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안에서684 [스크랩] 기다리는 동안 기다리는 동안 / 연해 그대 소식 기다리는 동안 줄기 마르고 꽃 시들었네 속눈썹처럼 감긴 꽃술 언제 다시 눈뜰까 동백꽃처럼 낙화하고 싶어도 질긴 미련 꽃잎 붙잡네 고개 숙인 그 꽃잎 언제 다시 일어설까 시든 꽃다발은 버려지고 버려진 꽃에 나비는 방황하네 뒤늦은 저 나비 .. 2011. 10. 28. [스크랩] 늙는다는 것 늙는다는 것 / 연해 늙지 않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살아있지 않은것 늙는다는 것은 살아있음의 축복이어라 숨을 쉴 때마다 한 호흡치만큼 늙어가고 박동 한번에 고동의 볼륨만큼씩 늙어간다 마음은 어느 호흡 어느 고동에 흰 머리를 늘릴까 사람을 가장 기쁘게 하는 것도 사람이.. 2011. 10. 28. 연미산 일출 / 가을 숲에 들어 [연미산 일출] [연미산] 가을 숲에 들어 - 연해 - 가을 숲으로 걸어가다 보면 보이지 않는 물감이 녹색을 지우고 있다 단색 성장통의 푸른 멍울 걷어내고 늘그막 골짜기에 복잡한 색으로 안개섞어 허공에 채색하고 있는 중이다 가을 숲으로 들어가다 보면 보이지 않는 손이 엽서를 흔들고 있다 이젠 살.. 2011. 10. 24. 여명의 원효봉 / 내 마음 안에 [여명의 원효봉] [원효봉] 내 마음 안에 - 연해 - 그냥 비워두고 싶은 의자가 있다 누구라도 내게로 오다가 지친 다리를 쉬고 싶어할 때 기꺼이 내 드릴 수 있도록 따뜻이 덥혀 두었으면 좋겠다 싶은 그런 의자 하나 있다 그냥 감춰두고 싶은 호수가 있다 내 마음 안에 비워둔 의자에 앉은 그 사람에게 눈.. 2011. 10. 16. [스크랩] 살며 사랑하며 살며 사랑하며 / 연해 그리움의 끝을 찾아가 보았더니 거기 기다림 있더라 앞이 보이지 않는 안개속에서 안개 저쪽을 보고 있더라 기다림의 끝을 쫓아가 보았더니 거기 눈물 있더라 풀잎 따서 강물에 던지며 날마다 어깨 들썩이고 있더라 눈물의 끝을 따라가 보았더니 거기 사랑 있더라 어둠 속에서도.. 2011. 10. 15. [스크랩] 붙잡을 수 없는 것 붙잡을 수 없는 것 / 연해 나는 너를 붙잡지 못했고 너의 뒷모습은 고집이었다가 체념이었다가 미련이 되었다 한 걸음씩 멀어지는 발자국 소리 내 마음은 달려갔다가 멈추었다가 뒷걸음질 쳤다 붙잡을 수 없는 것 그리움은 산이었다가 바다였다가 하늘이 되었다 ♥ 정이 편지지 ♥ <CENTER> <P> &.. 2011. 10. 15. 물매화, 고려엉겅퀴, 가시여뀌, 방동사니, 흰꽃향유 / 가을비 발자국처럼 [물매화] - 고결, 결백, 정조, 충실 [물매화] 매년 가을이면 한번씩 가는 이곳에 가서 립스틱 물매화를 만나고 왔다. 다 똑같은데, 단지 암술머리에 붉은 색이 연지처럼 칠해져 있다. 이 자그마한 차이가 다른 물매화들을 평범한 꽃으로 만들어 버린다. 명품과 범품의 차이는 사실 그닥 크지 .. 2011. 10. 14. 사포리 10경 [사포리 10경] - 우주안에 의미 없는 곳이 있을 수 없지만 작은 징검다리 삼아 열개의 디딤돌을 펼쳐봅니다.(순서는 의미가 없네요..) 연산 둑길과 부처님 산 그냥 그길을 걸어 보라.... 자연의 바람과 함께 그 길을 걸으면, 그 둑길옆에 있는 갈대같고 물과 같고 노을이 되는 묘한 존재가 되는 체험이 일.. 2011. 10. 11. 황매산의 가을꽃 / 멀어진 풍경 [쓴풀] - 지각(知覺) [쓴풀] 같은 음식을 만드는 식당끼리 서로 원조라며 다투는 모습을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다. 식물에도 원조가 있다면 식물명 앞에 아무런 수식어가 없어야 할 것이라 생각된다. 쓴풀에도 자주쓴풀, 네귀쓴풀, 대성쓴풀, 큰잎쓴풀, 개쓴풀 등 여러 종류가 있지만, 그중 원조는 아무 수.. 2011. 10. 8. [스크랩] 만가(晩歌-저녁의 노래) 만가(晩歌-저녁의 노래) / 연해 시간을 잃고 꽃들 사이에 앉아있다 황망히 일어서는 저녁 옷섶에 스며든 풀냄새가 어스름 저녁노을로 번질 즈음 점점 더 탁해지는 하늘 지친 바람도 쉬어가는 나뭇가지에 실루엣으로 앉은 한마리 휴식 그 휴식의 날개가 파르르 접힐 즈음 하루는 내 안에서 저물었다 오.. 2011. 10. 7. [스크랩] 그리움은 장맛비 되어 그리움은 장맛비 되어 / 연해 건드리지도 않았는데 지나가던 먹구름 장맛비 한나절 쏟아내면 황톳물 강둑에 넘치는 그리움은 어찌하라고 울고 싶지 않았는데 피어오르는 운무 아련한 눈가에 어리면 어둑해진 유리창에 흘러내리는 빗물은 또 어찌하라고 다 저녁 먼데서 온 늦은 손님처럼 보고픈 마음 .. 2011. 10. 7. 여우주머니, 당잔대 / 검은 별 그대 눈에 [여우주머니] - 종달새 [여우주머니] 해마다 가을이 오면 여우들이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여우주머니와 여우구슬, 잎은 곱게 단풍이 들어가고, 열매가 익어가기 시작한다. 고운 곡선으로 허공에 선을 그은채 수줍어 볼에 홍조를 띠는 모습이다. 줄줄이 매달린 주머니에는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이 숨.. 2011. 10. 4. 이전 1 ··· 27 28 29 30 31 32 33 ··· 5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