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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Poem & Flower

전주수목원의 꽃들 / 눈내리는 소리 10

by 緣海 2012. 2. 4.

[물매화] - 고결, 결백, 정조, 충실

 

 

 

 

[물매화]

 

지난 가을, 매혹적인 흰 꽃으로 마음을 설레게 만들었던 물매화가 마른 꽃대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무엇을 못잊어 하늘을 바라보는 눈길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잠시 물매화의 마음이 되어 저 먼 하늘가 구름처럼 잊히지 않는 기억 모퉁이를 배회해 본다.

 

 

 

 

 

[시베리아바위취] - 순응하는 아내

 

 

 

 

 

 

[시베리아바위취]

 

시베리아바위취는 꽃말이 참 재미있다. 순응하는 아내, 남자들이 참 좋아할 꽃말이다.

무슨 연유로 이런 꽃말이 붙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시베리아쪽 여인들이 들으면 좋아할지 혹은 약간 불쾌할지는 모를 일이다.

어쨋거나 가정에 순응하여 행복한 가족 이루게 되길...

 

그래도 큰 꽃을 피우는 바위취나 참바위취, 구실바위취에 비하면 모습은 많이 다르지만,

같은 범의귀과에 속해있고, 추위에 강한 속성 등 비슷한 면도 있다.

다른 이름으로 베르게니아, 설월화 혹은 동설화로도 불리운다.

 

 

 

 

 

 

[풍로초] - 새색시 마음이 아름답다

 

 

 

 

[풍로초]

 

앞서 순응하는 아내란 시베리아바위취보다 더 고운 꽃말을 가진 꽃이다.

새색시 마음이 아름답다... 꽃말처럼 앙증맞고 예쁘장한 모습의 꽃을 피운다.

쥐손이풀이나 이질풀 비슷한 꽃이지만 잎이 많이 다르다.

일년 내내 꽃을 피울 수 있는 까다롭지 않은 성격의 소유자이기도 하고,

그래서 들꽃중에 가장 키우기 쉬운 꽃으로 꼽히기도 하나 보다.

마음이 아름다운 새색시처럼 고운 풍로초, 겨울에 보면 더 아름답다.

 

 

 

 

 

[버들참빗] - 진실의 위안

 

 

[버들참빗]

 

전주수목원에는 고사리종류를 모아놓은 온실이 따로 있다.

온실이지만 가온하지 않고 문을 양쪽으로 열어놓아 최대한 자연과 비슷하게 하려한 흔적이 보인다.

이곳에 가면 온갖 고사리와 양치식물들을 만날 수 있다.

그중 크기가 작고 사진에 담기 좋은 아이들만 담아왔는데, 버들참빗도 그중 하나다.

 

 

 

 

 

 

[꼬리고사리] - 진실의 위안

 

 

[꼬리고사리]

 

꼬리고사리는 주변에서 흔히 보았음직한 고사리 종류이다.

미나리잎을 닮은 가냘픈 잎이 특징인 꼬리고사리 꽃말은 진실의 위안이다.

진실보다 거짓이 횡행하는 요즘, 지친 마음을 위안받고 싶음은 진실을 통해서 가능할 것이다.

꼬리고사리처럼 진실된 마음으로 살고 싶다.

 

 

 

 

 

[고란초] - 내마음의 한가운데

 

 

 

 

 

 

 

 

 

 

 

 

 

 

 

 

 

 

 

 

[고란초]

 

이곳에서 제일 많이 본 고사리는 고란초이다.

고란초는 부여 백마강변 낙화암 밑에 자리잡고 있는 고란사 뒤 절벽에 자생하는 고사리로 유명하다.

여기 말고도 전국 여러곳에 자생지가 많이 확인되었지만, 비교적 보기 어렵다.

패망의 슬픈 역사와 갈곳 잃은 유민들과 절벽에 몸을 던져야 했던 궁녀들을 지켜보았을 그 고란초,

그 이후로 백마강 강물처럼 흘러만 갔던 슬픈 세월들을 유전자처럼 작은 잎새에 간직했을 그 식물,

천년이 넘는 세월을 한자리에서 견뎌냈을 아픔이 느껴지는 고란초이다.

 

 

 

 

 

 

 

 

눈내리는 소리 10

 

- 연해 -

 

눈내리는 모습이 바람부는 모습 닮아

눈내리는 소리는 바람소리

 

흔들리며 다가오는 눈송이처럼

바람에게 온 너

다시 바람에게 가는 나

 

바람은 눈보라 뒤쪽에서 불어 오고

잠시 침묵에 머물다

다시 길위로 떠나가느니

그 흔적의 끝은 길을 하얗게 덮는다

 

그렇게 휭하니 눈내리는 소리

비어있는 들판을 건너간다

한때의 욕망을 기억하며

들리지 않는 너의 목소리 찾아서

 

하늘이 낮아지는 곳에 속삭임 있다

허공을 가득 메운 무성음

하얀 행렬은 귓바퀴로 흘러

일시에 나에게 왔던 것

다시 너에게 가는 눈속의 바람소리

 

 

 

Keiko Matsui  - Whisper From The Mirr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