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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Poem & Flower

병아리난초 / 대숲에 비오면

by 緣海 2011. 7. 3.

[병아리난초] - 귀여움

 

 

 

 

 

 

 

 

 

 

 

 

 

 

 

 

 

 

 

[병아리난초]

 

야생란중에서도 작은 편에 속하는 병아리난초를 보고왔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라서 그런지 올해는 예년만큼 많은 개체수를 보이지 않는다.

그 계곡은 오목하게 들어앉은 지형으로 바람이 쉽게 불어오지 않는 곳이다.

덕분에 병아리난초를 담을때면 의례이 땀으로 목욕을 하곤 한다.

이 아이들이 크는 곳이 바위절벽이라 약간 위험하기도 하지만,

앙증맞은 귀여움을 만나는 일을 포기하게 하지는 않는다.

가끔씩 흰꽃이 보이기도 하는 모양인데, 아직 만나지는 못하였다.

 

 

 

 

 

 

대숲에 비오면

 

- 연해 -

 

바람불고 비오면

대나무 사이에 난 길로

낙엽 댓잎 밟으며

귀만 가지고 대숲으로 간다

 

카랑카랑한 댓잎에

빗방울 부딪치는 소리

솨르르 솨르르

물독에 물채우는 소리

 

바람에 몸을 숙이는

대나무 제몸끼리 부대끼며

촤르르 촤르르

들썩이며 자지러지는 비명소리

 

한나절 듣고나니

비 맞으러 안나가도 되겠다

양쪽 문 열고 바람 들여

이마의 들뜬 신열

집안에서 식혀도 되겠다

 

 

 

 

 

 

 

Bebu Silvetti - After the R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