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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Poem & Flower

할미꽃,제비꽃,민들레,여우주머니,대흥란 / 단풍에 물들기

by 緣海 2012. 10. 26.

 [할미꽃] - 슬픈 추억

 

 

 

 

 

 

 

 

 

 

 

 

 

여기 슬픈 추억 하나 물고 할미꽃 피었다.

따스한 봄날에 피어나던 붉은 꽃잎이, 찬바람 쓸쓸한 이 가을에도 피어남은 미련이었을까...

4월에 가슴 부풀었던 노래는 이제 10월의 낙엽송 붉은 단풍따라 이별의 노래가 되어야 하거늘...

 

 

 

 

[제비꽃] - 성실, 겸양 

 

 

사랑의 추억은 때때로 굳은 얼굴에도 미소를 만들고,

이별의 설움은 한줄기 쌀쌀한 가을비처럼 온 산을 통증으로 붉게 물들이는데,

저 제비 다시 돌아올 즈음이면 잊혀졌던 옛 노래도 다시 생각나려나...

 

 

 

 

[민들레] - 다시 만날 때까지 안녕 

 

 

 

민들레 꽃말은 '다시 만날 때까지 안녕....'

어느 말없는 무덤가에 홀씨의 기억으로 다시 피어난 민들레여 참으로 고맙구나.

너는 나의 독백이구나. 다시 만날 때까지 안녕,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안녕.....

 

 

 

 

[여우주머니] - 종달새 

 

 

 

여우주머니는 비밀주머니였지. 종달새를 닮은 아이가 미리 차지한 그 꽃말,

영원히 열리지 말아야 할 비밀주머니, 종달새여 입을 다물어 다오.

그 비밀주머니가 열리게 하고 싶지 않구나.

 

 

 

 

[대흥란] - 꿈길에도 보고싶다 

 

 

 

 

 

 

 

 

 

 

 

 

꿈길에도 보고 싶다. 네가 영원한 꿈이라면 나는 영원히 잠들리.

 

 

 

 

 

단풍에 물들기

 

- 연해 -

 

혼자 가을숲에 들어가 봐야겠다

가을비 마음까지 적셔오니

쌀쌀한 기운이 오히려 후련치 않더냐

세상은 곤혹과 좌절에 물들지만

숲길은 온통 설레임으로 향기롭구나

단풍은 없던 색깔을 물들이는게 아니라

엽록소를 버림으로서 비로소 보이는 것이듯

심중에 간직한 서러운 노래는

그대를 보내고서야 비로소 슬픔이더라

그리하여 단풍은 낙엽으로 지는게 아니라

마지막 할 말을 다 하는 것

사랑은 이별로 멀어지는게 아니라

마음깊이 눈물로서 간직되는 것이리라

주고 받았던 환희의 눈빛들이

애닯은 색깔로 터져나오는 것이리라

헤어짐으로 분주한 단풍숲에서

서러운 옛노래 하나 품고 사는 사람아

나에게 들려줄 선율은 언제까지나

첫 날 첫 노래처럼 가슴 떨리는

눈부신 고백이게 하였으면

그 봄날 한숨에도 떨어지던 꽃잎처럼

오직 보라색 그리움이게 하였으면...

 

 


Yo Queria (사랑 했어요)/Christian Cast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