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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Poem & Flower

남개연 / 남개연

by 緣海 2011. 6. 10.

[남개연] - 숭고

 

 

 

 

 

 

 

 

 

 

 

 

 

 

 

 

 

 

 

 

 

 

 

 

[남개연]

 

남개연과 왜개연, 그리고 개연의 구분을 두고 서로 엇갈리는 주장들이 많은가 보다.

우리나라 식물의 분류체계를 총정리한 국가표준식물목록에는 남개연의 이름은 없고, 개연과 왜개연만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세 꽃의 구분은 다음과 같다.

 

개연 : 꽃의 암술이 황색이고, 잎이 물밖으로 나와있다.

남개연 : 꽃의 암술 가운데 부분이 붉은 색이고, 잎은 수면에 떠있다.

왜개연 : 꽃의 암술이 황색이고, 잎은 수면에 떠있다.

 

그러니까 개연은 수면위로 잎을 들어올릴만큼 잎줄기가 튼튼하지만,

남개연과 왜개연은 잎줄기가 연약하여 항상 잎이 수면에 떠있게 된다.

남개연과 왜개연의 차이는 암술머리 즉 주두반이 붉은 색이냐 황색이냐의 차이밖에 없다.

 

머리 아픈 이러한 분류상의 혼란상황은 전문가들에게 맡겨두고,

남개연의 아름다움을 탐한 나머지 가슴까지 올라오는 장화를 구입하여 물속에 들어가고 말았다.

머리 위에서는 땡볕이 내리쬐지만, 물속에 깊이 잠긴 몸은 추워서 떨리고,

수압이 온 몸을 눌러와 순간적으로 몸이 물속에 붕 뜬것 같은 착각에 빠지고 만다.

갑자기 닥친 낯선 환경에 같이 간 나이 드신 분께서는 당황하여 허둥지둥하다가

내 손을 잡고서야 안정적인 자세를 회복할 수 있었다.

아름다운 꽃을 만나는 길이 수월치만은 않음을 실감할 수 있었으며,

꽃이 있는 곳이라면 그곳이 물속이든 나무위든 가고야 말리라는 의지를 확인한 날이었다.

 

 

 

 

 

 

 

 

남개연

 

- 연해 -

 

 

연꽃의 아름다움에 빠져 들던 날

장화 신고 물속에 들어가고야 말았습니다

 

물속에서도 물에 젖지 않는 그대에게

이렇게라도 다가 갈 수만 있다면

수심이 키를 넘어도 상관 없겠지만

 

그대 미소에까지 이르지 못하는 서러움은

수압처럼 온 몸을 짓눌러 옵니다

 

진흙탕 속의 한기에 떨며

그대 향해 허리를 굽혔을 때

수심은 지상의 반영으로 감추어지고

 

거기 숨겨진 연꽃 한송이 반짝

비로소 눈을 뜹니다

 

2009. 06.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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