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국] - 가을의 향기
꽃말이 가을의 향기인 감국을 만났다.
어쩌면 만남이란 이렇게 우연히 뒤돌아 봤을 때 운명처럼 찾아오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그것을 이끄는 것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 향기, 그 기척을 느꼈을 때,
바로 거기에 감국이 활짝 꽃피어 있었다.
[산구절초] - 어머니의 사랑
꽃말 어머니의 사랑처럼 가을이 되면 온 산에 피어나는 구절초들....
가을에 꽃피우는 야생화는 가장 오랜 기다림을 기다려내는 들꽃들이다.
봄에 새 잎을 내어 가을에 꽃을 피울 때까지 얼마나 많은 고독한 시간들을 산에서 보냈을까.
그런 기다림 끝에 만나지는 인연은 얼마나 또 소중할 것인가....
[고려엉겅퀴] - 닿지 마세요
닿지 마세요란 꽃말은 한줄기 비장한 속마음을 드러내는 것 같아 아쉽기 그지 없다.
가시도 없고 만지면 터뜨려지는 씨앗도 아닌데 왜 닿지 말라고 했을까.
결코 닿아질 수 없는 아름다움 위에 나비 한마리가 스스럼없이 앉았다.
지금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저 나비가 부럽다는 한마디 뿐~~~
[물매화] - 고결
지난번에 보았던 물매화를 다시 찾아가서 보았다.
고결이라는 꽃말처럼 언제 보아도 흐트러짐 없는 아름다움을 빛내고 있는 저 물매화...
이 계절 다 가기전에 다시 한번 볼 수 있었으면.....
[자주쓴풀] - 지각
자주쓴풀 역시 지난번에 보았던 그 모습 그대로 여전히 피고 있었다.
이제는 모두 시들었겠지만, 내 마음속에서는 여전히 활짝 꽃피우고 있는 그들이다.
그러나 지금은 모두 안녕, 이별의 계절, 돌아서는 미련에 가슴 한구석에 바람이 분다.
[삼승고개를 넘다가...] - 충북 안내면
가을이 있는 곳이라면 우리나라 어디든 살고 싶은 곳이다.
바다가 보이는 곳이라면 우리나라 어디든 살고 싶은 곳이다.
그곳이 어디든 그곳에 그대가 살고 있을 것이기에....
장갑 한 짝
- 연해 -
견딜 수 없던 봄날의 햇살과
여름날 뜨거운 바람들을 모두 보내고
찾아온 가을은 공허함으로 빛나네
눈 내리는 겨울이 오고
찬 바람이 귓가를 스치기 전에
시려운 손 포근히 감싸줄
장갑 한 짝은 어디로 갔을까
짝잃은 장갑일지라도 버릴 수 없네
여기 남겨진 한 짝이
차마 버려지지 못하는 것은
떠나간 다른 체온의 그리움 때문
서로 만나 따뜻했었던
지난 날들의 추억으로
남은 기다림이 먼 훗날일 지라도
서로 만나야만 의미일 수밖에 없는
한 켤레이기 때문에...
Ocean Fly / Guido Negrasz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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