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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밖에서/들꽃과 寫眞

남방바람꽃

by 緣海 2013. 5. 2.

[남방바람꽃] - 천진난만 

 

 

 

 

 

 

 

 

 

 

 

 

 

 

 

 

 

 

 

 

 

 

 

 

 

 

 

 

 

 

 

 

 

 

 

 

 

 

 

 

 

 

 

 

 

 

 

 

 

 

 

 

 

 

 

 

 

 

 

 

 

 

 

 

 

 

 

 

 

 

 

 

 

 

 

 

 

 

 

 

 

 

 

 

 

[반구정]

 

 

 

[남방바람꽃]

 

작년에 이어 올해도 남방바람꽃을 만나고 왔다.

꽃은 해마다 피어나지만 예전 그 꽃이 아니다.

 

올해는 그곳을 지키시는 할아버지도 만나고, 사탕 한봉지 드리고 왔다.

작년에 뵙고 싶었지만, 병원에 가신지라 그냥 돌아왔었다.

첫 대면에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드렸더니 돌아온 질문이

'자네는 어디 본이여?'

'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질문이고 사투리가 심해 알아듣지 못하고 있는데

몇번 되물은 뒤에야 간신히 눈치채고

'저, 황씨입니다.'

'아니, 본이 어디냐고...'

'아, 예, 우주황씨입니다.'

'다음부터는 남이 물어볼 때는 황가라고 해야 해...'

'아, 예......'

사탕을 미리 드렸기에 호통을 면한 것일까.

진땀나는 첫 대면을 마치고 찬찬히 얼굴을 살펴보았다.

예전 집안 어르신을 뵙는 듯, 근엄한 표정에 웃음끼라곤 하나도 없다.

더 얘기하다간 또 무슨 책을 잡힐 지 몰라 얼른 물러나왔다.

 

강건너 유채꽃밭에는 여전히 노란 물결이 흘러가고

그 앞에는 푸른 물결이 더없이 아름다운데,

650년 된 아름드리 느티나무와 정갈한 정자가 금방이라도 날아갈 듯 서있는 곳,

꽃이 장소를 가려 피는 이유가 손에 잡힐 듯 했다.

남방바람이 꽃이라면 반구정은 새순 햇빛에 반짝이는 잎이고,

그곳 지키는 할아버지는 튼튼한 가지와 벌레 물리치는 가시가 아닐까..

 

돌아오는 길에는 으름덩굴이 가득 가득 꽃을 매달고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Dances with wolves O.S.T / John B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