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본 하늘
-- 緣海 --
흐르는 강이 좋아
바가지 들어 그 강 담으려다
바가지 놓치니
바가지만 강물에 떠내려 간다
말씀이 좋아
좁은 귀에 그 말씀 담아
내 마음에 강으로 흐르게 하려다
그가 뱉은 말씀의 강물에 내가 떠내려 간다
그 사람 좋아
내 인생에 그 사람 담아
어울리도록 띄워 노닐려다
도도한 그 사람 강물에 내 인생 떠내려 간다
그 강물 못 담고
그 말씀 못 담고
그 인생 못 담는 것은
흐르는 것이기 때문
흘려 보내고
띄워 보내고
떠나 보내고
구름처럼 나도 가리라
'이어듣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