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국] - 침묵, 기다림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까. 얼마나 더 침묵해야 할까.
해국의 그리움은 날마다 깊어져만 간다.
더 갈 수 없는 바닷가에서 저 먼 바다를 향한 그리움 피워내더니
어느 찬 서리 내린 날 아침에 꽃비 되어 흔적없이 사라져 버리리라.
[투구꽃] - 밤의 열림
그리움 글썽인 날에는 나 어찌해야 좋을까. 보고픈 마음 굵은 강물이 되어 흘러내리는데,
가을비 깊어진 날에는 나 어찌하면 좋을까. 하늘은 종일 캄캄하여 앞이 보이지 않는데,
[노랑투구꽃] - 밤의 열림
어서 밤이 열렸으면 좋겠다. 꿈길에 오가다 혹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니....
가을이 깊어져 아침 저녁으로 찬 바람 불어도 왜 그리움의 온도는 떨어지지 않는 것일까.
[세뿔투구꽃] - 밤의 열림
낙화로 지기까지는 꽃이었음을 포기할 수 없다. 사랑도 그러하다.
꽃눈깨비로 훌훌 털어버릴 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그리웠노라...
그리움 글썽인 날에는
- 연해 -
바다까지 길을 내리라
한 발자국이라도 더
그대에게 다가갈 수 있다면
해변으로 문을 내고
바람으로 벼룻길을 놓으리라
더 이상 갈 수 없는
길 너머 길의 끝에서 해국은
밀려온 물결 가득
돌아서지 못하는 미련
날마다 고개 뻗은 꽃에 이운다
더 오를 수 없는 절벽에 매달려
향기를 흩어 보리라
허공으로 통하는 창을 내고
한 뼘이라도 더
그대에게 닿을 수 있다면
하늘까지 길을 내리라
계절도 멈추게 못할
사랑은 아슬아슬한 벼랑끝
흩날리는 꽃눈깨비
그대 생각 위태롭게 피어
그리움 글썽인 꽃대위에 이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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