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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밖에서/들꽃과 散文

제주 Vol. 1

by 緣海 2013. 8. 21.

[방울꽃] - 만족

 

 

 

 

 

 

 

 

 

 

 

[하눌타리] - 변치않은 귀여움

 

 

 

 

 

 

 

 

[곽향] - 향수, 정화

 

 

 

 

 

 

 

 

 

[층층이꽃] - 제비둥지

 

 

 

 

 

 

 

[탑꽃] - 다음에 다시 만나요.

 

 

 

 

 

 

[산딸기] - 애정, 질투

 

 

 

 

 

[천마] - 반가움

 

 

 

 

 

[백운난] - 숲속의 환희

 

 

 

 

 

 

 

 

 

 

[여로] - 기다림

 

 

 

 

 

 

 

 

 

 

[탐라산수국] - 처녀의 꿈

 

 

 

 

 

 

 

[수염가래] - 겸손

 

 

 

 

[타래난초] - 추억, 소녀

 

 

 

 

 

 

 

 

 

 

 

 

 

 

 

 

[솔비나무] - 하얀 입맞춤

 

 

 

 

 

 

[엉겅퀴] - 엄격

 

 

 

 

[흰제비란] - 순진무구한 사랑

 

 

 

 

 

 

 

 

 

 

 

 

 

 

 

 

 

 

 

 

[애기원추리] - 지성, 기다리는 마음

 

 

 

 

 

 

 

 

 

 

 

 

 

 

 

 

[땅나리] - 발랄, 열정

 

 

 

 

 

 

 

[흑박주가리] - 먼 여행

 

 

 

 

 

 

 

 

[설레임의 꽃들]

 

설레임이란 기다림이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 씨앗은 기대감이다.

아직 한번도 보지 못한 대상을 향한 그리움의 표현이며, 만남이 임박했음을 암시한다.

갑작스런 조우는 설레임을 동반하지 않는다. 그저 놀라움과 당황함이 있을 뿐이다.

궁금함과 머리속에서 미리 그려보는 호기심은 설레임의 전제조건이며,

그 기다림의 시간이 오래될수록 가슴을 뛰게 하는 설레임의 농도는 더욱 짙어질 것이다.

꽃사진이 인물사진을 닮았듯, 꽃의 설레임도 사람을 만나는 일만큼이나 비슷하다.

분주함을 거쳐 아쉬움으로 마무리되고 돌아오게 되겠지만, 우선 첫날은 설레임이다.

 

꽃이 우리를 설레이게 하는 것은 가장 먼저 색일 것이다. (그 느낌 아니까. ^^*)

꽃색깔의 다양함과 화사함, 살아있는 것에서만 느껴질 수 있는 투명한 생동감이라니.

그 색에는 빛이 살아있다. 시든 것에서 결코 느껴질 수 없는 반짝임이 묻어있다.

그 다음으로는 향이 우리를 설레이게 한다. 그 향은 곤충 뿐 아니라 사람 코도 유인한다.

꽃의 크기가 작거나 색깔이 약할수록 강렬해지는 꽃의 향기는 꽃의 화룡점정이다.

향수산업의 기원점이 되었을 꽃의 향, 일부 꽃에서 풍기는 악취조차도 향의 일부분일 터이다.

또 하나, 꽃은 아름다운 모습으로 설레이게 한다. 작을수록 잘 눈에 띄지 않던 낯설음.

그렇게 꽃은 색과 향, 그리고 낯선 아름다움으로 설레임의 실체를 만들어 낸다.

 

설레임을 안고 트랩을 내렸을 때, 섬은 섬이 아니라 고생대의 양치평원이었다.

길 양편으로 도열해있는 야자수 사이로 캄브리아기의 원시 삼엽충이 기어나올 것만 같은...

육지에서 볼 수 없는 고유의 특산식물이 즐비한 식물종의 섬이기도 한 이곳,

단 한번의 분화가 이 섬의 모든 것을 만들어냈고, 운명까지도 결정해 버렸다.

오늘, 새로운 만남을 위하여 수많은 오름과 습지와 곳자왈과 해변을 누비고 다녀야 할 것이다.

그들은 시생대의 원시 지구로부터 생명으로의 파티에 초대받아 세상에 나온 행운아들.

어찌 그들 뿐이랴. 그들을 보고 기록에 남기기 위해 찾아온 나 역시도 그 파티의 주인공이지 않은가.

설레임 가득 안고 파티장으로 향한다. 출입구는 경비병 없이 열려 있을 것이다.

 

 

 

 

Istanbul Gulumcan / Murat Isbil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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