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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밖에서/들꽃과 散文

타래붓꽃

by 緣海 2013. 5. 22.

[타래붓꽃] - 기쁜 소식

 

 

 

 

 

 

 

 

 

 

 

 

 

 

 

 

 

 

 

 

 

 

 

 

 

 

 

 

 

 

 

 

 

 

 

 

 

 

 

 

 

 

 

 

 

 

 

 

 

 

 

 

 

 

 

 

 

 

 

 

 

 

 

 

 

 

 

 

 

 

 

 

 

[흰타래붓꽃]

 

 

 

 

 

 

 

 

 

 

 

 

[타래붓꽃]

 

어릴적 실타래를 풀어 실꾸러미에 감는 일이 바느질에서 어머니를 도와드리는 유일한 일이었다.

잘 뛰어 놀다가도 그 일만 하면 왜 그리도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졸리던지..

꼬인 실타래를 펴서 두손에 걸고 팽팽히 당겨

엄마가 실을 감을 때마다 걸리지 않도록 돌려주는 일이 전부인데...

낮에 산으로 들로 뛰어다녀서 저녁먹고 바느질하는 그 시간쯤에 더 졸렸는지도 모른다.

졸다가 실타래를 놓치면 실은 흩어져 엉망이 되고.

이쯤 되면 머리 한대 쥐어 박히고 다시 정신과 실타래를 수습하여 실을 감았다.

실을 매듭지어 실뜨기 놀이할 때는 졸리지 않고 재미나게 했는데,

역시 일이란 놀이하고는 다른 긴장의 이완이 있는 것인가 보다.

한뭉치의 실타래가 거의 끝나갈 무렵에는 절로 신이나 손짓이 얼마나 빨라졌던가.

그렇게 어린 시절 겨울밤은 고단함과 신남, 졸림과 쫑긋함 사이에서 지나가곤 했다.

 

타래붓꽃은 타래난초하고 사촌간일까, 아니면 이웃지간일까.

타래난초는 꽃이 실타래처럼 꼬여서 타래지만, 타래붓꽃은 잎이 꼬였다고 타래이다.

어릴적 동네에는 난초라고 알고 있던 붓꽃들이 거의 집집마다 화단에서 피고 있었다.

붓꽃을 난초라고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은 화투의 영향이 크다.

화투의 5월에는 붓꽃이 등장한다. 아무 문양이 없이 붓꽃만 있는 피 두장과, 5점짜리 초단 붓꽃,

그리고 요즘 우리나라 생태관광지마다 많이 설치하고 있는 데크가 그려져 있는 10점짜리까지.

그 오월 화투에 그려져 있는 붓꽃을 왜 난초라고 부르게 되었을까.

난초는 배수가 잘되는 숲속, 오전에만 비스듬한 햇볕에 드는 환경에서 잘 자란다.

그러나 화투에 보이는 붓꽃 혹은 꽃창포는 물가에서 잘 자라는 식물이다.

물론 각시붓꽃이나 금붓꽃, 노랑무늬붓꽃 등은 난초처럼 숲속에서 볼 수 있기도 하다.

붓꽃류의 식물중에서 주로 바닷가 습한 곳 주위에서 자라는 타래붓꽃을 만났다.

화투의 오월 패에서 보이는 붓꽃과 많이 흡사한 타래붓꽃,

그러고 보니 우리나라의 붓꽃류들은 모두 5월에 활짝 꽃을 피우고 있었다.

일본에서는 붓꽃이 여름을 상징하는 시어로 쓰이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봄과 여름의 경계선에 서있는 꽃이라 할 수 있다.

구름 가득하고 운무 자욱했던 날, 타래붓꽃과 흰타래붓꽃이 바닷가에서 꽃을 피우고 있었다.

 

 

The Harvest - Lorie 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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