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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Poem & Flower

맹지에 길을 내다 / 해국

by 緣海 2022. 11. 17.

 

 

 



<  노르웨이 숲 - 우리의 바다에서 너를 외치다 >

 

 

 

 

 

[  맹지에 길을 내다  ]

 

- 연해 황호신 -

 

 

살다보니 이곳이 맹지이다

팔리지도 않고 살 사람도 없는 바위 끝

파도소리 듣고 바다를 그리워하며

뱃고동 소리 듣고 먼 육지를 동경하며

발 디딜 수 없는 하늘만 바라보다

얼굴이 하늘처럼 바랬다

밤새 뒤치던 눈이 붉게 충혈되었다

 

꽃말 기다림을 인내하며

꽃말 침묵의 자세로

길 없는 곳에 피어 길 없는 바다를 응시하다

맹목적 수긍으로 보라색 꽃잎을 펼친다

 

절벽 끝에 길을 내고 맹지의 꽃이 피었다

비로소 숨길이 터지고

뒤늦은 바람이 그 길을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