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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Poem & Flower

덩굴닭의장풀, 낙지다리, 오이풀, 산오이풀 / 매미

by 緣海 2011. 8. 22.

[덩굴닭의장풀] - 짧았던 즐거움

 

 

 

 

 

 

 

 

 

 

 

 

[덩굴닭의장풀]

 

달개비라고도 부르는 닭의장풀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덩굴닭의장풀이라고 하면 아마도 본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

그만큼 덩굴닭의장풀은 거의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귀한 편이다.

 

우연한 기회에 덩굴닭의장풀이 멀지 않은 곳에 자라고 있음을 확인했다.

알고 보면 눈에 쉽게 띄는 것을, 그래서 아는만큼 보인다 했나 보다.

꽃이 작고, 투명해서 잘 눈에 띄지 않지만 주변에 흔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꽃은 닭의장풀에 비해 수수하면서 작은 편이다.

더구나 꽃잎이 투명한 백색이어서 노란색의 수술이 먼저 보일 정도이다.

대신에 덩굴과 잎은 무성하게 자라 다른 식물들을 압도할 정도이다.

그동안 눈에 띄지 않은 것은 꽃에 비해 잎이 무성하게 보여서였을 지도 모르겠다.

 

닭의장풀류의 꽃말은 '짧았던 즐거움'이다.

뜨거운 여름날, 한나절동안 화려한 색의 꽃을 피우다 오후무렵쯤엔

형체도 없이 녹아 없어져버리는 모습에서 그런 꽃말을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닭의장풀의 꽃잎은 비단을 물들이는데 썼다 한다.

 

 

 

 

 

 

[낙지다리] - 해후

 

 

 

 

 

 

 

 

 

 

[낙지다리]

 

낙지다리라는 재미있는 이름을 가진 이 꽃을 몇년전부터 참 궁금해 했었다.

그런데 덩굴닭의장풀을 만나고 다른 곳으로 가는 도중에 우연히 눈에 띄었다.

처음 본 낙지다리의 생김새는 영락없는 낙지다리를 닮았는데,

자그마한 꽃이 총총이 달리는 모습이 참 귀엽다.

 

이 낙지다리를 보고 있노라니 술 한잔 생각이 절로 난다.

꼴뚜기의 모습을 닮은 뻐꾹나리와 더불어 대표적인 술안주꽃이라 할 수 있겠다.

 

낙지가 바다에서 살듯이 낙지다리는 습지 부근에서 살고 있었다.

예전에 논농사를 짓다가 버려져서 묵논이 된 곳,

자연스럽게 습지가 된 바로 그곳에서 무더기로 자라고 있었다.

숲속에서 자라는 뻐꾹나리와는 다른 서식 습성이었다.

 

오래도록 궁금해 하고 가슴속에만 간직하고 있었던 꽃들을 올해는 많이 만난다.

많이 기다렸던만큼 해후의 반가움은 더욱 새록새록하고,

술 한잔, 낙지다리 안주를 사이에 놓고 오랜만에 만나 술한잔 기울이는 친구들처럼

반가운 해후가 생각나 없는 이 아이의 꽃말을 해후로 해 보았다.

여전히 알아주면 좋고 아니면 말고,,,,

 

 

 

 

 

 

 

[오이풀] - 변화, 존경, 애모

 

 

 

[오이풀]

 

꽃봉오리가 열매처럼 보여 꽃이 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는 오이풀,

열매같던 꽃봉오리의 끝쪽에서부터 꽃을 차례로 피워가면 이토록 예쁜 꽃이 달린다.

산길에서 흔히 마주치면서도 재미없는 모양때문에 별로 주목받지 못하는 아이이다.

 

이 오이풀은 잎을 따서 비비면 오이 냄새가 난다 해서 그렇게 이름 붙여졌다.

가을 새벽에 산길을 걷다가 오이풀을 마주치면,

잎의 톱니 끝마다 구슬같은 이슬방울을 매달고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는 일액현상으로 과다한 수분을 섭취하면 잎을 통해서 수분을 내놓아

체내의 수분량을 조절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물방울이다.

 

꽃같지 않던 오이풀이 화려한 꽃을 피워 변신하는 모습을 보고 꽃말을 변화라 한 것은 아닌지..

또 어떤 연유로 존경과 애모라는 다른 꽃말이 붙었는지 모르겠다.

 

 

 

 

 

 

 

 

[산오이풀] - 애교

 

 

[산오이풀]

 

오이풀이나 산오이풀이나 다 같이 산에서 자라는건 똑같지만,

오이풀이 낮은 산 길가에서 흔히 자란다면, 산오이풀은 높은 산에서 자란다.

오이풀에 비해 수술이 길게 삐져 나와서 사뭇 다르게 보인다.

 

해마다 덕유산에 올라가서 산오이풀을 담아오곤 했다.

향적봉에는 많은 산오이풀들이 저마다 아름다움을 자랑하듯 예쁘게 피어있다.

산오이풀이 필 즈음에는 산 정상은 거의 꽃밭이 되어버린다.

이름을 불러주기에도 벅찰 정도로 수많은 꽃들이 다투어 피어나는 것이다.

 

산오이풀의 꽃말이 애교인 것은 참 잘 지은 꽃말인 것 같다.

그 애교에 고추잠자리가 넘어갔을까.

산오이풀 꽃 위에서 멋지게 포즈를 취해 주었다.

 

 

 

 

매미

 

- 연해 -

 

 

소리는 들리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저 깊은 땅속에서부터

리허설은 계속되었을까

노래는 들리되

마음은 보이지 않는다

 

세레나데의 밤이 새도록

슬피 울어도 눈물 보이지 않고

지상에서의 며칠

목청이 부르트도록

구애는 애타는데

사랑은 언제쯤이나 보일까

 

 

 

 

 

 

 

My Serenade - Whitehall Mystery Orchest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