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에게
緣海
나는 너의 처음이고 싶다.
저 깊은 바다에도 길이 있다면
그 길은 천갈래 만갈래로 얽히고
오르고 내리며 돌고 또 돌겠지만,
그 어둡고 습한 길에 한 마리
돌고래만 헤엄쳐 다니는 것은 아니겠지만,
연을 따라 만행하듯 어디라도
너의 시작을 항상 나로 하여금
비롯되게 하고 싶다.
내 끝은 네게로 하고 싶다.
저 높은 하늘에도 길이 있다면
그 길따라 장려한 노을도 펼쳐지고
구름도 바람따라 모였다 흩어지겠지만,
그 하늘 강물 위에도 떠있고
희고 푸른 산 위에도 떠 다니겠지만,
어제의 새나 오늘의 새나 황혼에는
고요해서 적막한 숲을 향하여 깃들이듯
내 생의 끝을 항상 너의 품안에
붉은 저 태양처럼 저물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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