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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684

봄비는.... 봄비는 緣海 봄비는 꽃잎 끝에 내리는데 낙화는 내 마음에 진다 어리둥실 빗물에 쓸려가는 피다 만 꽃잎하나 봄비는 우산 끝을 때리는데 상처는 내 가슴에 팬다 후두두둑 낙숫물 되어 흐르는 아픔 몇 방울 봄비는 유리창에 맺히는데 세월은 내 몸 속에서 간다 깊은 시름 동심원 되어 흩어지는 한숨 한.. 2008. 3. 26.
슬픈 색 노루귀 슬픈 노루귀 - 연해 - 봄바람 불면 키만큼만 손 흔들고 봄비 오면 꽃잎에 눈물 달고 초롱 초롱 꿈은 열리지만 부슬 부슬 잔털마다 빗물 맺히어 말을 건네기도 전에 울먹이는 마음 곁눈길 한번에도 고개 꼬아 꽃잎 접네 검은 흙을 파보아도 꽃잎은 보이지 않았는데 어디서 다 나왔을까 슬픈.. 2008. 3. 25.
동행 동행 緣海 - 우리 만나기 전에는 발길은 어긋났고 눈길도 엇갈렸습니다 - 우리 만날 때에는 발길을 서로에게 향하고 서로에게 눈길을 주었습니다 - 우리 이제 동행이 되어 같은 방향을 가고 같은 곳을 바라봅니다 이제야 비로소 함께 가야 할 곳을 같이 바라본 것입니다 Alfonsina y el mar (알폰시나와 바다.. 2008. 3. 21.
우리에게 시간은 우리에게 시간은 緣海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은 너무 짧았어요 세상의 빛은 높은 나무에게 모두 빼앗기고 숲 사이로 자투리 빛이 탐조등처럼 들어올 때 햇살은 반짝이며 얼굴위에 머물렀지요 잠시나마 자태를 뽐내며 해바라기를 할 때 어디선지 찾아온 꿀벌 한 마리 그의 다리에 묻어온 꽃가루를 받아.. 2008. 3. 20.
선암사의 봄 선암사의 봄 緣海 봄바람은 허리에 불어 휘늘어진 연분홍 꽃잎 간지럽다 휘청이었습니다 봄비는 가지마다 내려 솟아오른 연둣빛 잎싹 무겁다고 출렁이었습니다 오는 봄마다 봄을 타 빛나는 얼굴 붉어진 볼 봄볕은 열꽃으로 남았습니다 Loving Cello / Ralf E.Bartenbach 2008. 3. 18.
탑의 悲願 탑돌이 緣海 열망입니다 님 흔적 찾을 길 없으니 마음 속에 탑을 세우고 삼오칠구 쌓여진 업보 새기며 홀수배로 님 마음따라 돌아 갑니다 보고픔입니다 님 생각 번뇌에 못견디면 탑파塔婆에 봉안된 님 모습 그리다 상륜에 번지는 은은한 미소 돌아서 돌아서 바람일다 체념입니다 나를 보되 너를 보라 .. 2008. 3. 17.
눈내리는 소리 3 눈내리는 소리 3 緣海 오래 전 헤어졌다 다시 만나는 연인들의 가슴에 다독이는 한숨의 소리 먼 곳의 임을 그려 물망의 옷을 짓는 옛 여인의 손에 흐르는 실비단 소리 정한의 마음 전하려 밤새워 죽청지 하얗게 펼쳐놓고 새벽에야 구르는 사연의 소리 꽃샘의 추위 사이로 차가운 적설을 들추고 두리번 .. 2008. 3. 3.
눈내리는 소리 2 눈내리는 소리 2 緣海 가슴께를 지나가는 중이다 눈내리는 소리 정수리로부터 흘러내린 서늘함이 시선을 좇아 불면에 머물더니 마침내 허물어지는 빙산처럼 후두둑 흩어지는 그리움 너를 향하는 무언의 마음이 아득한 지상으로 내리다 목덜미를 지나 어깨를 지나 쌓이지 못해 머뭇거리며 아릿한 통.. 2008. 2. 29.
눈내리는 소리 눈내리는 소리 緣海 눈은 벗겨 허물을 드러내지 않고 눈은 덮어 상처를 감싸준다 눈은 알고 왔나 보다 부드러운 허공에 올올이 풀어 헤쳐 말없이 바람에 흩날리다가 말라버린 꽃의 기억위에 쌓이면 안으로 안으로 품는다는 것을 그리하여 눈길은 녹아 한방울 따뜻한 눈물이 되려고 마침내는 저리도 부.. 2008. 2. 27.
물안개 물안개 緣海 마음에 담고만 있어야 했는데 아침 햇살이 너무도 서러워서였다 첫 발자국 소리만 듣고도 하소연은 수면위로 피어 올랐다 어두웠던 만큼이나 사연은 아웅다웅 밤새 추웠노라 울먹였노라 걷잡을 수 없이 북받쳐 올랐다 그 깊은 가슴 속에 산이 있었다 푸르른 바닥 가득 하늘도 있었다 그.. 2008. 2. 19.
사랑 <사진 - 무창포해수욕장> 사 랑 緣海 어린 날에 옆에 있다는 것 만으로 함께 뛰놀 수 있었던 동무처럼 사랑이라 굳이 나누어 이름 붙이지 않아도 한마음으로 서로 어울리게 하소서 미움은 멀리 정은 더욱 가까이 티없는 마음으로 살게 하소서 물을 거스르지만 물에 휩쓸리지 않는 물고기는 다 다르.. 2008. 2. 18.
소식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소식 緣海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는 오후 햇빛 한 무리가 나의 거실로 피난 왔다 유리창 보초병은 바람을 소리 내어 막아내고 난민들만 안으로 들여보냈다 추위에 떨었을 그들은 거침없이 들어선다 배짱 좋게 내 영토를 반이나 차지하고서도 탁자 유리를 박차고 천정 꽃무늬까지 부조로 만들어 낸다 찻잔에 피어오르는 김에 모여 있는 그들은 밖에서 추웠던 만큼 안에선 따뜻한가 보다 가장 추운 날, 가장 안까지 들어온 그들은 등을 내어주고, 난 그 등을 기대고 앉아 그들이 전해주는 소식을 섭취한다 그들의 무릎을 베고 눕는다 누우니 그들의 고향이 밖에서 눈에 든다 그들과 장난치며 한 나절을 보낸다 그들은 그저 가볍다 점점 세력이 약해지더니 홀연히 사라져 버렸지만 눈을 감고, 그들의 행방.. 2008. 2.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