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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Poem & Flower

어리연 / 열림과 닫힘의 어느 순간에

by 緣海 2015. 2. 1.

 [어리연] - 수면의 요정

 

 

 

 

 

 

 

 

 

 

 

 

 

 

 

 

[황금어리연] - 수면의 요정 

 

 

 

 

 [좀어리연] - 수면의 요정

 

 

 

 

어리연들

 

어느 공예가의 접기 솜씨가 저리도 정교하고 매끄러울 수 있을까요.

어느 화가의 붓터치가 저리도 곱고 아름다울 수 있을까요.

어리연의 레이스 장식을 보고 있노라면 누구라도 경탄을 금치 못할 것 같습니다.

조름나물과 어리연꽃속에 속하는 아이들이 대부분 비슷한 모습들이죠.

잔털이 많은 꽃은 빛의 간섭현상으로 더 영롱하게 보이곤 한답니다.

 

물에 피어있으니 반영까지도 함께 담을 수 있어 사진가들에겐 인기 좋은 피사체이지요.

여기에 노랑어리연만 빠져 있는데, 그 아이까지 더하면 어리연 세트 완성입니다.

지난해 물속에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등에 따가운 햇살을 받아가며 담던 생각이 납니다.

작년의 델 듯 했던 햇살의 하루 하루들은

고운 씨앗이 되어 얼음장 밑에서 고요히 때를 기다리고 있겠지요.

 

 

 

 

 

 

열림과 닫힘 사이의 어느 순간에

 

- 연해 -

 

 

꽃이 열어서 시작한 시간

닫히는 꽃잎 사이로 하루가 같이 접혔다

 

최초의 눈 뜸에서

마지막 눈 감을 때까지 지켜보며 담아냈을

수많은 태양들

꽃 안에는 그 태양들이 빛나고 있다

 

열림과 닫힘 사이의 어느 순간에

우리의 시간도 있다

우리의 만남이 있고, 마침내 다시 뜨지 못할

눈에 눈물이 맺힐 때

우리 인연의 완성이 있다

 

완고했던 껍질이 깨어지면

그 안에서 기억의 시간들이 풀어져 나오고

그토록 그리워하던

예전의 하늘로 자라 오르게 될까

 

차가운 바람에 마른 꽃잎 허물어지고

꽃 안에 접혀졌던 하루들이

홀씨를 달고 먼 허공으로 날아간다

 

 

 

 

 

Violin Muse / Ikuko Kawai

 

1. A tale of Aphrodite

2. Cobalt moon

3. Yoimachigusa

4. Carmen Rouge

5. Red Violin

6. Eternally

7. Tempest

8. Chaconne

9. Nostalgia in Blue

10. Scarlet confes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