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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684

태백산 일출산행 3 / 문수봉에 두고 온 얼굴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태백산] - 강원도 태백시 문곡소도동 산80번지 문수봉에 두고 온 얼굴 - 연해 - 가슴에 새겨진 문신같아서 잘 지워지지 않는 얼굴 하나 잊어버리려 높이도 올라간 날 문수봉은 태백에 등돌리고 서 있었다 그에게도 익숙한 미움처럼 내가 건너왔던 세상은 구름의 파도에 휩싸여 눈앞에서 요동치며 넘실거렸다 높이 오를수록 저 아래로 멀어지는 것들 마침내 그가 보이지 아니하고 그와의 사이에 있었던 일들이 다 멀어지고 사랑이 섬처럼 둥둥 떠다니고 만남과 이별이 구분되지 아니할 무렵 나는 까닭없이 더워져서 입김을 내뿜고 목도리를 벗어 던졌다 문수봉에는 돌탑이 눈을 맞고 서서 오가는 바람들과 세월을 거래하고 있었다 사연을 정지된 시간으로 바꿔주는 동안 많이도 늙어버린 돌탑은 내가 .. 2014. 1. 19.
태백산 일출산행 2 / 화부(火夫)가 되어 [태백산] - 강원도 태백시 문곡소도동 산80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화부(火夫)가 되어 - 연해 - 서로 꼭 안아주라고 겨울은 추운 것이지 포옹한 연인의 배경으로 눈내리고 바람까지 불어준다면 얼마나 따뜻한 그림이 되랴 때로는 세상이 추워서 축복이 되기도 하나니 우리 포근히 품을 내어 외투와 속옷의 경계선을 넘어 온기를 주고 받으리 서로 힘을 다해 사랑하라고 때로는 미움도 세상에 떠도는 것이지 애증의 외나무다리 건너가 서로 껴안고 흘리는 눈물은 얼마나 뜨거우랴 거기까지 걸린 시간이 비록 멀고 견디기 힘들었을 지라도 오래 참은 누선이 폭발하듯 서로의 얼굴에 봇물처럼 그리웠음을 토해 놓으리 나 화부가 되어 살을 에이는 겨울에게 장작불을 피워주리니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주황의 이글거림으로 얼굴.. 2014. 1. 2.
태백산 일출 산행 1 / 산 꼭대기에 피는 꽃 [태백산] - 강원도 태백시 문곡소도동 산80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산 꼭대기에 피는 꽃 - 연해 - 산에 오르는 동안 저 멀리 시간을 눈물처럼 삼키는 높음이여 걸음마다 너를 향해 수없이 머리 조아렸음을 다 올라가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주변의 모든 봉우리들이 머리를 네쪽으로 부복하고 있었기에 나도 그중 고개숙인 한 봉우리로 올라와 태백의 장군봉위에 섰을 때 그 위에 새로 솟은 봉우리는 눈길을 내어 발아래를 내려다 보고 있었지 산에 서니 산보다 더 높다며 천지사방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굽어보는 동안 산줄기들은 높은데서 낮은 곳으로 흐르고 바람이 그 뒤를 따르고 그 뒤를 꽃들이 따라 내려간다 보아라, 산 꼭대기에는 늘 꽃들이 군락으로 피고 그 꽃 능선을 따라 산 아래로 내려가니 꽃은 이제.. 2013. 12. 31.
종남산 송광사 / 환승 종점에서 [전주 종남산 송광사] - 전북 완주군 소양면 대흥리 환승 종점에서 - 연해 - 밤은 호수처럼 짙어만 가고 할 일 없이 키 큰 빌딩들 사이로 우아하게 등장하는 눈송이들은 도시의 불빛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저 부드러운 결이 차갑다는 것을 볼을 스치고 지나갈 무렵에서야 비로소 .. 2013. 12. 17.
송호리 국민관광지 / 행복의 길 [송호리 국민관광지] - 충북 영동군 양산면 송호리 행복의 길 - 연해 - 행복의 길은 그대에게 가는 길이라고 예전에 써두었던 글을 잃어버렸다 꽃이 보여야만 꽃길인가 눈감아도 향기따라 가는 모든 길이 꽃길이듯 글은 잃었어도 길은 아직 마음속에 있네 여기 서있는 나와 저만치 어딘가.. 2013. 12. 13.
동래엉겅퀴 / 11월을 보내며 [동래엉겅퀴] - 건드리지 마세요 11월을 보내며 - 연해 - 찬바람 머무는 빈 가지에 검푸르게 멍들다 탈색되어버린 잎잎 겨울비 우수수 몰아가버리면 어제 있던 그자리에 오늘은 흔적도 없고 빈 논에는 농부의 그림자도 사라졌다 앞으로 이루어야 할 것보다는 아직 곁에 남은 것들을 헤아리.. 2013. 11. 30.
장태산의 가을 / 체온이 기억한 것들 [장태산] - 대전광역시 서구 장안동 체온이 기억한 것들 - 연해 - 줄도 없고 칸도 없는 회잿빛 하늘 종이위에 글씨가 흐른다 글씨가 첫눈처럼 쏟아지면 마음이란 글자는 하늘을 가로질러 달아나고 얼굴이란 글자는 미련이 남은 듯 마지막 남은 단풍잎 귀퉁이에서 머뭇거리다가 문득 형체.. 2013. 11. 21.
문광저수지 은행나무 / 가을비 호숫가에서 [문광저수지] - 충북 괴산군 가을비 호숫가에서 - 연해 - 가을비 오는 날 호수에 갔지 호수는 친절하게도 그 넓은 품을 펼쳐 혼자인 나를 반갑게 맞아주었지 나도 우산처럼 가슴을 확 열어 내 안 깊은 곳에 호숫물을 끌어대고 싶었지만 이미 그곳엔 바다가 출렁거리고 있어 조금만 더 주어.. 2013. 11. 6.
황매산의 추억 / 소식 [자주쓴풀] - 지각(知覺) [용담] - 당신의 슬픈 모습이 아름답다 [쓴풀] - 지각(知覺) [구절초] - 어머니의 사랑 [미역취] - 경계 [산부추] - 신선 [억새] - 친절 [개쑥부쟁이] - 기다림, 그리움, 순정 [억새] - 친절 소식 - 연해 - 바람 부는 날은 떨리는 나뭇잎의 일렁임 속에 그대의 목소리가 있었.. 2013. 10. 29.
개쓴풀 / 개쓴풀을 베끼다 [개쓴풀] - 지각(知覺) [개쓴풀을 베끼다] - 연해 - 가장 이른 시간의 이슬 밟고 개쓴풀을 만나러 간다 아직 덜 깬 눈망울에 별빛들이 초롱초롱하다 솟아오른 태양의 맨 처음 빛만을 받아들이는 꽃 숲에는 더러 지난 밤의 덜 깬 꿈이 아직도 남아있을 것이다 모습은 훔쳐왔으나 아차, 뿌리에.. 2013. 10. 17.
물매화 [물매화] - 고결 먼 산에 비 뿌리더니 몰려든 안개따라 가을이 깊어졌습니다. 물매화 꽃잎으로 달려든 빗방울은 하얀 파편으로 점점이 흩어집니다 [물매화] - 결백 계절은 어느새 내 마음 떨구어 물위에 띄워 놓았는데, 꽃잎은 하늘 향해 꽃살문 열어놓고 하염없이 누군가를 기다립니다. [.. 2013. 10. 5.
봄눈속의 꽃들 / 四月의 눈 [각시붓꽃] - 신비한 사람, 존경, 기별 [민둥제비꽃] - 겸양, 겸손 [할미꽃] - 슬픈 추억, 충성 [꿩의밥] - 무심함, 한 [4월 20일의 폭설에 갇힌 새잎] 四月의 눈 - 연해 - 무엇을 못잊어 저 겨울은 아직도 가지 못하고 하얀 눈을 뿌리는가 이제 막 눈 티워낸 새잎을 덮고 곧 져버릴 꽃 위에 쌓이고.. 2013. 4.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