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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Poem & Flower

감국 외 / 장갑 한 짝

by 緣海 2012. 11. 1.

[감국] - 가을의 향기

 

 

 

 

 

 

 

꽃말이 가을의 향기인 감국을 만났다.

어쩌면 만남이란 이렇게 우연히 뒤돌아 봤을 때 운명처럼 찾아오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그것을 이끄는 것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 향기, 그 기척을 느꼈을 때,

바로 거기에 감국이 활짝 꽃피어 있었다.

 

 

 

 

[산구절초] - 어머니의 사랑

 

 

꽃말 어머니의 사랑처럼 가을이 되면 온 산에 피어나는 구절초들....

가을에 꽃피우는 야생화는 가장 오랜 기다림을 기다려내는 들꽃들이다.

봄에 새 잎을 내어 가을에 꽃을 피울 때까지 얼마나 많은 고독한 시간들을 산에서 보냈을까.

그런 기다림 끝에 만나지는 인연은 얼마나 또 소중할 것인가....

 

 

 

 

 

[고려엉겅퀴] - 닿지 마세요

 

 

 

닿지 마세요란 꽃말은 한줄기 비장한 속마음을 드러내는 것 같아 아쉽기 그지 없다.

가시도 없고 만지면 터뜨려지는 씨앗도 아닌데 왜 닿지 말라고 했을까.

결코 닿아질 수 없는 아름다움 위에 나비 한마리가 스스럼없이 앉았다.

지금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저 나비가 부럽다는 한마디 뿐~~~

 

 

 

 

 

[물매화] - 고결

 

 

 

 

 

지난번에 보았던 물매화를 다시 찾아가서 보았다.

고결이라는 꽃말처럼 언제 보아도 흐트러짐 없는 아름다움을 빛내고 있는 저 물매화...

이 계절 다 가기전에 다시 한번 볼 수 있었으면.....

 

 

 

 

 

[자주쓴풀] - 지각

 

 

자주쓴풀 역시 지난번에 보았던 그 모습 그대로 여전히 피고 있었다.

이제는 모두 시들었겠지만, 내 마음속에서는 여전히 활짝 꽃피우고 있는 그들이다.

그러나 지금은 모두 안녕, 이별의 계절, 돌아서는 미련에 가슴 한구석에 바람이 분다.

 

 

 

 

 

[삼승고개를 넘다가...] - 충북 안내면

 

 

가을이 있는 곳이라면 우리나라 어디든 살고 싶은 곳이다.

바다가 보이는 곳이라면 우리나라 어디든 살고 싶은 곳이다.

그곳이 어디든 그곳에 그대가 살고 있을 것이기에....

 

 

 

 

 

 

장갑 한 짝

 

- 연해 -

 

견딜 수 없던 봄날의 햇살과

여름날 뜨거운 바람들을 모두 보내고

찾아온 가을은 공허함으로 빛나네

눈 내리는 겨울이 오고

찬 바람이 귓가를 스치기 전에

시려운 손 포근히 감싸줄

장갑 한 짝은 어디로 갔을까

짝잃은 장갑일지라도 버릴 수 없네

여기 남겨진 한 짝이

차마 버려지지 못하는 것은

떠나간 다른 체온의 그리움 때문

서로 만나 따뜻했었던

지난 날들의 추억으로

남은 기다림이 먼 훗날일 지라도

서로 만나야만 의미일 수밖에 없는

한 켤레이기 때문에...

 

 

 

Ocean Fly / Guido Negrasz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