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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Poem & Flower

미동산 수목원의 꽃들 / 그리움의 거리

by 緣海 2012. 1. 24.

[동백] - 자랑, 겸손한 마음 

 

 

 

 

 

[동백나무]

 

떨어진 꽃이 더 아름답다는 동백, 그중 순토종 동백꽃이다.

쌍꺼풀 없는 옛 미인도속의 미녀처럼 홑꽃의 날렵한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찬바람의 겨울에 어렵게 피어나, 절정의 봄에서 우뚝 목을 꺾어 떨어지고 마는 꽃,

미련없이 돌아서서 제 갈길 가는 장부의 뒷모습을 닮은 꽃,

그러나 죽은 소녀의 한이 서린 전설처럼 죽어서도 눈감지 못하는 꽃,

무슨 연유로 동백꽃은 낙화가 되어서도 시들지 못하는 것일까.

 

동백꽃처럼 소설, 시, 노래, 그림, 사진 등에서 두루 소재가 되어온 꽃이 또 있을까.

선운사의 동백나무숲을 잊지 못하는데, 백련사의 동백꽃이 눈앞에 삼삼한데,

올 봄에는 옥룡사지 동백숲의 호젓함을 꼭 만나보리라 다짐해본다.

 

 

 

 

[세잎꿩의비름] - 평안

 

[세잎꿩의비름] 

 

시기가 많이 늦었는지 이 아이는 꽃은 시들고 잎만 단풍되어 곱게 물들어 있다.

꽃이 피어있던 자리에는 종자가 결실하여 씨앗을 뿌리고 있다.

첫눈에 둥근잎꿩의비름인줄 알았으나 잎을 자세히 보니 세잎꿩의비름이다.

꿩의비름에도 여러 종류가 있고, 개별 꽃은 작으나 둥그렇게 뭉쳐 피어나며,

잎의 단풍이 아름다워 가정이나 공원에서 많이 재배하는 것 같다.

 

 

 

 

 

[여우꼬리] - 동심

 

 

[여우꼬리]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특산식물이라고  한다.

여우목도리를 만들고 싶을 정도로 푹신하고 풍성한 꽃잎이 예쁜 꽃이다.

 

 

 

 

[갯국] - 고상, 성실

 

 

 

[갯국]

 

일반적으로 일본해국이라 불리는 일본갯국과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모습이다.

학명은 [Ajania pacifica 또는 Chrysanthemum pacificum]이며,

쌍떡잎식물 초롱꽃목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갯국화 중동국화라고도 한다.

원산지는 중앙아시아이며 바닷가 벼랑이나 풀밭에서 살며,

한국의 남해안이나 제주도, 일본 등에 분포한다. 길이는 30∼50cm이다.

 

 

 

[납매] - 자애, 스스로 사랑함, 당신은 가련한 마음을 가졌어요.

 

 

 

 

 

[납매]

 

매화중 섣달에 핀다는 납매이다.

중국원산의 관상수이며, 당매라고도 부른다.

설중사우라는 옥매, 납매, 다매, 수선의 하나로, 겨울 설중에 피어 이런 별칭을 얻었다.

동백, 수선, 남천과 함께 겨울을 대표하는 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새양나무라고도 하며, 매서운 추위속에서도 풍겨나오는 향기는 절로 주위를 두리번거리게 만든다.

 

 

 

 

 

[좀딱취] - 가을의 전설

 

 

 

[좀딱취]

 

좀딱취의 폐쇄화이다. 마침 이곳에 폐쇄화가 피어있었다.

지난 가을, 들꽃순례의 마지막 꽃이라면서 소개했을 때 폐쇄화의 모습은 담아오지 못했었는데,

뜻하지 않게 이곳에서 민들레 홀씨를 닮은 좀딱취 폐쇄화를 담을 수 있었다.

솜나물처럼 봄에 꽃을 피우고, 가을에 또 한번 폐쇄화를 꽃피우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아이는 꽃과 폐쇄화가 거의 동시에 피어난다.

 

 

 

 

[쿠페아] - 세심한 사랑

 

 

[쿠페아]

 

쿠페아 또는 구페아는 아메라카 대륙이 원산지인 부처꽃과의 귀화식물이다.

연중 아홉번 꽃을 피운다 해서 구피아라고도 불리우는 모양이다.

물매화를 담으러 갔다가 이 꽃을 발견하고 이름을 몰라 한참을 헤매었던 생각이 난다.

아마도 관상용으로 들여왔던 꽃이 울타리를 탈출하여 야생화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꽃말이 세심한 사랑이라니 요즘처럼 명절 전후에 꼭 필요한 덕목이 아닐지...

 

 

 

 

 

[개모밀] - 연인

 

 

 

 

 

 

[개모밀]

 

적지리(赤地利)라고도 하는 개모밀 혹은 갯모밀이다.

찬바람이 불어야 꽃을 피우며, 개울가 해변에 흔히 피는 자생식물이다.

메밀을 모밀이라고 하는데, 메밀보다 열매가 보잘것 없어서 개모밀이라 하지 않았을지...

그래도 꽃이 귀한 계절에 다북히 꽃피어 있는 모습은 아름답기만 하다.

개모밀의 꽃말이 따로 없어서 메밀의 꽃말을 차용하였다.

 

 

 

 

 

[털머위] - 변함없는 마음, 다시 발견한 사랑

 

 

 

 

 

[털머위]

 

노란 꽃의 털머위를 기대했을텐데, 꽃은 다 시들고 홀씨가 날기 직전의 털머위이다.

그냥 머위라면 머윗대탕, 머위나물, 머위무침, 머위김치 등이 맛있을텐데

이 털머위는 먹으면 식중독에 걸리는 독초이다.

그러나 노란색으로 피는 꽃은 여느 꽃 못지 않게 매우 아름답다.

잎은 머위잎과 비슷하나 꽃은 머위꽃과는 매우 다르다.

 

 

 

 

[빈카] - 즐거운 추억, 아름다운 추억

 

 

 

[빈카]

 

바람개비모양의 꽃이 백화등이나 마삭줄을 연상시키는 꽃이다.

그들 모두 협죽도과에 속하니 꽃모양이 비슷한건 어쩌면 당연한건지도 모르겠다.

잎에 무늬가 쉽게 들어가는 것도 또한 서로 닮은 꼴이다.

이 빈카는 꽃말이 재미있다. 꽃말은 즐거운 추억, 또는 아름다운 추억

그러니 빈카와 함께하면 저절로 아름다운 추억이 쌓일 것만 같다.

 

이제 설날도 지나가고 흑룡해의 시작도 음으로나 양으로나 모두 끝났다.

이제 차분히 일상으로 돌아와서 새롭게 시작할 시간이다.

어느 외국인이 한국어중에 가장 좋은 낱말이 '설렘'이라고 했다.

날마다 시작을 설렘으로 할 수 있다면,,,

 

 

 

 

 

 

그리움의 거리

 

- 연해 -

 

그리움이 바다라면
난 그 바다 떠도는 돛없는 배

그리움이 하늘이라면
난 그 하늘에 흐르는 노없는 달

 

바람 불어와도

가 닿을 섬하나 없고

파도 부딪쳐도

수평선은 멀기만 한데

 

너와 나 사이

알 수 없는 세월 지나도록

신기루만큼이나 아득한

그리움의 거리

 

바람이 스치고 물결이 떠밀어

별들도 쓸쓸히 떠나가면

수평선을 꿈꾸었던 마음

어느 해안선에 내려놓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