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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Poem & Flower

단풍에 물들기 / 애기중의무릇

by 緣海 2022. 11. 12.

 












[  단풍에 물들기  ]




- 연해 -




혼자 가을숲에 들어가 봐야겠다
가을비 마음까지 적셔오니
쌀쌀한 기운이 오히려 후련치 않더냐
세상은 곤혹과 좌절에 물들지만
숲길은 온통 설레임으로 향기롭구나
단풍은 없던 색깔을 물들이는게 아니라
엽록소를 버림으로서 비로소 보이는 것이듯
심중에 간직한 서러운 노래는
그대를 보내고서야 비로소 슬픔이더라
그리하여 단풍은 낙엽으로 지는게 아니라
마지막 할 말을 다 하는 것
사랑은 이별로 멀어지는게 아니라
마음깊이 눈물로서 간직되는 것이리라
주고 받았던 환희의 눈빛들이
애닯은 색깔로 터져나오는 것이리라
헤어짐으로 분주한 단풍숲에서
서러운 옛노래 하나 품고 사는 사람아
나에게 들려줄 선율은 언제까지나
첫 날 첫 노래처럼 가슴 떨리는
눈부신 고백이게 하였으면
그 봄날 한숨에도 떨어지던 꽃잎처럼
오직 보라색 그리움이게 하였으면...












<  I Who Have Nothing / Rene Frog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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