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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밖에서/들꽃과 散文

눈개불알풀

by 緣海 2013. 5. 13.

[눈개불알풀] - 기쁜 소식

 

 

 

 

 

 

 

 

 

 

 

 

 

[봄에서 여름 사이]

 

옅은 구름이 천천히 비를 뿌리며 지나가더니 뻐꾸기가 울었다.

이제 더이상 숲은 꽃을 내놓지 않는다.

대신 날로 짙어가는 신록이 계곡마다에 차양막을 씌우더니

이제 물소리도 점점 여름을 닮아간다.

 

그렇게 봄은 점점 여름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있다.

마치 뒷물살에 밀려나는 앞물살처럼...

강물이 흐름이듯 세월도 흐름이며, 우리 삶도 흐름이다.

그리고 그 흐름은 한번 가면 다시는 되돌아 오지 않는다.

시간여행은 누구에게나 단 한번 앞으로만 주어질 뿐이다.

 

봄꽃이 지면 여름꽃이 피어나듯, 여름꽃 뒤에는 가을꽃이 피어날 것이다.

그 흐름에 실려가기 싫다는 듯 눈개불알풀이 활짝 꽃을 피웠다.

이 아이는 도대체 무엇이 무서워 가시를 닮은 털로 온통 중무장을 했을까.

내가 살아오는 동안 남의 접근을 막았던 나의 가시는 무엇이었을까.

어느덧 굳어진 무표정과 뾰족뾰족한 성정이 필시 그것일 것이다.

 

오늘은 낮에는 벌써부터 볕에 나가기 싫은 여름이더니,

아침 저녁은 봄과 가을, 그리고 밤은 겨울이었다.

하루동안에 사계절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요즘,

봄은 아직도 그 자리를 여름에게 넘겨주기 싫은 것인지도 모른다.

하긴 어느 누군들 무대에서 밀려나고 싶을 것인가....

꽃을 잃은 나비처럼 억지로 끌어 내려지기 전까지는....

 

 

 

 

 

St. Mary's this woman that you dedicate it to-KOREA Catholic Union cho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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