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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밖에서/들꽃과 散文

남개연...

by 緣海 2013. 6. 10.

[남개연] - 청순한 마음, 깨끗한 마음

 

 

 

 

 

 

 

 

 

 

 

 

 

 

 

 

 

 

 

 

 

 

[남개연과 잠자리]

 

이제 신록을 지난 녹음이 짙어가고, 그 녹음의 빛깔을 실은 물결이 지나간다.

잔바람이 불 때마다 꿈결처럼 노랗고 붉고 푸른 반영속 세상도 더불어 흔들린다.

취생몽사의 냇가에 노랑 남개연 멍울멍울 덩어리로 피어나고,

실잠자리 물잠자리 젊어 한때의 사랑에 취해 서로 떨어질 줄을 모른다.

 

한줄기 바람이 건듯 불어오더니 물밑 세상의 평화가 깨어진다.

일장춘몽의 단꿈에 젖어있던 잠자리들이 흩어지고,

노랑 꽃잎에 붉디 붉은 주두반의 남개연도 이리 찢기고 저리 흩어진다.

생각해보면 이 세상의 평화란 얼마나 연약하고 불안정한 것이었던가.

그러나 이내 제자리를 되찾고,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잠자리들의 군무가 시작된다.

 

수면하에 반영시켜 본 세상은 깨어지기 쉽기에 아름답기 그지 없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아름다운 것은 오래 지속되기 어려운 법이다.

메뚜기도 한 철, 오후 한나절 냇가를 아름답게 하던 반영속 잠자리들은

해가 서산에 기울수록 아쉬운 듯 혼신의 힘을 다해 사랑의 전쟁을 치룬다.

저들에게 내일은 없다. 오늘 사랑하면 그걸로 끝이다.

사람이라고 뭐가 다르랴. 이윽고 이글거리던 불덩어리가 산을 넘어가더니,

낮에 있었던 모든 일들도 어둠속에 잦아든다. 또 다른 평화가 찾아온다.

 

 

 


 

1
 A Tale Of Aphrodite
2
 Cobalt Moon
3
 Yoimachigusa
4
 Carmen Rouge
5
 Red Violin
6
 Eternally
7
 Tempest
8
 Chaconne
9
 Nostalgia In Blue
10
 Scarlet Conf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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