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끈이귀개] - 파리의 눈물
[끈끈이귀개]
풀숲속의 작은 폭죽놀이, 끈끈이귀개의 아름다움을 찾아 남도에 다녀왔다.
꽃이 피어있으나, 꽃보다 아름다운 촉수의 영롱한 붉은 이슬을 보고 있노라면
그 치명적 아름다움에 취해 종일 보고 또 보고 그리고도 돌아서기 아쉬워지니
내가 곤충이었다면 영락없이 이 아이들의 한끼 식사가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어찌 엽록소의 탄소동화작용이라는 전통적 식물의 영양공급체계를 포기하고
잎이 변해서 된 촉수를 이용해 벌레를 잡아 연명하게 되었을까.
물속 곤충을 잡아먹는 통발을 보았지만, 끈끈이주걱과의 이 아이들만큼
눈앞에서 리얼하게 곤충을 잡아먹는 모습을 보여주진 않았었다.
끈끈이주걱과에는 벌레말이말속, 파리지옥속, 끈끈이주걱속, 드로소필룸속 등
4개의 속, 100여종의 일년생 혹은 다년생초들이 있으며, 대부분 곤충을 잡아먹고 산다.
아름답게 빛나는 붉은 이슬은 끈적거리는 점액의 덫으로 되어있고,
곤충을 유인하는 달콤한 향이 있어 그 향에 이끌리어 살짝 촉수에 닿기만 하면
제아무리 몸부림쳐도 결코 빠져나올 수 없는 지옥으로 빠져들게 되어있다.
흔히 만날 수 있는 끈끈이대나물, 끈끈이주걱, 끈끈이귀개, 끈끈이여뀌 등은
모두 손에 닿으면 끈적끈적한 점액질의 액을 줄기 혹은 촉수에 달고 있다.
파리끈끈이나 쥐끈끈이는 이들을 응용해 만들어진 아이디어제품일 수도 있겠다.
곤충들에게는 안된 말이지만, 저 예쁜 아이들이 오래도록 그곳에서 잘 살았으면 좋겠다.
Your Beautiful Love / Back To Ear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