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詩 안에서/Poem & Photo

연미산 일출 / 가을 숲에 들어

by 緣海 2011. 10. 24.

 [연미산 일출]

 

 

 

 

 

 

 

 

 

 

 

 

 

 

 

 

 

 

 

 

 

 

 

 

[연미산]

 

 

 

 

 

가을 숲에 들어

 

- 연해 -

 

가을 숲으로 걸어가다 보면

보이지 않는 물감이 녹색을 지우고 있다

단색 성장통의 푸른 멍울 걷어내고

늘그막 골짜기에 복잡한 색으로

안개섞어 허공에 채색하고 있는 중이다

 

가을 숲으로 들어가다 보면

보이지 않는 손이 엽서를 흔들고 있다

이젠 살랑거리기도 힘겨운 굳은 가지에

상실을 예감하는 낮은 목소리

겨울 닮은 바람 불 때마다

빨간 우체함엔 우수수 부고장 날아든다

 

가장 먼저 첫 햇살 맞이하던 

 높은 가지의 기억들마저

보이지 않는 지우개가 하얗게 지우고 나면

나의 발자국은 어디쯤 가 있을까

그때 그 숲에서 만났던

보이지 않는 그 무엇들에게 물어보리라

나를 쥐고 평생 흔들었던 것은 그 무엇인가 하고

 

 

 

 

 

 

 

 

 

 

 

Ancestor's Cry - Nicole La Roche

'詩 안에서 > Poem & Photo'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지 / 홍시  (0) 2011.11.13
진안 마이산 / 너를 만나기로 한 날  (0) 2011.11.09
여명의 원효봉 / 내 마음 안에  (0) 2011.10.16
9월이 가면 2  (0) 2011.09.29
다원의 사람들 / 그대, 나의 사람아  (0) 2011.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