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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Poem & Flower

만나고 돌아서는데 꽃이 말하길 / 애기중의무릇

by 緣海 2024. 5. 2.



<  Novo Amor - State Lines >

 

 

 

 

 

 

 

 

 

[  만나고 돌아서는데 꽃이 말하길  ]

 

- 연해 / 황호신 -



때로 혼자인게 좋다
소가 혼자일 때 되새김질 하듯
지난 시간을 반추하여
새벽의 과습한 공간에 풀어놓는다
오이풀이 밤새 마신 물을
잎새마다 방울 방울 매달아 놓는 동안
아침이라는 좋은 시간에
번민을 되짚어 가다 보면 만나지는
넘쳐나던 대화들과 수많은 생각들을
일액으로 내놓는다

혼자라는 좋은 시간 보낼 때
불쑥 카메라 들이 대지 마세요
마이크 앞에서 혀가 굳듯
카메라 앞에서는 표정이 굳는답니다
먼저 부드러운 눈길로 바라봐 주고
따뜻한 목소리로 말 걸어 주시면
예쁘게 미소 지어 드릴게요
말은 못하지만 생각은 다 있어요
만지지 말고 건드리지 않는다면
다음에 오실 때도 피어 있을 거예요

 

 

2024. 05. 02. 만나고 돌아서는데 꽃이 말하길 / 연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