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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659

춘분 2 / 광대나물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 춘분 2 ] - 연해 / 황호신 - 지금까지 내가 더 많이 차지했던 하루를 오늘부터 당신에게 넘깁니다 꽃이 피기에는 내 혼자의 밤은 너무 어두웠기에 더 따뜻한 당신 품안에서 많은 꽃들이 피어나기를 바랍니다 어미를 따르는 병아리들처럼 조롱 조롱 꽃 피어나면 나는 그날부터 당신을 봄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언젠가 꽃들도 쓸쓸히 지고 꽃대신 단풍이 산을 물들이면 가을이라는 이름으로 당신의 하루를 되돌려 받겠습니다 부디 그날까지 당신의 봄은 안녕하시기 바랍니다 2015. 04. 05. 춘분2 / 연해 2024. 3. 19.
춘분 3 / 애기자운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 춘분 3 ] - 연해 / 황호신 - 바람신 꽃시샘 나서 바람 날리고 눈 뿌려도 피어나는 꽃을 막을 수 있겠습니까 춘분에 꽃샘이 오고 설늙은이 얼어 죽어도 밖으로 향하는 마음 멈춰지겠습니까 태양은 북으로 올라가고 꽃도 따라 춘분점을 넘을 때 우리 발길도 따라 가지 않겠습니까 꽃 체온이 오르고 벌 나비 저리 바쁜데 어디 우리 사랑이 식겠는지요 2024. 03. 19. 춘분 3 / 연해 2024. 3. 19.
속삭이는 봄 / 노루귀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 속삭이는 봄 ] - 연해 / 황호신 - 봄이라고 속삭이면 금방 꽃이 필 것만 같다 귓바퀴 간지러워 잔털들 송연히 일어서고 머리끝에서 발바닥까지 온 몸 뒤척이는 봄 보이지 않지만 봄에는 모든 색 들어 있어서 귀에 대고 속삭이면 차례대로 흰 꽃 분홍 꽃이 솟아 나올 것만 같다 꽃잎 가슴에 꼭꼭 숨기고 있던 그 말 뜨거운 입김으로 속삭이면 금방 봄이 올 것만 같다 2024. 03. 17. 속삭이는 봄 / 연해 2024. 3. 17.
산중의 꽃 / 변산바람꽃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 산중의 꽃 ] - 연해 / 황호신 꽃잎을 펼쳐 보아도 찾아 주는 이 하나 없고 향기 흘려 놓아도 올라 오는 이 하나 없네 나는 산중의 꽃 숨어서 피어도 기다림 있고 보이지 않아도 그리움 품었네 나는 산중의 꽃 보러 오는 길 높고 험해도 뿌려둔 향기 따라 오소서 그대 누구든 꽃잎 지기 전에 꽃색 바래기 전에 내 마음 가져갈 이 누구? 2024. 03. 15. 산중의 꽃 / 연해 2024. 3. 15.
단 한 번 제 몸 불 태우다 / 개암나무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 단 한 번 제 몸 불 태우다 ] - 연해 / 황호신 - 성냥불 한방에 긋~ 꽃망울 한봄에 홧~ 2024. 03. 15. 단 한 번 제 몸 불 태우다 / 연해 2024. 3. 15.
봄은 너야 / 붉은대극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 봄은 너야 ] - 연해 / 황호신 - 봄은 너야, 넌 봄이야 가슴에 설렘 안고 오는 봄이야 꽃은 너야, 넌 꽃이야 수줍어 고개 숙여 피는 꽃이야 별은 너야, 넌 별이야 내 맘에 돋아나는 너는 별이야 봄에 봄샘, 꽃에 꽃샘 찾아와도 별처럼 꽃피는 봄은 너야 2024. 03. 14. 봄은 너야 / 연해 2024. 3. 14.
지나간 뒤에야 보이는 것들 / 눈개불알풀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 지나간 뒤에야 보이는 것들 ] - 연해 / 황호신 - 계절이 바뀌고서야 안다 얼마나 많은 꽃들이 지나가 버렸는지 꽃 지면 그때서야 안다 얼마나 날카로운 가시를 세우고 있었는지 사랑이 지나가면 안다 얼마나 독한 미움을 달고 살았는지 미움마저 가버리면 안다 얼마나 쓸데 없이 나이만 먹었는지 지나갈 때 까진 모른다 다 잃고 나서야 비로소 보인다 눈 먼 욕심에 가리어 보이지 않던 내 안에 꽃 한 송이 2024. 03. 11. 지나간 뒤에야 보이는 것들 / 연해 2024. 3. 11.
꽃잎에 적다 / 삼지닥나무 외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 꽃잎에 적다 ] - 연해 / 황호신 - 액자에 넣어 표구할 수도 없고 앨범에 끼워 보관할 수도 없지만 마음속에 정지된 시간은 빛 바래 추억이 된 한 장의 사진과 같다 한 때 시간을 함께 보내며 이야기했던 이야기와 웃었던 웃음들 또한 마음에 길을 내고 서로 손짓하던 그 시간에 살아있는 한 편의 영상과 같으므로 괜찮다 목소리 듣지 않아도 얼굴 보지 못해도 어딘가 살아있음에 안도하듯 아, 우리의 웃음은 빛이고 우리의 이야기는 음성이어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므로 노트에 써놓지 않았어도 꽃잎에 적어 놓았으니 꽃이 져도 또 피는 한 마음에서 지워지지 않을 것이므로 2024. 03. 10. 꽃잎에 적다 / 연해 2024. 3. 10.
너는 야생화다 / 산자고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 너는 야생화다 ] - 연해 / 황호신 - 내가 꽃을 모른다 나를 위해 꽃잎을 열어둔 건 아니어서 그에게 가는 길이 돌길 물길을 건넌다 해도 그건 꽃의 잘못이 아니다 꽃이 나를 모른다 내가 아무리 밭을 갈아 그를 길들이려해도 결코 길들지 않는 야성 먼데 꽃은 먼데서만 핀다 그건 꽃의 모자람이 아니다 들꽃 메꽃 물꽃 하늘꽃 꽃들은 저마다 피는 곳이 있고 지는 곳에서만 진다 모르는 건 모르는 채로 두자 몰라도 느끼면 이해됨을 알 때 옷깃에서 별이 떨어진다 소매자락에서 바람이 풀려나온다 그 바람과 별과 함께 살아서 너는 야생화다 2024. 03. 07. 야생화가 사는 법 / 연해 2024. 3. 7.
춤추는 꽃 / 노루귀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 춤추는 꽃 ] - 연해 / 황호신 - 꽃이 춤추고 있다 춤 사위마다 바람이 불려 나온다 밑에서 보니 꽃은 태양과 손을 잡고 있다 한 손은 손끼리 맞잡고 다른 손은 허리를 감싸고 있다 음률처럼 쏟아지는 햇빛이 어깨를 돌아 무대를 가득 채운다 쭈뼛쭈뼛 막 풀린 계곡물이 가늘게 장단을 맞춘다 바람이 세게 불어 줌바 댄스 살살 불면 발레 봉긋 또 봉긋 전통춤 가락에 손가락 끝이 나긋하고 왈츠 박자에 지루박 당기더니 일제히 도리도리 걸그룹 댄스에 에라 이도 저도 아닌 막춤까지 꽃은 입 대신 몸으로 말한다 한 나절 몸으로 울다가 웃다가 해가 가버리면 조명도 꺼져 아쉬운 춤판은 끝나고 꽃은 서둘러 그의 잎을 닫는다 꽃잎 안에 바람기 가득 담아서 2024. 03. 07. 춤추.. 2024. 3. 7.
꽃은 어떻게 추위를 넘는가 / 홍버들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 꽃은 어떻게 추위를 넘는가 ] - 연해 / 황호신 - 겨울 눈덮인 대지를 뚫고 한 꽃이 앞장 서 꽃을 피우면 강 건너는 누우 무리처럼 한 마리가 수천마리가 되고 한 송이가 수천 수만 송이가 된다 이윽고 물결이 되고 도도한 흐름이 되어 강을 넘고 겨울을 건너는 것이다 일단 이동이 시작되면 그 무엇도 이들을 막지 못한다 강 건너 푸른 초지와 계절 저쪽 따뜻한 바람이 견디지 못할 유혹의 압력이다 그리하여 누우들은 공간이동을 하고 꽃들은 시간이동을 한다 그래서인가 겨울강 찬 물을 건너온 꽃이 더 향기롭고 시련의 시간을 거쳐온 꽃이 고개 숙일 줄 아는 것은 2024. 03. 04. 꽃은 어떻게 추위를 넘는가 / 연해 2024. 3. 4.
눈부신 고립 / 노루귀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 눈부신 고립 ] - 연해 / 황호신 - 그림자들이 떠나간다 바닥은 깊으며 보이지 않는다 흩어지는 바람 뿌연 먼지바람에 태양이 가려진다 하늘도 보이지 않는다 그림자들이 손을 흔들고 있다 꽃망울이 꽃송이 되는 동안 아침이 이슬이 되는 동안 어둠이 밤 쪽으로 물러가는 동안 사막에서 홀로 동떨어짐 낙타는 새끼를 낳을 때 무리를 떠나지 사막을 사방으로 헤메다가 아무도 없는 외진 곳에서 출산을 하지 고립이 생명을 낳지 외로움은 중요하지 않아 고독보다 눈부신 고립 고립이 꽃을 피우지 2024. 03. 02. 눈부신 고립 / 연해 2024. 3.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