남아있는 늦둥이 한 개체를 만날 수 있었다.

골무꽃은 꽃이 지고난 다음에 보이는 씨방이 골무를 닮아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얼마나 많은 옷을 지었을지, 이 골무꽃은 많은 골무들을 매달고 있다.

골무라기보다는 뒤집개쪽에 더 가깝게 보이는 모양으로 보아서는 요리도 잘 할성 싶다.

떡잎골무꽃은 잎이 두툼해서 그렇게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대개가 보라색 짙은 꽃이 피는데,

이 아이처럼 숲속에서 자라면 꽃색이 거의 하얗게 됨을 알 수 있다.

 

 

 

 

 

 

[주름조개풀] - 나를 데리고 가 주세요.

 

 

[주름조개풀]

 

주름조개풀은 낮은 산 등산로 주변에서 자주 마주치는 아이들이다.

보통은 지나쳐도 잘 모를 사초과의 이 아이들은 꽃이 필때 자세히 보면 참 예쁘다.

숲속에서 반짝 반짝하는 빛이 보이면 대개 이 아이들의 꽃이 역광에 반사되어서일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 꽃은 점성이 강해 옷에 잘 묻어나온다.

한참을 숲속에서 돌아다니다 보면 바짓가랑이에 이 아이들 몇몇은 꼭 묻히고 올 것이다.

그래서 꽃말 없는 주름조개풀에 '나를 데리고 가 주세요'라는 이름을 붙여보았다.

딱 어울리는 이름이 아닐지,,, 아니면 할 수 없고..^^*

 

 

 

 

 

[호자덩굴] - 빗방울 편지

 

 

 

[호자덩굴]

 

비가 억수같이 내리던 지난 6월 말경에 하얗고 가녀린 꽃을 담아 올렸던 바로 그 호자덩굴에 열매가 맺혔다.

올해는 꽃도 시원치 않았지만, 열매도 몇개 맺히지 않아 실망스러웠다.

내년에는 왕성하게 세력을 불려 꽃도 열매도 많이 맺어주기를 바랄 뿐이다.

몇방울 없어 사진도 저 정도밖에 담아오질 못했다. 그냥 증명사진 삼아 보시길...

 

 

 

 

 

 

[큰여우콩] - 그리움, 빛나는 사랑

 

 

 

 

 

 

 

 

 

[큰여우콩]

 

지난번에도 한번 포스팅 한 바 있었던 큰여우콩이 더 붉고 화려하게 물들었다.

좀바위솔 담으러가서는 꼭 함께 담아오곤 하는 가을의 진객이다.

까맣고 반질반질한 여우콩의 눈망울을 바라보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그 여우에게 홀릴 것만 같다.

숲속길을 혼자 걷다가 저 눈망울의 유혹에 넘어가지 못할 사람 있을까.

여우의 유혹은 밝고 환해서 좋다.

 

 

 

 

 

[댕댕이덩굴] - 적선

 

 

[댕댕이덩굴]

 

머루덩굴을 닮은 댕댕이덩굴을 보았다.

이 가을에 하나 하나 쌓아올린 저 열매는 선일 것이다.

왜냐하면 댕댕이덩굴 꽃말이 적선이므로..

꽃이 적어지고, 솦속이 찬바람으로 가득하게 되는 요즘,

저런 열매만 보아도 꽃을 본듯 반가워진다.

 

 

 

 

 

[양지꽃] -  사랑스러움

 

 

[양지꽃]

 

앙증맞고 귀여운 양지꽃 꽃말은 사랑스러움이다.

잎은 이미 단풍이 들어 붉은 색으로 물들어 가는데, 늦둥이 꽃이 활짝 꽃을 피웠다.

이른 봄에 무덤가를 주로 화려하게 장식하곤 하는 양지꽃이 가을 고운 볕에 잠깐 출타를 했나보다.

나그네의 발길은 뜻밖에 만난 사랑스러움을 향해 발길을 멈추어 본다.

 

 

 

 

 

 

[털별꽃아재비] - 실연

 

 

 

 

[털별꽃아재비]

 

별이 지상에 내렸다. 별꽃 닮은 별꽃아재비, 그중에서도 털이 많은 털별꽃아재비가 피었다.

봄부터 가을까지 줄기차게 피어대는 아이들이지만, 가을에 피니 묘한 색까지 돈다.

튤립모양의 꽃잎은 가위로 오려서 만든 듯, 듬성 듬성 꽃 주위를 돌려가며 꾸미고 있다.

이 추운 계절에 꽃피어 어찌 수분의 막중한 소임을 마치려 하는지...

백색 튤립의 꽃말을 차용해 '실연'으로 정해 본다.

꽃이 수분을 못하면 그게 바로 실연이 아닐지...

 

 

 

 

 

[선씀바귀] - 헌신

 

 

 

[선씀바귀]

 

무덤가에 늦둥이 선씀바귀가 한송이 피고 있었다.

선씀바귀의 특징은 저렇게 꽃잎이 많고, 꽃색은 노란색, 분홍색, 흰색 등이 있다.

씀바귀를 예전 고향에서는 싸랑부리라 했다.

씀바귀보다는 싸랑부리가 훨씬 더 정다운 느낌이 나는건 고향을 닮아서인가.

그 쓴 맛때문에 토끼들이 잘 먹는 풀이어서 토끼풀이라도 불렀었다.

지금은 나물로 무쳐 먹어도 예전의 쓴맛이 나지 않으니, 미각도 둔해진 것인가..

오늘같은 추위에 저 아이도 다 시들어버렸을 것이다. 안타까운 것...

 

 

 

 

 

 

[구절초] - 어머니의 사랑, 고상함, 밝음, 순수, 우아한 자태

 

 

 

 

[구절초]

 

구절초의 꽃말이 많음은 그만큼 우리 주변에 많고 친숙한 꽃이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위 사진은 거의 한순간에 담은 연속사진이다.

구절초 밑에 숨은 늑대거미 하나가 날아오는 꽃등에를 사냥하는 장면을 담으려 했으나

거미가 사냥에 실패하고나서 입맛만 다시는 사진이 되고 말았다.

첫번째 사진은 구절초 뒤에 거미가 잠복하고 있는 장면이다.

두번째 사진은 그 구절초위로 꽃등에 한마리가 날아오고 있다.

세번째 사진은 순간적으로 뛰어올라 꽃등에를 낚아채는 사진인데 간발의 차이로 놓치고 말았다.

네번째는 사냥에 실패하고 허탈해 하는 모습...

 

 

 

 

 

 

 

종잡을 수 없어

 

- 연해 -

 

가슴 속에만 간직한 사랑

너무 많아 다 꺼내놓지 못해

눈물로 흐르고

한숨으로 내쉬고

 

마음 속에만 간직한 사랑

너무 벅차 다 숨겨놓지 못해

미소로 번지고

기쁨으로 빛나고

 

 

 

 

 

 

 

 

Gigliola Cinquetti - Non Ho Leta(노노레타,나이도 어린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