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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밖에서/들꽃과 散文76

안녕이라 말하지마 안녕이라 말하지마 애틋한 슬픔에 젖기 쉬운 밤이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먼 불빛들은 은방울꽃처럼 흔들렸다. 밤 풍경에 떠 있는 작은 불빛 하나에 한 사람의 사연이 담겼구나, 그 사연과 그 불빛이 모여 세상을 이루는구나, 생각하니 가슴이 찡하였다. 누군가의 불빛 하나가 완전히 꺼지면 사연도 언제 있었는가 싶게 잊혀지리라. 그렇게 존재감 없이 있는 듯 없는 듯 살다 가는 인생이다. 지나고 나면 힘든 일도 언제 있었는가 싶게 그 리얼리티는 희미해진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생기있게 사는 가운데서도 슬픔을 느끼는 건지 모른다. "아가야 잘 자. 안녕." "엄마, 안녕이라고 말하지마. 그냥 조용히 자. 안녕 하면 엄마도 못 보고 숙모도 삼촌도 못봐. 할머니, 할아버지도 못봐" - 신현림의 싱글맘 스토리 중에서 -.. 2008. 5. 13.
2008년 5월 8일을 보내며... 지금 이 글을 막 쓰기 시작하는 시간이 5월 8일이 5분 남은 시간이네요. 이 글을 마칠 때 쯤이면 5월 9일이 되어 있겠지요. 오늘은 그냥 뭔가를 한없이 써보고 싶어지는 날입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어버이 날이었습니다. 원래는 어머니날이었지요. 그러다가 언제부턴가 어버이날로 바뀌었대요. 참 잘.. 2008. 5. 9.
그가 송별회장에서 눈물을 보인 이유 그가 송별회장에서 눈물을 보인 이유 며칠 전 송별연이 있었던 음식점에서의 일이었다. 여느 때처럼, 20여명의 발령을 받은 사람들이 차례로 일어나서 짧은 소감을 발표하고, 축하와 석별의 아쉬움이 교차하는 술잔들이 몇 순배씩 돌았다. 마침내 그가 내 앞에 앉아 술 못하는 나에게 술 대신 ‘칠성소.. 2008. 4. 26.
나도 이렇게 늙어갈 수 있을까 ( 사무실에서 뒷쪽으로 내려다 보면 가끔씩 저 분들을 볼 수 있다.) 다 낡은 집을 이리 저리 꾸미고, 손바닥만한 남새밭에는 몇그루 화초와 푸성귀를 기른다. 차양의 중간중간, 일광까지 고려한 투명 슬레이트에 가을에는 은행잎이 곱게 쌓인다. 햇볕이 좋은 날에는 두분이 저렇게 뜰에 나와서 해바라.. 2008. 4. 21.
둘째아이 생일 이벤트 지난 일요일은 둘째 아이 생일이었다.(2월 17일) 우리 네식구는 평소처럼 조촐하게 미역국을 끓여 생일 저녁상을 차려서 먹고 있는데 갑자기 초인종소리가 나고 밖이 소란스웠다. 나가 보니 교회에서 몇몇 친구들과 전도사님이 케익을 들고 서있었다. 알고보니 교회에서 긴급 깜짝 이벤트를 연출한 것.. 2008. 2. 19.
TV를 바꾸다. <사진 / 우리집 거실 풍경> 명절이 되기 전에 집에 있는 TV를 바꿨다. 전에 쓰던 TV는 현 LG의 전신인 금성에서 나온 '미라클'인데 21인치 브라운관 TV였다. 1989년 현재의 아파트로 이사오면서 구입했던거니까 거의 20년이 다 된 셈이며, 당시로서는 다들 깜짝 놀랄만큼 커다란 화면에 뛰어난 화질로 이.. 2008. 2. 12.
식구 소개...^^ 오늘은 같이 일하는 식구들을 소개합니다. 사진은 올해 시무식을 마치고 신년하례 겸 산행을 부춘산 옥녀봉으로 했을 때, 그곳 전망대에서 찍은 장면입니다. 좁은 전망대에서 렌즈의 화각이 다 나오지 않아 좌로부터 우로 세장을 찍어 파노라마로 이어 붙인 사진입니다. 일일이 이름과 하는 일을 설명.. 2008. 1. 13.
동서 형님을 떠나 보내며.... 봄이면 산수유 꽃이 지천으로 뒤덮이는 마을, 산그늘 밑으로 바위계곡마다 소리내며 흐르는 물, 그 물위에 비친 산수유 꽃망울마다 쉬리들 헤엄치는 곳, 우리나라의 산수유마을, 전남 구례 산동면 위안리, 그곳에서 나고 자라서 결혼까지 하여 처음 공무원 생활을 하고, 서울로 올라와 네 자녀를 낳고 .. 2008. 1. 7.
수덕사의 여승 오랜만에 찾은 수덕사에 여승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대신 해가 지고 저녁때가 되니 쇠북만이 홀로 울고 있었습니다. 황금심이 노래한 수덕사의 여승이 김일엽을 말하는지 아니면 나혜석을 말하는지 알 길 없으나 새로 지은 수덕 여관에는 세 남자 세 여자의 자취 찾을 길 없고 젊디 젊었던 그 모습 어디 두고 하얗게 늙어버린 이응로만 웃고 있더이다. 덕숭산을 올라 서해를 보니 운무 가득하고 바로 눈앞 내일 일도 아득하기만 하더이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연들을 쌓아 놓아야 돌에 새겨진 억장의 무게 가벼워질런지 얼마나 많은 국화들이 피고 져야 얼키고 설킨 인연의 실타래 풀어질런지.... 2007. 10. 23. 수덕사 국화를 보며 - 황호신 Acker Bilk / Stranger on the Shore 수덕사의 여승 .. 2007. 11. 9.
감기 걸리지 말자 - (계룡산 단풍) - 감기(感氣)에 걸리지 말자 - 같이 근무하는 직원이 감기에 걸렸다. 겨울에 들어선다는 입동날부터 여기저기 감기 신고식 소식이 들려온다. 그는 요즘 감기가 그러하듯 매우 심한 독감에다 몸살까지 겹쳤다. 같이 근무하는 하루 내내 괴로워 하는 모습이 못내 안쓰럽다. 그렇게 힘들 바에야 병원에라도.. 2007. 11. 9.
생애 첫 개인전 또 하나의 인연으로 내곁에 다가왔던 풍경사진 개인전 모두 보내고 둘러보니 파편으로 남은 흔적들 뿐이다. 밤을 새면서 열심히 준비했었는데, 이제 나의 전시회는 어디쯤 가고 있는지... _윤회_ 라는 너무도 거창한 주제를 가지고 나름대로 끙끙 앓았었다. 노장의 첫머리와 무위자연의 사상을 담아보.. 2007. 10. 22.
딩동댕 지난 여름 자주 오는 여름도 아니기에(?? !!!) 한여름 더위는 여러모로 삶에 재미를 주죠 사실 여름이 없다면 무슨 수로 바닷속에서 수영을 할 수 있을 것이며 여름 더위가 없다면 시원 달콤한 수박맛을 어찌 느낄 것이며 피서를 핑계삼은 휴가 여행을 어이 떠날 수 있을 것인가 올 여름 휴가는 거의 생각도 않고 .. 2007. 8.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