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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Poem & Flower

호자덩굴 / 빗방울 편지

by 緣海 2011. 6. 28.

[호자덩굴] - 빗방울 편지

 

 

 

 

 

 

 

 

 

 

 

 

 

 

 

 

 

 

 

 

[호자덩굴]

 

장과(漿果)는 둥글고 지름 8mm 정도이며 끝에 꽃이 달렸던 자리와 4개의 꽃받침조각이 있고 붉게 익는다.

한국(울릉도 및 남쪽 섬), 일본에 분포한다. 호자덩굴에 관한 설명은 이렇듯 간단하다.

호자덩굴은 꽃과 열매가 호자나무와 똑같은데, 호자나무는 무시무시한 가시옆에서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다.

호자덩굴과 호자나무는 엄연히 나무와 덩굴로 전혀 다른 식물이지만, 꽃과 열매, 잎까지도 쌍둥이처럼 닮아있다.

 

호자덩굴의 꽃말이 보이지 않아 또 다시 작명에 나섰다.

빗방울 편지, 예전에 작성한 시편의 제목이지만, 꼭 장마철에 피어 소식을 전해주는 호자덩굴이

빗방울로 사연을 적은 편지처럼 여겨져 빗방울 편지라 이름 붙여 보았다.

잘 어울리면 다행이고, 생뚱맞더라도 할 수 없고....^^*

 

호자덩굴 꽃을 보러 멀리까지 다녀왔다. 여전히 그 골짜기에는 꽃들이 넘쳐나고 있었다.

장마철이 끝날 즈음에는 꽃들이 다 질것 같아 강행한 걸음이 가상해서였는지, 다행히도 비는 오지 않았다.

그러나 오가는 길에는 억수같은 비가 쏟아지고, 그 비에 호자덩굴 꽃의 생명인 잔털이 젖어 사진에 보이지 않는다.

어두컴컴한 숲속에서 ISO를 최대로 올리고 촬영한 사진이어서 디테일이나 색감에서 만족감이 떨어지나,

그냥 분위기를 담는다 생각하고 사진을 찍었다. 그냥 편하게 감상해 주시길.....^^*

 

 

 

 

 

빗방울 편지

 

- 연해 -

 

비오는 날에는

우체국에 가고 싶다

 

눈처럼 하얀 봉투에

바다보다 깊은 색 소인을 찍어

이름만 남은 그사람에게

잘있냐는 사연을 보내고 싶다

 

그리고는 빗소리가 잘 들리는

창 가 소파에 앉아 커피잔을 들고

마지막 남긴 말보다는

처음 들었던 그 말을 들어보고 싶다

 

비오는 날에는

마음이 먼저 우산을 든다

 

2008. 10. 14.

 

 

 

 

빗방울 편지 2

 

- 연해 -

 

비오는 날에는

가로등 밤길을 걷고 싶다

 

노란 전구 속에서

눈물처럼 투명하게 쏟아지는

외로운 사연들을

온 몸으로 받아 적고 싶다

 

그 사연들 내게 이르지 못하고

허공을 배회하다

우산끝에 낙숫물로 흐르는

빗나간 주소, 수취인 불명의 그리움

 

비오는 날 거리에 나서면

우산을 버리고 싶다

 

2011. 6. 28.

 

 

 

 

 

 

 

Greensleeves / E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