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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Poem & Flower

저녁의 노래 / 연해

by 緣海 2022. 10. 27.














만가(晩歌-저녁의 노래)




- 연해 -




1
시간을 잃고 꽃들 사이에 앉아있다
황망히 일어서는 저녁
옷섶에 스며든 풀냄새가
어스름 저녁노을로 번질 즈음




점점 더 탁해지는 하늘
지친 바람도 쉬어가는 나뭇가지에
실루엣으로 앉은 한마리 휴식
그 휴식의 날개가 파르르 접힐 즈음




하루는 내 안에서 저물었다
오늘 스쳐 지나간 수많은 인연들
너는 나에게 무엇이고
나는 너에게 무슨 의미였던가




더 어두워야 별을 보여주는 하늘
결국 갈데까지 다 가보아야
어둠와 밝음은 구별될 것인가
이제 별들은 하늘을 하얗게 뒤덮는데




2
해마다 바다에
파도치지 않는 해 없었듯
날마다 마음에
바람 불지 않는 날 없었다




파도치는 숲에서 그대에게 묻는다
왜 하필 그대여야만 하는지
나무를 흔드는 바람앞에 마음에게 묻는다
수많은 사람중에 그대 아니면 안되는지




세월이 파도처럼 겹겹이 몰려와도
한겹의 인연 안에 그대와 나 있기에
지금 이곳이 천국이라면
여기에 우리 영원히 머물리라




누가 천국을 보았는가
우리 어울려 사는
이곳이 천국이 아니라면
어딜 가든 그곳은 지옥일 것이기에






<  I Who Have Nothing · Rene Frog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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