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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밖에서/들꽃과 寫眞

쇠뿔현호색, 남도현호색, 날개현호색, 애기현호색, 조선현호색, 갈퀴현호색, 현호색

by 緣海 2014. 4. 19.

[쇠뿔현호색] - 보물주머니, 비밀 

 

 

 

 

 

 

 

내가 살고 있는 여기서부터 먼 자생지까지 찾아가 처음 만난 쇠뿔현호색,

현호색중 앞에 뭔가 이름이 붙은 것을 만난건 갈퀴현호색 다음으로 처음이었다.

처음엔 제비꽃이나 산형과 식물처럼 분류가 복잡한 것이 귀찮고 싫었는데,

요즘은 달라지는 이름에 따라 달라지는 꽃의 미묘한 차이점을 발견해가는 데에 재미를 느끼고 있다.

쇠뿔현호색은 아래 외화판의 선단 모양이 쇠뿔 모양으로 갈라져 있다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한다.

가늘고 길게 갈라진 잎이 솔잎같아서 솔잎현호색이라는 명명도 검토되었었다고 한다.

무척 일찍 꽃피우고, 꽃이 작으며 전체적으로 왜소한 인상을 준다.

 

 

 

 

 [쇠뿔현호색] - 보물주머니, 비밀

 

 

 

 

 

 

 

 

 

 

 

 

 

 

 

비오는 날 다시 찾은 쇠뿔현호색, 햇빛 가득 담고 있던 날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햇빛이 많을 때와 없을 때 담은 사진은 느낌이 많이 다른데,

이날은 햇빛 대신 빗방울이 찬조해 주어서 그런대로 느낌이 괜찮았다.

처음 보았을 때는 이제 막 꽃을 피우기 시작하던 때였는데,

두번째 찾았을 때는 이미 시든 개체도 많고 전체적으로 끝물 상태였다.

처음 본 아이를 비슷한 시기에 두번씩이나 찾아가서 담아본 것도 처음이다.

올해는 왠지 매화와 현호색에 필이 꽂힘을 느낀다. 그만큼 그동안 못보았던 현호색을 많이 본 해이다.

 

 

 

 

 [남도현호색] - 보물주머니, 비밀

 

 

 

 

 

 

 

 

 

 

 

 

 

쇠뿔현호색을 처음 만나던 날 인근 지역에 있는 남도현호색도 찾았었다.

그러나 그때는 아직 꽃봉오리를 펼치지 못하고 있을 때라서 얼굴을 보는데 실패했었다.

쇠뿔현호색을 두번 본 것도 남도현호색을 찾으러 다시 왔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이번에는 남도현호색이 활짝 피어주어서 그 아름다운 모습을 사진에 담을 수 있었다.

 

남도현호색은 꽃의 내화피 날개가 V자형으로 되어있고, 사진에서 보다시피 화관이 무척 가늘다.

강원도지역에서 볼 수 있는 각시현호색의 특징과 유사하여 구분하기 힘드나

각시현호색은 열매꼬투리 안의 열매가 1열로 되어있으나, 남도현호색은 2열로 배열되어 있는 점이 다르다 한다.

어찌 되었거나 아직 각시현호색을 본 적 없으니 (설사 보아도 남도현호색과 구분하지 못하리라)

그저 아름다운 꽃의 감상으로만 만족해야 하리라 생각된다.

 

 

 

 

[날개현호색] - 보물주머니, 비밀

 

 

 

 

 

 

 

 

 

 

 

 

 

 

 

 

 

 

 

또 다른 인근 지역에 자생하고 있는 날개현호색을 보러 전국적으로 유명한 그 계곡을 찾았다.

그곳은 초봄에 변산바람꽃과 복수초를 찾으러 오고 나서 두번째 걸음이다.

계곡 입구에 주차하고 나서 자생지에 다다를 때까지 제법 산행을 해야 이 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

이 아이들도 시기가 약간 일러서 아직 날개를 활짝 펼치진 않았으나 그 특징을 구분해 볼만큼은 날개가 발달하고 있었다.

사실 한참 지난 며칠 전에 다시 그 계곡을 찾아서 날개현호색을 찾아보니 거의 끝물이어서 여기 보여드릴 만큼은 되지 못하였다.

대신 평소 쉽게 보지 못했던 귀한 아이들을 잔뜩 보고 왔으니 만족했던 걸음이었다.

 

 

 

 

[애기현호색] - 보물주머니, 비밀

 

 

 

 

 

 

애기현호색은 꽃의 모습은 일반 현호색과 구분하기 힘들었으나 잎은 잘게 갈라진 형태로 쉽게 구분할 수 있었다.

단 이 아이는 이곳에만 자생하는 것은 아니고 전국 많은 곳에서 비교적 쉽게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이제 빗살현호색, 애기현호색, 댓잎현호색은 통일되어 현호색으로 부르기로 했다는데,

기껏 외우고 찾아놓으니 통합되어버리면 일견 편하겠다 싶으면서도 섭섭한 감정이 생김은 또 어쩔 수 없다.

그러나 뒤에 현호색을 찾는 분들은 이름 찾기에 골머리 앓을 일 없으니 반길 일인 것 같긴 하다.

 

현호색처럼 잎변이와 꽃의 색변이가 많은 식물이 또 있을까.

그러나 많은 현호색들을 만나다 보면 잎의 형태가 몇가지 종류로 한정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꽃의 형태나 색깔도 몇가지 종류로 구분되어질 수 있을 것 같다.

이들 몇가지의 꽃과 잎을 조합해보면 결과적으로 상당히 많은 종류가 될 것이다. 

 

 

 

[조선현호색] - 보물주머니, 비밀

 

 

 

 

 

 

 

 

이 조선현호색을 만나기 위해서 서해안의 어느 섬을 찾아야 했다.

논에 피어있는 매화마름을 담다가 인근 마을 담장 안에서도 자생하는 걸 본적이 있는지라

바닷가 근처에서 많이 볼 수 있으리라 기대는 했지만, 이렇게 섬을 온통 뒤덮고 있는 줄은 몰랐다.

그 섬에 자생하는 식물들, 즉 등대풀, 개구리발톱, 말냉이, 별꽃 등과 함께 어울려 피어있는 모습이 이채로웠다.

아마도 사교성이나 친화력이 상당한 꽃임을 알 수 있게 하는 장면이었다.

이 현호색도 색변이가 상당히 있는지 여러 색의 꽃들이 한꺼번에 어울려 피어나고 있었다.

 그중에서 유난히 붉은 꽃은 첫눈에 들현호색인줄 알고 자세히 살펴보니 이 아이 역시 조선현호색이었다.

이름이 조선현호색이니 친근감이 더 가는데 깊은 홍자색 꽃잎은 마음의 열병인 듯 화사하다.

하지만 조선현호색을 보면 눈물이 날 것만 같다. 하늘도 그 마음 아는 듯 금방 비가 쏟아지려 하고...

 

 

 

 

 [갈퀴현호색] - 보물주머니, 비밀

 

 

 

 

 

갈퀴현호색은 한계령풀과 더불어 봄철이면 한번씩 못보고는 그냥 못지나가는 꽃이 되었다.

꽃의 몸통에 갈퀴모양의 돌기가 붙어있어 다른 종의 현호색과는 현저히 다른 특징을 보이고 있다.

더구나 그 깊은 바다색 꽃의 청색이라니, 녹색의 잎이 햇살에 투영될 때 그 앞에서 핀 청색의 유혹은 누구도 뿌리치기 힘들다.

이번 강원도행에서는 많은 수의 갈퀴현호색을 보진 못하였지만,

영롱한 아침이슬을 매달고 있는 아이를 만날 수 있어서 다른 해보다 더 반가운 만남이었다.

 

 

 [현호색] - 보물주머니, 비밀

 

 

마지막으로 이름 앞에 아무런 접두어나 수식어도 붙지 않는 순수한 걍~ 현호색이다.

제일 많이 눈에 띄고 어디서나 지천이니 가장 예쁘게 담겨져야만 하는데,

미안하게도 렌즈가 이 아이 앞에 잘 나가질 않는다.

이 아이는 어느날 퇴근하다가 회사 인근의 어느 숲속에 탐사차 들어가서 해거름 볕에 담아본 아이이다.

실로 다양한 꽃색깔과 몇가지의 잎의 형태가 있지만, 너무 다양해서 뭐라 이름붙이지 못했나 보다.

그래도 어쩌랴, 란하고 사스런 을 가진 꽃, 현호색

뒤에 '색'자가 붙은 꽃이 또 있나 모르겠지만, 이름만큼이나 요염하다.(索으로 쓰고 色으로 읽는다)

그러나 색즉시공이요 공즉시색이려니... 색이 빠진 현호색은 왠지 공허하다.

(시기가 지나 물빠진 현호색은 왜 그리도 허무하던지....)

올해는 여느 해보다 유난히 많은 현호색들을 만났다. (아직 들현호색과 수염현호색을 만나야 하지만...)

이 땅에 수없이 피어나지만, 너무 많아 특별히 주목받지 못하는 꽃,

현호색과 함께 할 수 있었던 올 한해는 특별한 해로 기억되리라...

 

 

 

 


Only For You- Elizabeth Lamo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