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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밖에서/들꽃과 散文

비오는 날 메꽃, 양귀비꽃

by 緣海 2013. 6. 12.

[메꽃] - 속박, 충성, 수줍음

 

 

 

 

 

 

 

 

 

 

 

 

 

[꽃양귀비] - 위안, 허영

 

 

 

 

 

 

 

 

 

 

 

 

 

 

 

[비오는 날의 꽃길]

 

바람이 분다. 며칠동안 바람 한 점 없이 찌는 더위가 계속되더니,

살랑거리며 불어오는 바람에 빗기운이 묻어 있다.

초여름인데도 35도 가까이 치솟던 수은주가 20도 정도로 곤두박질 친다.

늘어졌던 나뭇잎들이 일제히 깨어 수런거리는 듯한 분위기다.

비오기 전날의 숲은 불어오고 불어가는 바람만큼이나 어수선하다.

 

꽃송이들이 자지러지며 춤을 추더니 이윽고 비가 쏟아진다.

오래 기다렸던 단비다. 지금은 모내기철도 어느정도 마무리 되었지만,

달아오른 대지를 식혀주는 여름비는 고마운 단비다.

비오기 전의 어수선함이 비가 오기 시작하자 오히려 차분하게 가라앉는다.

마치 봄비처럼 하염없이 주룩 주룩 내리는 비는 슬픈 연인들을 닮아있다.

이 비는 더위를 식혀주고, 아픔을 달래주고, 슬픔을 치유해 줄 것이다.

 

어둠이 몰려오더니 비가 오는 채로 밤이 되었다.

아침에 꽃잎을 펼치고 비에 젖어들던 메꽃도 밤이면 말없이 침잠에 든다.

비를 맞아 화사함에 요염함을 더하던 꽃양귀비는 무슨 꿈을 꾸는 것일까.

볼에 흐르는 눈물에 알알이 물들어가는 붉은 꿈방울이 처연하다.

 

 






Your Beautiful Love / Back To Ea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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