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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678

아직 남은 것들 / 연해 [ 아직 남은 것들 ] - 연해 / 황호신 - 긴 여름 뜨겁게 보내고도 아직은 더운 낮시간 저만큼 많이 남아 있는데 꽃잎을 가득 채웠던 그 서러움에 말라 가도 핏줄에 남은 정염 그대로인데 이룰 수 없는 푸른 잎의 사랑 어긋난 운명이 아쉬워 피워냈던 그 꽃잎 아직 붉은데 같이 피어나 서로 기대어 선 그대의 이름 아직 남아 함께 시들어도 나는 외롭지 않겠네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2022. 10. 4.
첫사랑 / 연해 첫사랑 / 연해 풍선이 올라간다 실에 매달려 건네주다 놓쳐버린 두 손이 마주 보던 두 눈이 설레던 가슴이 따라 올라간다 어쩌면 첫사랑이란 원래 저 하늘이 고향이어서 풍선 따라 올라가 그곳에서 별이 되었을지도 몰라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2022. 10. 4.
어버이날 / 연해 [ 어버이날 ] - 연해 - 어머님 아버님! 이팝나무에 꽃이 한사발씩 피었습니다 그곳에도 꽃은 피는지요 기억속 당신들께서는 그저 자식들 뱃속 허기 달래주려 인생 가장 꽃다운 시절을 논에서 밭으로 다 보내셨지요 그늘속 서러운 사회적관계망 틀안에 바람꽃 열매 몇알 남기고 속절없이 져버리셨지요 어머님 아버님! 올해도 못오신 어버이날 벽 한쪽 서러운 아크릴 액자 틀안에 두분 환히 웃음짓고 계시는데 어쩌면 함께 산 반평생 인생은 액자속 사진 한장이 전부인가 봅니다 저희 역시 언젠가 책상 한쪽 액자속에서 아이들을 지켜보겠지요 어머님 아버님! 요즘은 누구나 사회적관계망 틀안에 손쉽게 효도를 전하고 지지도 않는 꽃을 보내주는데 보고 싶은 우리 부모님 그리워하는 마음 전해줄 관계망은 왜 없는 것일까요 올해도 마음속으로만.. 2022. 10. 4.
달래숲 [ 달래숲 ] 산에서 내려와 식탁에 오르기까지 숲에서 마을로 길을 열어간 너 달래의 몸에는 숲으로 가는 길이 있네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2022. 10. 4.
금낭화의 부름켜 [ 금낭화의 부름켜 ] 부피성장을 하던 사춘기 부름켜는 갈래머리 나이테를 늘려가고 원색으로 원색으로 피워내던 꽃다운 나이 이제 마음에도 형성층을 형성하다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2022. 10. 4.
호수와 코스모스 / 연해 [ 호수와 코스모스 ] - 연해 - 마음을 열어 뛰어들고 싶은데 흔들리는 건 마음 뿐 닿을 듯 닿을 듯 너와 나의 거리 바람은 바람을 데려갔다가 되돌아오고 되돌아오고 세월은 어쩌자고 흘러간 기억만 풀어 놓는지 물결 비늘처럼 일어 수면에 흐려진 코스모스 얼굴 잡힐 듯 잡힐 듯 물가에서는 그리움의 키만 자라네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2022. 9. 29.
너도 너도 너도 / 연해 [ 너도 너도 너도 ] - 연해 - 혹독하게 추워야만 꽃을 잘 피우는 너의 고향도 북쪽이겠구나 바람이 북에서 내려오면 그 바람따라 내려온 너의 이름 그래, 너도 바람꽃으로 인정할게 우리 타협 본거다. 너도바람꽃 이름만 조금 다를 뿐인데 쟤는 고드름처럼 하얀 몸인데 왜 난 누런 피부인거냐고 몸에 털 없기는 마찬가지인데 피부색 따라 인종차별 말자해도 내심 나도수정초 되고 싶은 너도수정초 언젠가 한번은 꼭 보고 싶다 그 모습 그리며 마음으로 원하다 보면 피그말리온의 여인 갈라테이아처럼 그녀의 혈관에 피돌아 이 땅에서 만나리 기다리다 정히 견디지 못하겠거든 그곳이 아무리 멀어도, 아무리 높아도 내가 너에게 가겠다, 너도제비란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2022. 9. 29.
나도 나도 나도 / 연해 [ 나도 나도 나도 ] - 연해 - 짧은 봄 지기 전에 바람 안고 피어나는 바람꽃들 그 바람 기다리는 바람개비 얼레지 꽃잎 돌릴 수 있다면 나도 바람꽃 되고파 나도바람꽃 꽃이 되어 피어났지만 얼레지는 모두 어디로 갔을까 내 사랑은 너무 빨라 안보여 순식간에 끝나고 말지 고개 숙이고 두 눈 크게 떠야 보이지 다섯 다리 펼칠 때마다 누군가에게 터지는 사랑의 가루 물통이 닮아 나도물통이 사람들 사랑은 뭐 더 비밀스럽더만 내레 북에서 왔어, 백두혈통이지 온난화 남녘에선 살수가 없지 이거 왜 이래 나도 채소야 감채보다는 못해도 단맛이 나지 누가 뭐래도 나도 백합이야 나를 보려면 고생좀 해야 할걸 원래 미인은 사람을 좀 힘들게 하잖아 그래도 와봐 나도개감채니까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2022. 9. 29.
내 삶의 떨켜들 [ 내 삶의 떨켜들 ] 미련없이 버려야 한다 때로 삶이 비굴하여도 뜯겨져 나간 자라미다 상흔이 수북하여도 여지껏 매달고 있었던 미련들 떨어지는 꽃잎은 뒤돌아 보지 않는다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2022. 9. 29.
소중한 꽃 [ 소중한 꽃 ] 처음 보는 낯선 꽃보다 멀리 가야 볼 수 있는 귀한 꽃보다 화분에 갇힌 아름다운 꽃보다 풀꽃반지 만들어 손가락에 끼워줄 수 있는 가까워서 흔한 꽃이 더 좋다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2022. 9. 29.
구슬이끼 / 우리가 보낸 봄날들 [ 우리가 보낸 봄날들 ] - 연해 - 봄마다 산마다 피어난 꽃들 앞에 우리가 있었고 푸르던 구슬이끼 꼭지 검붉게 익도록 그 봄 지새우고 그 산을 넘고 그 꽃 보냈었지 피어나고 흐트러져 날아간 꽃잎들 만큼이나 우리의 봄날들 펼쳐져 그것이 바다라면 그 바다엔 시의 파도가 몰아치리 일으켜 그것이 숲이라면 그 숲은 만권의 시집이 되리 열정이라 이름 붙이어 보낸 세월들 흩어진 이야기들 이제 검붉은 구슬이끼 꼭지 쪼그라 들도록 우리 잠시 잊고 있었네 바람결에 날린 꽃잎들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을 우리가 보낸 봄날들마다 산마다 꽃잎들마다 한때 세상을 곱게 물들였음을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2022. 9. 23.
넓은잎각시붓꽃 / 처녀에게 바람맞고 각시한테 눈흘긴 날 [ 처녀에게 바람맞고 각시한테 눈흘긴 날 ] - 연해 - 처녀, 처녀 중에서도 숙은처녀 처녀치마, 처녀치마 중에서도 숙은처녀치마를 보겠다고 높이 올라간 날 올라갈수록 계절을 거슬러 봄에서 겨울로 거꾸로 시간여행 연두 새잎이 앙상한 가지로 바뀔 즈음 약속한 바는 없었지만 그 하늘 밑에 처녀는 그림자도 없어 쓸쓸히 바람맞고 돌아서는 길 다시 봄으로 돌아와 따뜻한 바람이 부는 산 밑에 각시, 각시 중에서도 넓은잎각시 각시붓꽃, 무슨 사연을 적겠다고 각시붓꽃 중에서도 넓은잎각시붓꽃을 만나 실컷 눈흘긴 하루 내려올수록 빨라진 세월 처녀보다도 각시가 더 좋아 치마보다 붓이 더 좋아 없는 치마에 붓으로 한 줄 남긴 날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2022. 9.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