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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Poem & Flower

석기봉의 야생화들 / 너와 나의 인연

by 緣海 2011. 6. 18.

[개불알꽃] - 기쁜 소식, 희망

 

 

[개불알꽃]

 

개불알꽃이라는 꽃이름이 민망하여 복주머니란으로도 불리우는 야생난초이다.

비슷한 여러 종들이 있으며, 광릉요강꽃은 특히 귀하고 특이한 멸종위기종이다.

서양란에서는 파피오 페디룸이 이같은 형태의 종류의 난에 속한다.

설판의 생김새가 주머니처럼 되어있어 이 모양을 두고 요강꽃, 복주머니란, 개불알꽃 등으로 불린다.

 

이날 산행에서는 시기를 못맞추어 다 시들어가는 한송이 개불알꽃만을 볼 수 있었다.

시들어가는 모습까지도 기품있고 아름다운 개불알꽃,

내년에는 시기를 놓치지 말고 오겠다는 다짐으로 아쉬움을 달랠 수밖에 없었다.

내년에는 부디 꽃말처럼 '희망'의 '기쁜 소식'을 맞이할 수 있기를....

 

 

 

 

 

[눈개승마] - 산양의 수염

 

 

 

 

[눈개승마]

 

해마다 지리산에서 맨 처음 만났던 눈개승마를 올해는 석기봉에서 먼저 만났다.

눈개승마는 어린 순을 삼나물이라 하여 먹기도 하는 모양이다.

얼마나 맛있었으면 고기나물이라고도 했는지, 귀한 고급 나물이라고 한다.

늘 여름철 산행에서 반겨주는 꽃이기에 올해도 처음 보는 모습에 반가움이 앞선다.

산양의 수염모습을 닮았는지 꽃말이 산양의 수염이다.

눈개승마도 산양도 높은 산에서 번창하기를 기원해본다.

 

 

 

 

 

 

[쥐오줌풀] - 허풍쟁이, 정열

 

 

 

 

 

 

[쥐오줌풀]

 

어떤 모습을 보고 쥐오줌풀이라 했는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노루오줌 냄새가 난다는 노루오줌도 있으니, 이 아이에게서는 쥐오줌 냄새가 나서일까?

그런데 쥐오줌풀에서 한번도 그런 냄새를 느껴보지 못했을 뿐 아니라,

쥐오줌 냄새도 맡아보지 못한 나로서는 믿음이 가지 않는 이름이다.

그렇거나 말거나 벌 나비들은 참 많이도 모여드는 꽃이다.

꽃말이 허풍쟁이니 꽃도 허풍으로 피었을까.

뜨거운 여름철에 정열적으로 꽃을 피워내니 정열이란 꽃말이 더 와 닿는다.

주변에서도 흔한 꽃이라서 그닥 눈길을 끌진 못하나 여전히 예쁜 꽃임에 틀림이 없다.

 

 

 

 

 

 

[개다래] - 꿈꾸는 심정

 

 

 

 

[개다래]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있는 다래는 참다래, 개다래, 그리고 쥐다래이다.

참다래는 잎이 녹색일변도인데 반해, 개다래는 꽃이 필 무렵 잎의 절반가량이 하얀 혼인색으로 물든다.

쥐다래 또한 혼인색이 있으나 하얀색이었다가 분홍색으로 변하고, 수분을 마치면 다시 녹색으로 되돌아간다.

참다래 열매는 동글동글한데 개다래는 길쪽하고 쥐다래는 그 중간정도의 모양이다.

참다래는 식용인데 반해, 쥐다래는 독성이 강해서 으깨어 강물에 풀어넣으면 물고기가 뜬다고 한다.

꽃말처럼 꿈꾸는 심정으로 개다래를 만난다. 하얗게 물들어 있는 꽃잎은 눈에 잘 띈다.

 

 

 

 

 

 

[박새] - 진실

 

 

 

[박새]

 

이른 봄철부터 숲속에 선명한 녹색으로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던 박새가 드디어 꽃을 피웠다.

박새는 키가 큰 식물인데, 꽃대도 무지 길고 꽃도 풍성하기 그지 없다.

다른건 꽃대조차 보이지 않았는데, 꽃대 끝까지 꽃을 다 피운 아이가 있어 담아보았다.

너무 큰 때문에 전초 담기가 수월하지 않고, 또 그다지 매력적으로 다가서지 않는 피사체이다.

그러나 꽃말만큼은 제일 아름다운 꽃, 박새의 꽃말은 '진실'이다.

 

 

 

 

 

 

 

[쪽동백] - 겸손

 

 

 

[쪽동백]

 

꽃이름은 쪽동백인데 동백꽃보다는 때죽나무꽃에 더 가깝다.

이 쪽동백도 동백꽃처럼 꽃이 질때 목을 툭 꺾어 바닥에 동댕이치고 만다.

그래서 쪽동백이 서있는 바닥이나 개울물에는 하얀 쪽동백꽃이 가득 깔려있는 것이다.

꽃모양도 때죽나무꽃과 거의 흡사하나 꽃이 이삭처럼 매달려 있는 점이 다르다.

이름이 쪽동백인것은 동백처럼 지는 모습에서 연상되었으리라 짐작된다.

 

쪽동백도 꽃말이 없어 지어볼까 하다가 동백의 꽃말인 '겸손'을 같이 쓰기로 했다.

겸손하게 피다가 겸손하게 지고마는 그 모습이 서로 닮았다.

예쁜 이름 쪽동백, 쪽진 머리에 동백기름 바르던 옛 어머니 모습 연상시키는 꽃,

말없이 산에 피어 그곳을 지키는 나무, 쪽동백나무처럼 살고 싶다.

 

 

 

 

너와 나의 인연

 

- 연해 -

 

 

얼마나 많은 햇살이 거기 머물렀을지

꽃잎 끝은 밝은 빛 꿈결로 흐르고

눈부시도록 빛나는건 그대의 눈길일까

 

얼마나 많은 빗방울이 거기 고였었을지

꽃잎 안은 눈물 흔적으로 젖어

마음속 적시다가 아침이슬로 툭 떨어질까

 

너와 나 꽃잎과 햇님 만남으로 피고

빗방울 시샘으로 낙심 떨구기도 했나니

오늘 이자리에 꽃피운건 너와 나의 인연

 

날마다 하늘향해 자라 올라

무수히 피워내는 꽃잎 끝 이슬방울에

반짝 한방울 햇살 스며들어 더 빛나리라

 

 

 

 

 

Sweet People - Sunset dr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