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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Poem & Memory

버려지는 것들

by 緣海 2009. 8. 25.

 

 

 

  버려지는 것들

 

-- 緣海 -- 한 손에 종이컵을 들고서 다른 손으로 화분의 풀을 뽑는다 풀은 뽑히지 않으려고 뿌리를 넓게 벌려 저항한다 삶의 의지는 이토록 거세었던가 줄기가 뜯기도록 힘을 준 끝에 뿌리는 미련처럼 흙을 매달고 힘없이 들어 올려지고 만다 벚꽃은 낙화하여 물위에 떠있고 나방은 버둥거리며 파문을 만든다 따뜻한 봄날 수명을 다하는 것들 벚꽃잎 떨어져 이파리 피어나고 나방은 물에 빠져 물고기 살찌고 풀은 뽑히어 화초는 꽃피지만 풀은 시들고 나방은 죽고 꽃잎은 물살에 떠내려가고 다 마신 종이컵을 미련없이 버린다 수많은 손길들이 더불어 버려진다

 

 

<2005. 04. 26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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