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딱취] - 가을의 전설
아직도 보내는 일이 서툴다.
만남의 기쁨과 헤어짐의 슬픔이 공존하는 일년간의 들꽃시즌이지만,
들꽃이 모두 떠나간 뒤의 공허감을 메울 어떤 자신도 없다.
올해 들꽃은 2월에 시작되어 11월달이 다 가서야 끝나겠지만,
내 마음속의 꽃시즌은 4월에 시작되어 10월에 끝나버렸다.
마음속 가득 채우고 있던 어떤 존재감이 떠나가면
그 빈 공간을 상실의 허전함과 긴 기다림의 고통이 차지해 버린다.
그 아픔, 흰 눈이 덮여 치유될 수 있을까.
차라리 겨울의 차가운 손으로 아릿한 슬픔의 통증을 마비시켜 주었으면~
시즌을 마감하는 들꽃 좀딱취를 만나고 왔다.
미처 올리지 못한 야생화와의 만남을 포스팅하는 일은 있겠지만,
새로이 피어난 들꽃을 담아 올리는 일은 이제 거의 없을 것이다.
[좀딱취 폐쇄화]
돌아보면 우리 만남의 파편들은 어디쯤 가고 있을까.
다시 봄바람 불고 꽃의 기억이 되살아날 즈음,
기적같은 개화의 기쁨, 재회의 선물이 주어질 수 있을까.
오늘은 가을비가 내린 일요일이었다.
하루 하루 날짜는 똑바로 앞으로 가고 있지만,
내 기억의 초침은 자꾸만 6월의 그 어느 뜨거웠던 날로 되돌아가고 있었다.
그 사람 당신
- 연해 -
예쁜 사진을 담으면
가장 먼저 보여주고 싶은 사람
고운 시 한줄 지으면
가장 먼저 들려주고 싶은 사람
나보다 먼저 사랑을
고백해온 사람
가장 뜨겁게 마음을
보내온 사람
먼 여행 떠나가도
다시 돌아올 것을 염려치 않는 사람
아무리 힘들어도
이겨낼 것을 믿는 사람
혼자였던 이 세상에
태어나 주어 고마운 사람
나 먼저 떠나가도
그 길에 눈물 아끼지 않을 사람
그 사람 당신
당신은 참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당신 있기에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박정수 / 그대 품에 잠들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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