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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Poem & Flower

흰망태버섯 / 소나기와 이슬비

by 緣海 2011. 7. 15.

[흰망태버섯] - 하룻동안의 외출

 

 

 

 

 

 

 

 

 

 

 

 

 

 

 

 

 

 

 

 

 

 

 

 

 

 

 

 

 

 

 

 

 

[흰망태버섯]

 

며칠동안 노랑망태버섯을 찾아다니다 실패한 끝에 이번에는 흰망태를 먼저 보기로 했다.

일단 일기예보를 믿고 계획을 잡았는데, 오전중엔 비가 오지않는다는 예보와는 달리

아침부터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그래도 어쩌랴, 이 멀리까지 왔는데 그냥 돌아갈 수는 없는 일,

일행은 서둘러 우비를 입고 우산을 받치고 대숲으로 들어갈 준비를 한다.

 

하염없이 비가 쏟아지는 와중에 여기 저기 돋아난 흰망태버섯은

암갈색 모자부분이 빗물에 씻겨 하얗게 속부분이 다 드러나고 있었다.

그래도 그중 깨끗한 몇몇 흰망태를 발견하여 사진에 담을 수 있었다.

그 비오는 와중에도 모기떼들의 기다렸다는 듯한 공격은 쉼없이 계속되었다.

버섯의 여왕이라는 흰망태버섯을 알현하는 일은 이렇게 고난의 연속이었다.

그중 한 개체는 아직 망사를 내려뜨리기 전이라서 두시간동안 그 개체만 담기도 했다.

 

버섯의 여왕이라는 망태버섯은 담자균류 말뚝버섯과의 버섯으로,

보통 동이 틀 무렵에 뚜껑부터 올라온 다음, 두세시간동안 망사를 늘어뜨리며 자라다가

정오무렵쯤에는 허물어지듯 녹아버리는 덧없는 일생을 사는 버섯이다.

흰망태버섯은 주로 왕대나무밭에서 서식하는데 반해, 노랑망태버섯은 숲속에서 자란다.

 

망태버섯의 꽃말이 보이지 않아 '하룻동안의 외출'로 만들어 보았다.

얼굴에 망사 두르고 이른 아침부터 치장하는 모습이

마치 설렌 마음으로 외출 준비를 하는 여염집 아낙네의 모습과 영락없이 닮아 보인다.

비록 그 외출은 하루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준비하는 그 순간만은 그 얼마나 환희에 벅찼을 것인가!!

 

 

 

 

 

소나기와 이슬비

 

- 연해 -

 

소나기는 일단 피하고 보지만

이슬비에는 옷 젖는줄 모른다

 

나 그대에게 소나기보다는

이슬비처럼 되고 싶어라

오는줄 모르게 왔다가

그대에게 스며들어

젖은 줄 알았을 땐 피할 필요도 없는

알갱이 고운 이슬비 되고 싶어라

 

소나기는 잠깐 오다 그치지만

이슬비는 종일토록 멈추지 않는다

 

나 그대에게 소나기보다는

이슬비 되고 싶어라

잠깐이나마 인상적인 모습으로

왔다 가는 사람이기 보다는

오래도록 고운 인연으로

그대 곁에 머무르는 사람이 되고 싶어라

 

 

 

 

 

Oscar Bryant Graham - Lonely Win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