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산] - 대전광역시 서구 장안동
체온이 기억한 것들
- 연해 -
줄도 없고 칸도 없는
회잿빛 하늘 종이위에 글씨가 흐른다
글씨가 첫눈처럼 쏟아지면
마음이란 글자는 하늘을 가로질러 달아나고
얼굴이란 글자는 미련이 남은 듯
마지막 남은 단풍잎 귀퉁이에서 머뭇거리다가
문득 형체도 없이 사라진다
무슨 할 말이 그리도 많이 남았던가
시무룩한 하늘에 가득 적힌
추억이라던가 그리움이라는 단어들
꼬리에 꼬리를 물고 흩어져
도무지 쌓이지 않는 첫눈처럼
그 많던 이야기들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온기를 버리고 싸늘히 굳어버린
너와 나의 모든 문장들이
연습장에서 나와 소리없이 날개를 펼친다
깊이 잠긴 서쪽 하늘로
글씨들이 무리지어 날아간다
Dream Of Love & Fulfillment - Ralf Bach
'詩 안에서 > Poem & Photo'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종남산 송광사 / 환승 종점에서 (0) | 2013.12.17 |
---|---|
송호리 국민관광지 / 행복의 길 (0) | 2013.12.13 |
문광저수지 은행나무 / 가을비 호숫가에서 (0) | 2013.11.06 |
감은사지 석탑 / 탑의 날개 위에 (0) | 2013.02.19 |
금강로하스길 / 입춘 (0) | 2013.0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