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매] - 고결, 끝내 꽃을 피우다
[청매]
수목원은 타임캡슐이다.
아직 좀 더 기다려야 하는 봄을 미리 맛볼 수 있다.
그렇게 미리 앞당겨 놓은 봄 한켠에,
어딘지 한시 한 수 읊어질 듯한 청매가 고고하게 피어있었다.
꽃 뒤까지 훤히 비쳐질 듯, 얇은 한지같은 매화꽃잎 너머로
봄은 성큼 다가오고 있는 것 같았다.
[길마가지] - 소박함
[길마가지]
꽃말처럼 소박한 길마가지는 미처 잎도 다 떨구지 못한 상태에서 꽃을 피웠다.
봄철, 노루귀가 피어날 무렵이면 잎도 없이 꽃만 피어나 향긋한 향기로 발길을 붙잡던 꽃,
비슷하지만 꽃술 색깔이 강렬한 괴불나무에 비해 참 소박하기 짝이 없다.
[노아시감] - 경이, 자애, 소박
[노아시감]
중국의 절강, 복건, 강소성 지역에서 자생하던 노아시감을
일본에서 품종개량하여 분재용으로 개발했다고 한다.
많은 꽃이 달리며 붉은 색의 자그마한 감열매가 달린다.
암수 딴그루이며, 암수가 가까이 있어야 잘 자란다고 한다.
[장수매] - 고결한 마음, 인내
[장수매]
말은 장수매(長壽梅)지만, 매화하고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장미과로서 명자나무와 한 종에서 기원하였다.
그래서 명자나무와 비슷한 모양이나 명자나무보다 훨씬 작은 소형종이 장수매이다.
명자나무를 분재용으로 개발한 종이 장수매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밑에 소개될 동양금과 함께 산당매라 불리는 명자나무의 일종이다.
[동양금] - 평범, 조숙, 겸손, 정갈함
[동양금]
산당화(명자나무, 명자꽃, 애기씨꽃나무) 중 분재용으로 가장 인기있는 품종이다.
선홍의 붉은색이 특징인 명자나무는 분홍색, 흰색 꽃 등 여러 품종이 개발되어 있다.
그중 동양금은 홍백색이 섞여 피어있어 그 아름다움으로 인기가 좋다고 한다.
예로부터 명자나무는 꽃이 너무 아름다워 집안에 심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과년한 딸이 있는 집안에서는 더욱 단속을 하였는데,
아녀자가 명자꽃을 보면 바람이 난다는게 그 이유였다고 한다.
그때 여인들은 언뜻 불쌍히도 여겨지나, 막는다고 오는 꽃바람을 어찌 막을까.
명자꽃을 보고 있다가 어느새 장옷을 꺼내입고 외출을 했다고 하니
이른 봄, 맨 먼저 눈에 들어오는 붉은 색 꽃을 보고 마음이 동하지 않을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굴피나무] - 사양, 은둔, 약속, 자제
[굴피나무]
목재는 성냥개비로 사용되고, 열매이삭은 염료, 나무껍질은 줄 대용으로 쓴다는 나무이다.
한방에서도 여러 증상에 특효약으로 쓰였다고 하니 참 재주가 많은 나무인가 보다.
분재로 심어놓은 나무에 잎도 다 떨어지고 열매 하나만 외로이 달려있어 담아보았다.
[톰슨아브틸론] - 당신을 믿습니다. 항상 신선한 사랑
[톰슨아브틸론]
처음에 하와이무궁화인줄 알았다. 둘 다 아욱과에 속해있고 꽃모양이 비슷하다.
하와이무궁화도 히비스커스라는 원래의 이름이 있듯,
이 톰슨아브틸론에게도 우리 말의 이름을 지어주었으면 좋겠다.
[카펜시스] - 파리의 눈물
[카펜시스-긴잎끈끈이]
파리의 눈물이라는 꽃말이 재미있는,
끈끈이주걱 종류중 긴잎끈끈이에 해당할 카펜시스의 모습이다.
식충식물이어서 파리 등 작은 곤충을 잡아먹고 산다.
원래는 사막에서 자라던 이 식물이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하기 위해 식충식물로 진화했다 한다.
네펜데스나 사라세니아 종류중에는 새를 잡아먹는 것도 있다고 하니 무서운 식물이다.
[박하] - 순진한 마음
[박하]
수목원에서 일부러 심어 가꾸었을리는 없을텐데 아마도 저절로 자라난 듯 하다.
딱 한포기 예쁘게 피어 오후의 고운 빛을 받아 빛나고 있었다.
박하를 보면 당연히도 박하사탕 생각이 난다.
요즘은 음식점마다 후식으로 제공하니 참 흔해졌지만,
예전 어릴적에는 그 화~ 한 맛의 박하사탕 하나 맛보기가 어찌 그리 어려웠던지...
[삼지닥나무] - 당신께 부를 드림
[삼지닥나무]
꽃이 제대로 피었으면 무척 예뻤을 삼지닥나무가 이제 열매를 맺어가는 중인지,
아니면 꽃봉오리를 맺은 것인지 잘 구별이 가지 않는다.
아마도 꽃봉오리가 맺혀진 것으로 여겨지며 이제 저곳에서 꽃이 하나씩 터져나올 것이다.
삼지닥나무는 꽃이 참 아름다운 꽃이다.
한 꽃대에서 많은 꽃송이가 다발로 피어나며, 노란색과 붉은색의 두 종류가 있다.
꽃의 모습을 참고하기 위해 인터넷에서 꽃이 핀 모습을 얻어왔다.
겨울이 깊었던만큼 이렇게 예쁜 꽃을 이젠 만나고 싶다.
만남 9
- 연해 -
수줍은 시간이었으면 좋겠네
나무들이 자라
꼭대기에서 팔을 벌려 만나고
강물이 흐르다
하류에서 서로 껴안는 그 시간이
사과처럼 볼 붉은
설렘의 시간이었으면 좋겠네
|
'詩 안에서 > Poem & Flow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는 겨울, 오는 봄 / 겨울강 언덕에서 (0) | 2012.02.12 |
---|---|
전주수목원의 꽃들 / 눈내리는 소리 10 (0) | 2012.02.04 |
미동산 수목원의 꽃들 / 그리움의 거리 (0) | 2012.01.24 |
눈속의 겨울 꽃들 / 만남 8 (0) | 2012.01.15 |
설중 화살나무 / 눈내리는 소리 9 (0) | 2012.0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