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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Poem & Flower

설중 화살나무 / 눈내리는 소리 9

by 緣海 2012. 1. 3.

[화살나무]

 

 

 

 

 

 

 

 

 

 

 

 

 

 

 

 

[화살나무]

 

쏘아야 할 무엇이 저리도 많은 것일까.

화살나무는 가지마다 붉은 열매를 가득 장전해 놓았다.

이제 시위에 매겨 쏘아 보내면 지난 여름이 날아갈 것이다.

화살나무의 과녁은 어디에 있는 무엇일까.

화살의 본분은 과녁을 향해 날아가는 데 있는 것,

날아가서 뚫어야만 소임을 다 하는 것이다.

 

새해를 맞은 첫 날, 축복처럼 함박눈이 내려와 쌓였다.

화살나무 위에도 쌓인 하얀 마음 그대로 싣고

붉은 열매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날아가 박히고 싶다.

그 과녁이 그대 마음이라면....

 

 

 

 

 

눈내리는 소리 9

 

- 연해 -

 

세월이 궤적을 그리며 날아가다

멈추는 곳에 내 청춘 있을까

깃에 묻은 눈을 털고

파르르 떠는 심장의 파열음

나는 내 가슴에 동심원을 그리고

날아온 화살을 맞는다

 

평생을 그려온

나이테의 중심에서 사랑은 시작되고

연륜의 끝으로 멀어질수록

굵어진 주름살의 간격

흰 눈은 소리없이 머리 위에 쌓이네

건너온 거리만큼

지나간 시절은 아름다웠을까

 

내가 쏜 것은 젊음이었니라

시위의 침묵을 감고 흐르는

눈내리는 소리만 남기고

날아간 세월의 슬픈 울음소리

내 화살은 과연 어느 과녁에서 멈출까

 

 

 

Stay With My Heart / Sophie Zelm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