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나무]
[화살나무]
쏘아야 할 무엇이 저리도 많은 것일까.
화살나무는 가지마다 붉은 열매를 가득 장전해 놓았다.
이제 시위에 매겨 쏘아 보내면 지난 여름이 날아갈 것이다.
화살나무의 과녁은 어디에 있는 무엇일까.
화살의 본분은 과녁을 향해 날아가는 데 있는 것,
날아가서 뚫어야만 소임을 다 하는 것이다.
새해를 맞은 첫 날, 축복처럼 함박눈이 내려와 쌓였다.
화살나무 위에도 쌓인 하얀 마음 그대로 싣고
붉은 열매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날아가 박히고 싶다.
그 과녁이 그대 마음이라면....
눈내리는 소리 9
- 연해 -
세월이 궤적을 그리며 날아가다
멈추는 곳에 내 청춘 있을까
깃에 묻은 눈을 털고
파르르 떠는 심장의 파열음
나는 내 가슴에 동심원을 그리고
날아온 화살을 맞는다
평생을 그려온
나이테의 중심에서 사랑은 시작되고
연륜의 끝으로 멀어질수록
굵어진 주름살의 간격
흰 눈은 소리없이 머리 위에 쌓이네
건너온 거리만큼
지나간 시절은 아름다웠을까
내가 쏜 것은 젊음이었니라
시위의 침묵을 감고 흐르는
눈내리는 소리만 남기고
날아간 세월의 슬픈 울음소리
내 화살은 과연 어느 과녁에서 멈출까
'詩 안에서 > Poem & Flow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동산 수목원의 꽃들 / 그리움의 거리 (0) | 2012.01.24 |
---|---|
눈속의 겨울 꽃들 / 만남 8 (0) | 2012.01.15 |
노박덩굴, 까마귀밥나무 / 첫눈을 기다리며 (0) | 2011.12.07 |
할미꽃 / 가을 할미꽃 (0) | 2011.11.29 |
계절을 보내는 들꽃 / 종잡을 수 없어 (0) | 2011.11.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