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광저수지] - 충북 괴산군
가을비 호숫가에서
- 연해 -
가을비 오는 날 호수에 갔지
호수는 친절하게도 그 넓은 품을 펼쳐
혼자인 나를 반갑게 맞아주었지
나도 우산처럼 가슴을 확 열어
내 안 깊은 곳에 호숫물을 끌어대고 싶었지만
이미 그곳엔 바다가 출렁거리고 있어
조금만 더 주어도 넘쳐버릴 것 같아
우산을 접어 가을비를 호수에 주기로 했지
그러면 호수는 빗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여기 저기 동심원을 찍어대곤 했지
가을비 오는 날 호숫가에 서면
젖어가는 눈동자와 소리치는 파도와
닫혀만가는 가을날의 반영까지
다 받아들이는 다정다감한 수면위로
호수는 친절하게도 그 따뜻한 품을 펼쳐
넘쳐버릴 것처럼 가득 감싸 안아 주었지
Aubade/ Andre Gag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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