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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안에서/Poem & Photo

대왕암 / 겨울비 오는 거리

by 緣海 2013. 2. 1.

[대왕암] - 경북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

 

역사의 푸른 물결위에 한줄기 붉은 충정 떨어져 바다는 온통 여명에 물든다.

1500년 전 그 물결 그 바다도 오늘과 같았었으리라.

 

 

 

 

 

 

 

 

 

 

 

 

 

 

 

 

 

 

 

 

 

 

 

 

 

 

문무대왕릉이기도 함 대왕암은 경상북도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 봉길해수욕장 앞바다에 있다.

대종천이 동해바다와 만나는 곳에 20m 크기의 바위섬이 있으며,

이 바위섬이 바로 세계 유일한 수중능이라는 문무대황의 수중능이다.

백제와 고구려의 멸망 후, 이땅에서 당의 세력을 완전히 몰아낸 문무대왕,

진정한 삼국통일의 위업을 달성한 대왕이 죽어서도 호국용이 되어 바다 건너의 적,

왜구를 지키겠다며 화장하여 바다에 묻어달라고 한 곳이다.

 

 

 

 

 

 

 

 

 

 

 

 

 

 

 

 

 

 

 

 

 

 

 

 

 

 

 

 

 

그런데 이곳에는 항상 수많은 갈매기떼들이 모여들고 있다.

이곳에서 일출사진을 담는 사람들의 사진에는 늘 갈매기들이 같이 담겨져 있었다.

이곳 갈매기들은 다른 곳의 갈매기보다 조금 더 작고 밝은 빛의 깃털을 가지고 있다.

부리와 두 발이 붉어서 아주 귀여워 보이는 갈매기들이었다.

그들이 바닷가에 줄지어 앉아있을때는 마치 수업중인 학생들 같았는데,

파도가 연신 이들의 대열을 흩트러뜨리곤 하였다.

 

 

 

 

 

 

 

 

 

 

 

 

 

 

 

 

 

 

 

 

 

 

 

 

 

 

 

 

 

대왕암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르고 있다.

해는 바다에 깔린 운무로 인해 바다에서 뜨지 못하고 구름위에서 뜨고 있다.

지금도 문무대왕은 수중에서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호국의 염원을 기원하고 있을 것인가.

무심한 갈매기들만 대왕암 주변을 선회하고,

대왕암 뾰족한 바위마다 한마리씩 차지하고 앉아 영역을 지키고 있다.

어쩌면 문무대왕의 염원은 저 갈매기에게 닿아있는 것 아닐까.

 

 

 

 

 

 

 

 

 

 

 

 

 

 

 

 

 

 

 

 

 

 

 

 

 

 

 

 

 

 

 

 

 

겨울비 오는 거리

 

- 연해 -

 

겨울비는 눈송이 잃고 눈물이다

굳어진 하늘에 투명한 물방울 돋아나면

갈 곳 정해놓기라도 한 양

흐느적거리는 회색빛 거리에서

길잃은 우산들의 행렬속에 묻혀버릴 일이다

 

아득하면 눈을 감으리라

내 마음속 어느 장소

서로 눈길을 엇갈려 가던 그 언덕길에서

눈물처럼 솟아나는 겨울비에

얼굴 하나 아련하면 귀를 열어두리라

 

겨울비 오는 거리에서

바람에 몰려나온 영혼 한 잎 길을 잃어

머물 곳 없는 도시를 굴러 다니다

인적 없는 어느 모퉁이 돌아서면

갈 곳 없는 발길

방랑의 행선지는 어디쯤에서 멈출까

 

 

*     *     *     *     *     *     *     *     *

 

 

어제 개막에 이어 전시회 이틀째, 하늘에선 많은 빗방울이 쏟아졌습니다.

입춘을 앞두고 쏟아지는 거름기 많은 겨울비에도 봄기운은 넘쳐나고,

사람들의 표정에도 봄을 맞이한 듯한 넉넉함과 여유로움이 역력하였습니다.

벌써부터 복수초와 노루귀의 화신이 이곳 저곳에서 전해지고,

몸은 아직 겨울이지만, 마음은 벌써 봄을 맞이하고 있지요.

알게 모르게 벌써 맞이한 2월은 시샘달이라 합니다.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몇차례 더 오겠지만,

분명 겨울추위가 아닌 꽃샘추위에 불과할 뿐이지요.

축복같을 새 봄에는 오래 기다려온 반가운 소식만이 전해지기를 기대합니다.

 

 

 

 

유리의 성(城)........Ernesto Cortazar / Gre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