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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밖에서/들꽃과 散文

자주족두리풀

by 緣海 2013. 5. 9.

 [자주족두리풀] - 모녀의 정

 

 

 

 

 

 

 

 

 

 

 

 

 

 

 

 

 

 

 

 

 

 

 

 

 

 

 

 

 

 

 

 

 

 

 

 

 

 

 

 

 

 

 

 

 

 

 

 

 

 

 

 

 

 

 

 

 

[오늘, 살 수 있다면....]

 

꿈을 꾼 듯한 오후,

숲속엔 낙엽송 바늘잎 사이로 빛이 새어 들고,

빛은 나무들 사이를 가르고 날아와 이야기를 속삭이듯 족두리풀 족두리에 내려 앉는다.

 

오래된 전설의 등피에 불을 밝히듯,

족두리에 불이 켜지면 언제였던가, 그 옛날 설레이던 첫날 밤의 기억이 새록 솟아나고,

그 기억은 새콤한 크림색이었던가, 달콤한 쵸콜렛 색이었던가.

 

날아간다. 다 날아간다.

물소리 들리는 샘가를 거쳐, 먼지 반짝이는 숲속의 희끗한 공기 사이로,

거두어 가시는 봄날의 안개같은, 희미해진 기억의 한 꼬투리,

그저 힘없이 흐느적이는, 그래서 생은 족두리풀 꽃이 되고, 꽃은 떨어져 봄을 보내고, 봄은 나를 보내고...

 

 

 

 


  ♪ only For You - Elizabeth Lamo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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